[외신종합]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시작을 하루 앞둔 5월 6일 오전 마지막으로 열린 제12차 추기경 전체회의는 새 교황이 갖춰야 할 자질로서 목자, 중재자, 개혁 증진자 등의 면모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교황 선출권을 지닌 추기경 130명을 포함해 총 173명의 추기경이 참석해 오전 9시 기도로 모임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할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작업, 학대 사건에 대한 규율, 경제 현안, 교황청 조직, 시노달리타스, 평화를 위한 노력과 창조질서 보전 등이 논의됐다. 추기경들은 새 교황이 인류애의 지도자, 착한 사마리아인 교회의 얼굴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쟁과 폭력, 심각한 극단화의 시대에 자비와 시노달리타스 그리고 희망을 전하는 교황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교회법과 교황의 권한, 추기경들의 역할 구분,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과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이 시기적으로 가까운 점, 추기경단의 만남 필요성 등도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이 외에도 제12차 추기경 전체회의에서는 선교사 직무의 동기 부여와 양성, 분쟁 지역,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는 지역에서 순교자 행적 추모, 긴급한 기후변화 이슈, 주님 부활 대축일 날짜, 니케아공의회 개최 1700주년, 교회 일치를 위한 대화 등도 논의됐다. 교황청 마테오 부르니 공보실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용하던 어부의 반지가 파쇄됐다는 사실과 추기경 전체회의 중 분쟁 당사국들에게 영구적인 무기사용 중단과 대화,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호소했다는 것도 설명했다. 제12차 추기경 전체회의는 이날 낮 12시30분에 종료됐으며, 향후 회의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교황청 공보실은 향후 콘클라베 일정도 상세히 밝혔다. 이에 따르면 5월 7일 오전 10시 추기경단은 새 교황 선출을 청원하는 미사를 봉헌하며, 이날 오후 3시45분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사도궁으로 이동해 콘클라베에 입장하게 된다. 목요일인 8일 추기경단은 오전 7시45분 성녀 마르타의 집을 나와 사도궁으로 이동한 뒤 오전 8시15분 성 바오로경당에서 미사를 봉헌한다. 이후 오전 9시15분 시스티나경당에서 기도를 바치고 다시 새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한다. 부르니 공보실장은 새 교황 선출을 의미하는 흰 연기는 대략 오전 10시30분 이후, 낮 12시 이후에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기경단은 낮 12시30분 점심 식사를 위해 성녀 마르타의 집으로 이동하며, 오후 3시45분 사도궁으로 갔다가 오후 4시30분 다시 시스티나경당에서 교황 선출 투표를 하게 된다. 오후 투표에서 새 교황이 선출되는 경우 흰 연기는 오후 5시30분 이후에 피어오른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후 7시경에 검은 연기를 확인할 수 있다. 투표 종료 후 추기경들은 시스티나경당에서 저녁기도를 바치고 오후 7시30분 성녀 마르타의 집으로 돌아간다.
“저희 대부모님이 ‘세례받을 때 행복했던 사람이 신앙생활도 기쁘게 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만큼 세례는 중요한 통과의례인데, 주교님께서 손수 우리 아이에게 세례를 주셨잖아요. 교회가 우리 영유아와 부모들을 진심으로 환대하는 공동체라는 걸 다시 실감했어요.” 5월 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는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주례하는 영유아 세례식이 열렸다. 이마에 묻은 미끈미끈한 기름과 차가운 성수를 “이게 뭐지?”라는 듯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치켜보던 82명의 아이는 정 대주교의 안수에 덩달아 경건한 표정을 짓다가, 정 대주교와 눈이 마주치자 방긋 웃으며 즐거워했다. 이날 세례받은 이수빈(글로리아·12개월) 양의 아빠 이정훈(스테파노·서울대교구 방학동본당) 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기가 생생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이 시간이 큰 추억이 되어 훗날 신앙을 소중하고 가깝게 여기게 될 것 같다”며 아이와 똑 닮은 함박웃음을 보였다. 서울대교구는 올해 영유아·어린이의 희년을 기념하며 교구 청소년국 유아부(담당 윤상현 비오 신부)·초등부(담당 김남혁 대건 안드레아 신부) 공동 주최로 어린이날인 이날 성당에서 교구장 대주교가 주례하는 영유아 세례식과 ‘어린이 큰 잔치’를 열었다. 우리 교회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큰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영유아들이 교구장 대주교를 가까이 만나고 큰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취지다. 팬데믹 이후 교구 내 유아 사목과 초등부 주일학교 사목은 아이들 수가 줄고 의미 있는 반등을 맞지 못하는 등 새로운 어려움을 당면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에서 교구가 희년이자 어린이날을 기해 직접 나서서 영유아를 교회로 초대한 것은 ‘찾아가는 사목’을 펼쳤다는 데서 의미를 갖는다. 마당에서 펼쳐진 잔치도 젊은 부모들과 그 아이들을 하느님에게 더 가깝게 초대하는 자리가 됐다. 교구 청소년국 부서들과 수탁시설들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부스를 열었다. 자기 세례명이 반짝이는 팔찌 만들기, 수단 입어보기, 세례 기념 네 컷 가족사진 찍기, 인공지능(AI) 고민 상담 등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500명가량 어린이와 영유아가 참가하는 큰 호응을 거뒀다. “이제는 예전처럼 아이들과 부모들이 성당에 스스로 찾아오던 시대가 아니에요. 성사, 조건 없는 환대와 포용 등 가톨릭 신앙의 보화들을 재조명해 젊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초대해야겠죠.” 유아부 담당 윤상현 신부는 “교구의 가장 큰 어른이신 교구장 대주교님께 영유아들이 직접 세례를 받고, 아이들이 어린이날 주교좌성당에서 뛰어노는 체험을 통해 하느님 품을 더 익숙하고 기쁜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젊은 부모들에게도 하느님을 각자의 가정에 더 가깝게 초대하는 체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가 2025년 4월 23일자로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4」는 코로나19 이후 조금씩 늘어나는 주일미사 참례율과 성사 생활의 수치를 통해 조심스럽지만 신앙생활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통계 전반에 고령화의 심화와 세례·견진·주일학교 등 입문 성사의 쇠퇴 지표들을 볼 수 있다. 통계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신자 수, 소폭 증가 총인구 5270만5574명 대비 신자 수(599만7654명) 비율은 11.4%를 기록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살펴보면 11.38%로, 2023년(11.34%)과 비교할 때 0.04%의 근소한 차이가 나타난다. 0.5%(2만6979명)의 신자 증가율은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 수치는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다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한 2020년에는 0.1%로 급락했다. 이후 매년 소폭 오르는 추세지만, 10년 전인 2014년(2.2%)과 비교할 때 하락 폭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령화 심화 주민등록상 인구의 연령별 구성 비율과 신자의 연령별 구성 비율을 비교했을 때, 29세까지는 주민등록 인구의 점유율이 앞서고 있으나, 30세에서 34세는 신자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 이후 35세부터 54세까지는 비슷한 추세이나 55세 이후부터는 신자 비율이 더 앞선다. 주민등록 인구 비율에서는 50~54세가 가장 높은 비율(8.7%)이지만, 신자 비율에서는 60~64세가 9.5%로 가장 높다. 이미 한국사회보다 먼저 초령화지수를 돌파한 한국교회는 이번 통계에서도 노령화의 지표를 여실히 드러냈다. 군종교구를 제외하고 전 교구에서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23년도에 비해 증가해서 모든 교구의 초고령화 현상이 심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10년 전인 2014년과 비교했을 때,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10%p 이상 상승했다. 19세 이하 신자 비율과 65세 이상 신자 비율의 차이도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이번 통계에서는, 19세 이하 신자 비율이 전체 신자 중 6.3%에 불과하나,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7.5%다.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중 1인 가구는 22.1%(219만 명)에 달한다. 독거노인의 자살률, 우울증 비율, 사회적 고립도는 OECD 평균보다 높은 실정이다. 고령화 현상은 단순히 ‘나이 많은 신자’가 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돌봄과 동반이 없는 고립된 노년 신앙이 증가하고 있음을 뜻한다. 고령 신자들을 위한 새로운 사목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기적 영세자 감소 추세 2024년 영세자 수가 전년 대비 13.7% 증가했지만, 여기에는 군종교구의 세례 증가에 영향이 있다. 군종교구를 제외했을 때는 전년 대비 1.9%의 증가율을 나타낸다. 2023년 증가율(24.0%) 대비 낮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춘천, 원주, 부산, 마산, 안동 등 일부 교구는 영세자 수가 감소했다. 10년 동안의 영세자 수를 비교했을 때, 장기적으로 감소 추세다. 모든 교구에서 2014년보다 영세자가 줄었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12,9%가 감소해서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에는 200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3만285명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62.6% 감소한 것이었다. 다만 2021년부터는 차츰 매년 영세자 수가 전년보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앙 전수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유아 세례는 10년 전보다 51.7% 감소했다. 0~9세 주민등록 인구와 신자 수, 영세자 수를 2014년과 비교했을 때, 주민등록 인구 감소율보다 신자 수 및 영세자 수 감소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 이런 경향은 코로나19 발생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으로 출산율이 낮은 환경적 요인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만, 유아 세례 수치가 낮은 현상은 가정 내 신앙 전수 기능이 약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성사생활, 코로나19 이전 못 미쳐 전년 대비 성사 활동은 첫영성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증가 추세다. 첫영성체 신자는 1만4908명으로 전년 대비 0.7% 줄었다. 전반적으로 모든 성사 활동이 증가 추세라 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사 별로 보면, 견진성사 건수는 2019년의 72.0% 수준으로 나타났다. 병자성사는 2019년의 98.2%, 첫영성체는 80.2%, 영성체 81.9%, 고해성사는 80.1% 수준으로, 완전한 회복세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첫영성체 경우, 2020년(8561명) 큰 폭으로 감소했다가 2021년(1만6267명) 다시 증가해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는 듯했지만, 2022년(1만3279명) 다시 줄어들었고, 2023년(1만5006명) 조금 늘었다가 다시 감소했다. 전년 대비 견진성사와 병자성사는 각각 5.0%와 8.3%가 증가했고, 영성체는 12.2% 고해성사는 9.5%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견진성사 건수는 10년 전 2014년 5만2287명과 비교했을 때, 2만9777명으로 43%가 감소한 모습이어서 입문 성사 과정의 약화와 신앙 성숙으로의 여정이 견고하지 못함을 시사하고 있다. 학년 오를수록 주일학교 참여 감소 또 다른 신앙의 세대 전수 지표라 할 수 있는 주일학교 현황을 보면, 초등부와 중등부 학생 비율은 각각 53.5%와 29.2%로, 전년 대비 3.9%와 1.6% 증가율을 보였다. 고등부는 53.8%로 0.3% 감소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참여율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주일학교가 있는 본당은 2019년까지 매년 87% 이상 나타났으나 코로나19 이후 운영되지 않는 주일학교도 늘어났다. 2020년 83.8%로 떨어졌다가 소폭 늘었지만 2022년부터 다시 감소하고 있다. 초등부 어린이들의 절반 이상이 주일학교에 참가하는 점은 긍정적 신호나, 중고등부로 갈수록 참여율이 떨어지는 문제는 장기적인 청년 신앙 활성화 측면에서 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사제도 고령화 한국교회 성직자 현황은 소폭 증가세에 고령화 현상이 드러난 모습이다. 교구 사제 수는 4738명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지만, 10년 동안 추세를 보면 교구 소속 신부 수의 증가율은 낮아지는 있다. 2017년까지는 2% 증가율을 보였고, 2017년 2.9%까지 나타났으나 2018년부터 1% 증가율을 보이다가 2023년부터 1% 미만 증가율을 드러냈다. 2024년 교구 소속 새 신부 수는 72명으로, 2023년보다 3명 감소했다. 새 신부 수는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감소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32.7%가 줄었다. 교구 신부 중 본당 사목 소임이 2230명으로, 전체 신부의 47.1%를 차지한다. 원로 사목자 비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24년에는 12.2%로 10년 전보다 5.1%p 증가했다. 사제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도자 현황에서는 수도서원을 준비하는 수련자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 성소 감소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남자 수련자 수는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여자 수련자는 2017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4년과 비교할 때 남자는 61.1%가, 여자는 59.3%가 감소했다.
교황청의 시스티나 경당이 제267대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를 앞두고 추기경 선거인단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교황청 공보실은 콘클라베 개막을 앞두고 5월 3일 시스티나 경당의 내부 준비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콘클라베는 5월 7일 시작된다. 현지 시각 5월 2일에는 교황청 소방대가 시스티나 경당 지붕 위에서 굴뚝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굴뚝에서는 교황 선출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게 되며, 이는 최소 89명의 추기경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교황이 추기경단의 투표로 결정됐을 경우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 전 세계에 새 교황 선출을 알리게 된다. 콘클라베는 5월 7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시작된다. 추기경들은 ‘교황 선출을 위한 미사'를 통해 성령의 인도를 기원하며 교황 선출을 위한 여정에 나선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추기경들은 파올리나 경당에 모여 성인 호칭기도(Litany of the Saints)를 바친 뒤 시스티나 경당으로 엄숙히 행진한다. 행렬 후에는 모든 추기경이 ‘보편 교회의 목자로서 베드로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선서를 한다. 이 선서는 선출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겠다는 다짐과 외부의 간섭을 거부하겠다는 서약도 포함된다. 이어 교황청 전례 담당 책임자는 콘클라베와 무관한 모든 사람에게 시스티나 성당을 떠날 것을 명령한다. 그 다음으로 교황궁내원 강론 담당이었던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90)이 추기경들에게 두 번째 묵상을 전한다. 이때 전례 담당 책임자가 함께 한다. 묵상이 끝나면, 칸탈라메사 추기경과 전례 담당 책임자가 시스티나 성당을 떠나고, 곧바로 첫 번째 투표가 시작된다. 한국시간으로는 8일 0시 이후에 첫 투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콘클라베는 매일 아침과 오후 두 차례씩, 하루 총 네 번의 투표를 이어간다. 모든 투표용지는 소각되며, 이때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통해 전 세계가 새 교황 선출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생명 문화 건설을 위한 ‘제19회 생명의 신비상’에 유럽 대학생 생명 운동 단체 ‘프로라이프 유럽’과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허준렬 교수,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장진아 교수, 안온북스 대표 서효인 시인이 선정됐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이하 생명위)는 5월 4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제15회 생명 주일 미사’와 행사를 열고 미사 중 생명의 신비 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맞춰 해외 청년까지 대상자를 넓힌 결과, 활동 분야 본상으로 프로라이프 유럽이 선정됐다. 2019년 유럽 각국의 24~30세 젊은이들이 모여 창립한 프로라이프 유럽은 공식 학생 봉사자 137명과 협력 봉사자 300명이 거의 매주 생명 교육을 실시해 약 4000명의 학생과 1000명 이상의 생명 운동 지도사를 양성했다. 이어 허준렬 교수는 자폐증 발병 원인을 밝히고 치료 가능성을 제시해 생명과학 분야 본상으로 선정됐다.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터루킨-17 수치가 높으면 자폐증 환자 행동이 개선된다는 점과 임신 중 감염에 의한 염증이 태아의 자폐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으며, 장내 세균이 면역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했다. 생명과학 분야 장려상은 조직 특이적인 바이오잉크를 제조한 장진아 교수에게 돌아갔다. 장 교수는 세계 최초로 바이오프린팅 기반 인공 심장의 개발을 위한 초석인 ‘좌심실 비틀림’ 현상을 구현해 주목받았다. 또한 인문사회과학 분야 장려상으로 선정된 서효인 시인은 생명의 소중함과 존재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작품활동 및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활발한 사회 활동이 인정받았다. 제19회 생명의 신비 상 시상식은 6월 17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수상자에게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상패와 본상 1억 원, 장려상 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생명 주일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이경상(바오로) 주교는 강론에서 “교회는 올해 20주년을 맞는 생명위를 통해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서 무엇보다도 앞세워 지켜야 할 가치는 생명이며, 예수님을 따라 생명을 수호하고 희망의 표식이 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알려왔다”며 “모든 인간 생명이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이 땅에 왔고 또 그분께 갈 것임을 굳게 믿고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사 전후로 주교좌명동대성당 앞마당에서 열린 생명 주일 행사에는 다채로운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생명위는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고 있는 생명의 수호성인 ‘과달루페 성모’ 성화를 중심으로 생명 Q&A 전시, 태아 모형과 아기 예수님 안아보기, 성 요셉 앞에 놓인 임종하는 이의 손 모형 잡기, SNS에 태그하고 상품 받기 등을 준비했다.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많은 이들이 평소 생명의 중요성을 막연하게만 생각하다가 막상 중요한 순간이 오면 실천하지 못한다”며 “이를 위해 체험 부스에서 여러 가지를 실제로 함께 참여해 봄으로써 점차적인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청주교구는 5월 3일 사천동성당과 청주교구청 앞 마당에서 ‘생명의 날’ 행사를 열고, 교구장 김종강(시몬) 주교 주례로 생명 수호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에는 셋째 이상 자녀를 출산한 네 가정에 출산 격려금 지급 증서와 성가정 축복장을 수여했다. 김종강 주교는 강론에서 “생명의 날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에게 희망과 기쁨의 날이 돼야 하지만, 태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낙태, 안락사 등 죽음의 문화와 생명 경시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며 “모두가 절망하고 포기했을 때 고기를 잡으러 간다며 무심하게 떠난 베드로 사도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생명을 지키는 일을 실천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생명의 날은 교구가 17회 동안 이어온 ‘생명의 밤’을 계승하고 인간 생명에 국한됐던 생명 운동을 생태환경까지 확장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지구 환경 보존에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톨릭신문사(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가 제정·운영하고,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 스타니슬라오)이 후원하는 제28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산문 부문 수상작에 윤흥길 소설가의 「문신 1·2·3·4·5」(2024, 문학동네), 운문 부문 수상작에 김윤희(이레네) 시인의 「핵에는 책으로」(2025, 책만드는집)가 선정됐습니다. 시상식은 5월 2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 2층 로얄볼룸에서 열립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은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마련된 문학상으로서, 그동안 가톨릭 정신과 인류 보편적 진리를 문학으로 승화한 작품을 발굴해 왔습니다. 제28회 시상식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일시 : 2025년 5월 22일(목) 오후 4시 ■ 장소 : 서울 명동 로얄호텔 2층 로얄볼룸 ■ 문의 : 02-778-7671 가톨릭신문사 서울본사
서울대교구 항동본당(주임 박명근 클레멘스 신부)은 5월 18일 오후 3시 서울시 구로구 연동로 170 현지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연다. 2023년 2월 1일 신설된 항동본당은 2024년 2월 3일부터 새 성당을 짓기 시작해 2월 11일 완공했다. 새 성당은 대지면적 960.2㎡, 건축면적 379.53㎡, 연면적 1663.21㎡,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주요 시설로는 지하 1층에 주차장, 지상 1층에 사무실과 만남의 방, 2층에 대성전, 4층에는 교리실과 사제관 등을 갖추고 있다. 교황청에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대리석상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한진섭(요셉) 작가가 항동성당 제대, 독서대와 성수대, 지붕 십자가 등을 제작했다. 박정석(미카엘) 작가는 유리화, 한창규(요한 사도) 작가는 십자고상과 성모상, 선종훈(프라 안젤리코) 작가는 십자가의 길 14처 성화 제작에 참여했다. 새 성당은 항동(航洞)의 의미를 살려 전체적으로 배 모양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본당 주임 박명근 신부와 사목위원들은 건축비용 마련을 위해 서울대교구 12개 본당에서 모금활동을 펼쳤고, 항동성당 건축 소식을 접한 재미교포 어르신이 미화 1000달러와 함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본당 신자들은 건축 기간 동안 묵주기도 100만 단을 바치며 정성을 모았다. 박 신부는 “항동본당 설립 2년여 만에 드디어 새 성당을 완공하고 성당 곳곳에 성 미술품을 설치한 것이 꿈만 같다”며 “성전에서 예수님 고상과 십자가의 길 14처 성화를 보며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다리를 놓는 사람’(Pontifex, 라틴어로 사제)으로서, 평화의 겨자씨 한 줌을 가톨릭 황무지에 가서 뿌리고자 하셨습니다. 선교 정신에서 방북 의사를 밝히셨죠.” 2018년 10월 18일 문재인(티모테오) 전 대통령이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저는 (언제든) 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Sono disponibile)”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답하자 교황청에서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 외교관으로서 교황의 평양 방문을 성사시키고자 노력했던 이백만(요셉) 전 주교황청 대사는 “방북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사제들에게 교황님은 ‘나는 교황이기 이전에 선교사’라고, ‘사제가 없으니 갈 수 없는 게 아니라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가야 한다’고 피력하셨다”고 회상했다. 국제가톨릭평화운동 단체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Pax Christi Korea, 상임대표 이성훈 안셀모)는 4월 2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이 대사를 초청해 북토크를 열었다. 북토크는 이 대사가 교황청에서 지켜보고 동참했던 교황 방북 프로젝트 과정을 기록한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를 주제로 열렸다. 이 대사는 “교황의 방북 의도는 자신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을 외교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유도해 북한 사람들을 구해 내려는 것이었다”며 “핵심 쟁점은 북한으로부터 선교의 자유를 받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북한에 ▲가톨릭 공동체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교황청이 인정하는 사제의 미사 집전을 허용하고 ▲북한 신자들이 탄압 걱정 없이 미사에 참례할 수 있게 하고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이들을 석방하고 ▲종교 단체의 인도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비오 11세 교황은 소련의 스탈린과 협상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단 하나의 영혼이라도 구원할 수 있고 더 큰 해악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면, 우리는 악마와도 협상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교황 방북 프로젝트는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후 결렬됐지만, 이 대사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가 다음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 재가동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북미 관계 회복 의지를 보이는 미국, WYD에 북한 청년들을 초대하고자 하는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가려는 교황청의 뜻이 답지하면 후임 교황이 평양과 서울을 잇따라 방문하는 미래는 얼마든지 상상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 이하 복지회)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서울대교구 내 본당들을 발굴해 매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을 열고 지원하고 있다. 가톨릭 사회복지의 풀뿌리 공동체인 각 본당은 복지회의 도움으로 어떤 발전적 사회복지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 올해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된 본당들이 지역사회에 희망을 심고 있는 모습을 소개한다. 서울대교구 구의동본당(주임 이종환 요셉 신부)은 ‘구의동 지역 사각지대 종합돌봄사업’ 통해 지역사회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이웃들을 보살피고 있다. 법적 문제로 수급권이 주어지지 않았거나, 정부와 민간단체로부터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없는 취약계층들을 발굴·지원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구호를 넘어 가난한 이웃을 스스로 찾는 ‘실천’을 행함으로써 가톨릭적 본당 사회복지사업의 표준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지역사회 복지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본당 각 구역 신자들이 공동체와 연결되기 어려운 취약계층 이웃들을 발굴하고 본당 사회사목분과에 지원 대상자로 추천하고 있다. 성당 주변에 분포한 노후 다세대주택에는 홀몸노인, 다문화가정, 취약계층 1인 세대가 많이 살고 있다. 특히 홀몸노인은 자녀(법적 부양가족)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민간 복지 단체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많다. 또 지역 복지시설의 후원을 받더라도 병원비와 약값 등 지속적인 큰 지출 때문에 더 큰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신앙 공동체이자 지역사회 일원이기도 한 본당이 이러한 이웃들을 찾아나서면, 최소한 그들이 고립과 단절로까지 고통받지는 않게 된다. 본당 사회사목분과 실무자 양정혜(베로니카) 씨는 “약소하더라도 면밀하고 지속적인 돌봄이 결국 심적으로도 힘이 될 것이기에 결국 일회성 지원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35개 복지 사각지대 가정이 사업을 통해 ▲격주 반찬 나눔과 두 달에 한 번 쌀 지원 ▲김장 나눔 ▲설·추석·어버이날 선물 지원을 받고 있다. 반찬은 본당 사회사목분과 반찬나눔팀 구성원들이 직접 만든다. 고기 및 생선 반찬과 국을 포함한 4가지 반찬을 보온·냉 가방에 담아 대상자들의 집을 찾아 손수 전달한다. 이는 대상자들에게 물질적 도움을 넘어 ‘나를 잊지 않은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심리적 지지 체계도 제공한다. 4월 24일 반찬 지원을 받은 장점자(83) 씨는 “고립된 나를 기억해 주고 계속 찾아와 주니 가슴속 먹구름이 한 꺼풀 걷힌 느낌”이라고 전했다. 시력이 온전하지 않은 장 씨는 “하느님을 잘 알지는 못해도, 나보다도 힘든 이웃을 위해 기도하도록 마음을 녹여주시는 분임은 똑똑히 안다”고 말했다. 이날 장 씨 등 복지사각지대 이웃들 집을 곳곳 다니며 반찬을 배달한 본당 신자 신혜선(사비나) 씨는 “그냥 밥과 반찬처럼 보일지 몰라도, 우리는 하느님 사랑을 지역사회에서 전파하며 ‘실천하는 신앙’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의동 지역 사각지대 종합돌봄사업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의 ‘2025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올해부터 더 큰 나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본당 신자들은 집수리와 청소 등 홀몸노인들의 주거환경 개선 활동과 매달 1회 미용 봉사도 펼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 개봉동본당(주임 윤성호 아우구스티노 신부)은 사고사나 돌연사로 사별을 경험한 유가족의 회복을 돕는 ‘사랑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4월 23일 첫 모임을 시작한 ‘사랑골’ 프로그램은 6월 1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5시 개봉동성당 마리아홀에서 총 8회가 열린다. 총 7명의 유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사랑골’은 사별 유가족 돌봄 전문가인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손영순(카리타스) 수녀의 강의, 미술, 음악, 동작 테라피 전문 강사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손영순 수녀는 4월 30일 강의에서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겪게 되는 심리상태를 설명하고 자가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손 수녀는 “배우자나 자녀를 잃은 가족들이 가슴에 품는 아픔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거나 완전히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가족들이 그 아픔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기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울고 싶을 때 울면서 사별의 아픔을 인정하는 삶을 살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별 가족 중에는 술에 의존하거나 다른 가족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랑골’은 정상적이고 긍정적인 방법으로 사별의 아픔을 덜어내면서, 건강한 지지체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윤성호 신부는 개봉동본당에서 ‘사랑골’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가족을 잃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차라리 빨리 죽고 싶다’는 감정을 갖고 사는 분들도 많은데 본당 사목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면서 “‘사랑골’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가족들이 처음에는 흙빛 얼굴로 왔다가 5주차가 넘어가면 묵혔던 감정이 조금씩 풀리고 점차 얼굴에 웃음기가 생겨난다”고 밝혔다. 이어 “일주일에 하루 모임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본당 수도자가 모임이 없는 날에도 유가족들과 전화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모임이 모두 끝난 후에는 유가족들끼리 후속 모임을 하거나 같이 여행을 떠나는 등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