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Barrier Free). 교회 안에서도 아직 낯설게 느끼는 이들이 많다.
배리어프리는 1974년 UN 장애인 생활환경 전문가 회의에서 채택된 ‘장벽 없는 건축 설계’(Barrier Free Design)에 관한 보고서가 나오면서,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으로 시작됐다. 최근 국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기관 등을 중심으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BF인증)를 발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장애인만이 아니라 고령자와 어린아이, 임신부 등 이른바 교통약자들에게는 필수적인 조건일 뿐 아니라, 문화생활과 건축환경 등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공동체 안에서 이 배리어프리를 실현하는 노력은 아쉬운 수준이다. 우선 성사와 전례에 참례하기 위해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머물 공간 자체가 미미하다. 예전에 지어진 성당에 지체장애인이나 환자 등 휠체어를 이용하는 신자들을 위해 제대 앞 신자석 몇 개를 빼내 공간을 마련했더니, 일부 신자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결국 휠체어석은 신자석 맨 뒤편으로 옮겨졌다. 우리 성당 안에서 일어난 사례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시각 혹은 청각장애인 또한 거주지 인근 성당에 가지 못하고, 전국에 몇 군데 되지 않는 특수시설 성당을 찾아가거나 여러 제약 안에서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배리어프리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배려가 아니라 ‘의무’라는 인식을 갖추도록 노력하자. ‘평생 성당 고해소에 들어가 본 적이 없습니다’라는 장애인들의 토로를 더 이상 흘려 들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