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원인 모를 복강내출혈로 고통받는 다오 꽝 하씨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3-03-14 수정일 2023-03-15 발행일 2023-03-19 제 333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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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찾아온 낯선 땅… 20살 청년이 쓰러졌다
지난해 10월 유학 위해 입국
올 1월 쓰러졌지만 원인 미상
병원비 걱정에 검사도 못해

혈뇨와 복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다오 꽝 하씨와 어머니 응우옌 티 반씨.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우리 아들 잘못되면 어떡하죠? 하루하루가 너무 두렵고 아득합니다.”

다오 꽝 하(20)씨의 어머니 응우옌 티 반(51)씨는 잿빛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너무 많은 눈물을 쏟아 바싹 말라버린 얼굴에서 또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오 꽝 하씨에게 한국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한류 문화를 접하며 한국 사랑이 깊어졌고, 한국에서 공부하고 취업하기를 원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용접 일을 하며 유학비를 모았다. 자식의 꿈을 꺾을 수 없었던 부모는 모아 놓은 쌈짓돈을 유학비로 모두 쥐어 줬다. 다오 꽝 하씨는 지난해 10월 서정대학교 한국어교육원에 입학하며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올해 1월 갑자기 그는 혈뇨와 복통을 호소하며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 충수돌기염이었다. 수술을 받고 회복해서 퇴원했지만 복통은 다시 시작됐다. 복강내출혈이 생기고, 출혈이 심해 저혈량 쇼크까지 왔다. 현재까지도 일반병동과 중환자실을 오가고 있다.

다오 꽝 하씨의 부모와 형은 베트남 농촌 시장에서 과일주스를 팔고, 농사를 지으며 산다. 가족의 한 달 수입은 우리나라 돈으로 50여만 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인은 고액의 병원비가 따라 이미 충수절제술로 500만 원을 내며 가족의 1년 수입을 지출했다. 그 뒤로 8주가량 입원하고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으며 나온 병원비는 5800만 원. 의정부 엑소더스 연계로 3800만 원까지 조정했지만 가족에게는 평생 구경도 못할 큰돈이다. 수술비를 마련하러 온 친척을 찾아다녀도 돌아오는 건 외면과 묵묵부답, 은행 대출도 소액만 가능할 뿐이다.

“자식이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혼자 누워 있다고 생각하니 잠도 못자고 손에 잡히는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머니는 3월 1일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어머니를 만난 다오 꽝 하씨는 “엄마가 돈 걱정 하지 않게 차라리 내가 죽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자식 입에서 나온 잔인한 말에 어머니는 또 한 번 자신의 무능을 탓했다.

수술비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출혈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의료진도 원인을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5년 전에도 베트남에서 혈뇨와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으나 간단한 주사치료만 처방받았을 뿐이었다. 대학병원의 고가 검진은 대부분 비급여라 병원에서도 일방적으로 모든 검사를 진행할 수는 없는 상황.

어머니는 “퇴원해서도 언제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무섭고, 원인을 모르니 매일 초조하고 암담하다”고 말했다. 다오 꽝 하씨는 원인을 찾고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만 건강한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어머니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말을 이어갔다. “예전엔 아들이 꿈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길 바랐지만 이제는 그조차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건강하게만 살아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간절히 도움을 청하고 싶습니다.”

의정부성모병원 영성부원장 이상훈(미카엘) 신부는 “건강을 회복하고 한국어를 배워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다오 꽝 하에게 독자분들께서 사랑을 베풀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3년 3월 15일(수) ~ 2023년 4월 4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