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아 나쁜 길에 빠진 이들에게 저 자신이 사랑이 되어주고자 했을 뿐입니다. 사랑받은 기억으로 그들이 이제 죄짓지 않고 마찬가지로 사랑을 전파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죠.”
안양교도소 소망의 집 자매상담팀에서 15년째 봉사하고 있는 제2대리구 범계본당 김영선(실비아·67)씨가 밝힌 봉사 이유다. 김씨는 매주 수요일 조만간 출소하는 모범수들이 사회 진입을 준비하는 중간처우시설 소망의 집에서 복음 나누기와 재소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매상담팀 일원으로 봉사해 왔다. 김씨는 그 공로로 1월 교구 사회복음화국 교정사목위원회(위원장 김지훈 십자가의 요한 신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김씨는 소망의 집 자매상담팀에서 재소자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한 건 “사랑의 부재에 던져진 이들에게서 자신을 만나라는 그리스도의 이끄심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15년 전 당시 교정사목 담당 수녀님에게서 안양교도소 소망의 집 봉사도 권유받았어요.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받은 주님을 어른 재소자들에게서도 볼 수 있었어요.”
그렇게 김씨는 소년원 아이들에게 엄마가 되어줬듯 그들에게도 어머니가 되어줬다. 재소자들이 오래도록 그리워한 집밥을 해주는 등 그들 마음을 어머니 사랑으로 녹이는 데 총력을 다했다. 마음의 문을 닫았던 재소자들은 김씨의 사랑에 차츰 복음을 스스로 읽고 느낌도 나누며 내면적 고백까지 나아갔다. 신앙적 회심까지 이룬 재소자도 있었다.
가장 버려진 이들에게 사랑이 되어주는 기쁨은 김씨가 15년이나 봉사를 계속할 원동력이 될뿐더러 김씨의 신앙도 발전시켰다. 소망의 집 식구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사이, 늘 불평뿐이던 김씨 내면에 사랑이 차올라 어느덧 온유해진 것이다. “늘 남과 비교하고 질투하던 옛날의 자신이 얼마나 사랑이 부족한 사람이었는지 돌아보인다”고 김씨는 고백했다.
봉사 관계자들과 마찰로 의기투합이 안 되는 등 난항도 있었다.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감정 문제가 힘들었다”고 김씨는 토로했으나 재소자들에게서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이겨냈다. “재소자와 사회인의 차이는 하느님 앞에선 결국 드러난 죄인과 드러나지 않는 죄인의 차이”라는 겸손이 봉사에 전념할 힘을 준 것이다.
“사랑을 주는 걸 넘어 사랑 그 자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김씨.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사랑만이 가장 버림받은 이들 안의 그리스도를 위로하고, 자신도 정화하며, 사랑이 커져 나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받지 못한 이들에게 저 자신을 사랑으로 내어준 건 기쁨으로 채웠습니다. 사랑받은 그들도 이제 그 기쁨으로 죄를 끊고 사랑 나눔에 동참해 계속 또 다른 사랑을 낳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