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중)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3-04-18 수정일 2023-04-18 발행일 2023-04-23 제 334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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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봉사의 삶으로 하느님 나라 실현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 수녀들이 성시간 전례에 참여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 제공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의 최고 회칙은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는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수녀들은 회헌 1조에 기록된 이 성경 말씀을 수도회 소명으로 받아들이며 주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한다. 아울러 성 프란치스코의 모범을 본받아 가난한 이, 병든 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수도회 영성으로 삼고 있다.

수녀회의 명칭에 영성의 의미와 결의가 담겨 있다. 수녀회의 영성은 전교 봉사의 삶, 곧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실행하는 것이다. 봉사를 통해 전교하고, 전교 안에서 봉사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지향한다. 수도자들은 이 영성을 바탕으로 공동체 안에서 더욱 작은 자가 되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전교와 봉사를 통해 하느님 나라를 실현한다.

작은 자로서 모든 이를 섬기는 수도자들은 매 순간 서원의 표징으로 목에 걸고 있는 빛의 십자가에 담긴 의미를 되새긴다. 베들레헴 하늘에서 밝게 빛나던 그리스도의 빛이 사명으로 드러나도록 기도 안에서, 전교와 봉사를 통해 서로에게 벗이 되어주는 삶을 살아간다. 특별히 창립자의 정신에 따라 매일 강원도 원주 모원과 각국 선교지에서 이어가는 성체조배는 소유 없이 정결하게 살면서 깨끗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일상생활의 중심이 된다. 물리적 거리와 시간을 초월해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수도 공동체의 중심에 모심으로써 수도자들은 서로 격려하고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충만한 삶이 되도록 서로를 이끌어 준다. 또한 깊은 회심을 통해 가난한 사람이 돼 주님만을 갈망하며 살았던 성 프란치스코를 본받으며 모든 피조물을 향한 평화와 선의 지향을 실현함으로써 생생한 공동선을 추구한다.

수녀회의 영성은 1995년 4월 9일 대전에서 창설된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도회’ 형제들의 생활과 2006년에 시작된 ‘FMSS 동반자회’라는 모습으로 열매 맺고 있다. FMSS 동반자회는 수녀회와 동일한 영성으로 살기를 원하는 신자들로 구성된 재속회다. 수녀회 영문 명칭 약자인 FMSS와 수녀회 영성을 따르는 회원들의 마음을 나타내는 동반자를 합해 FMSS 동반자라 칭한다. 회원은 전국 8개 지구 100여 명의 형제자매들이며, 각자 고유한 신분에 따라 봉헌 생활의 정신과 수녀회 영성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