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는 모양은 달라도 삶에서 부서지고 망가진 경험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어떤 형태든 상처받고 무너진 자신을 보면서도 ‘인생이 뭐 그런 거지’라고 체념하거나, 혹은 체념한 것을 의식조차 못 하고 그냥 상황을 받아들여 최선을 다해 견딘다.
저자 밥 슈츠에게 아버지는 할 수 있는 한 모든 점에서 닮고 싶었을 만큼 영웅이자 롤모델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중학교에 다닐 무렵 불륜으로 집을 떠난다. 이어진 부모님의 이혼, 형의 마약 중독, 친한 친구의 배신은 상처로 남는다. 이후 아무도 믿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괜찮은 사람인 척 살며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상담하던 그는 사실 진정 치유가 필요한 사람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38년 동안 ‘치유’의 못 가에 누워 애쓰던 병자에게 “건강해지고 싶으냐?”고 물으신다. 병자에게는 육체적 치유가 가장 절실했지만, 예수님은 영혼의 더 깊은 마비 상태를 보셨고 깊은 치유가 필요한 것을 아셨다.
이 장면으로 시작하는 책은 어떤 면으로 치유의 못 물가에 누워있는 병자와 같은 우리가 상처 한가운데서 기다리시는 예수님을 만나도록 초대한다.
이 책은 크고 작은 상처를 요새 삼아 자기 성을 쌓던 저자를 비롯한 치유 받은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 만나기 ▲부서진 자신 마주하기 ▲상처 치유하기의 여정을 이끈다.
‘예수님 만나기’에서는 선하신 스승, 자비로우신 치유자, 사랑받는 아들 예수님을 만나도록 한다. 치유 여정의 시작이다. ‘부서진 자신 마주하기’는 전인적 관점에서 부서진 자신을 살펴보고 얼마나 많은 육체적, 정신적, 영적 증상들이 일곱 가지 죽음의 죄(칠죄종)와 일곱 가지 치명적 상처에 뿌리를 두는지 분석한다. ‘상처 치유하기’는 부서진 자신을 예수님 앞에 내려놓고, 그분 친히 상처를 치유하시어 우리를 옭아매는 죄로부터 해방해 주시길 청한다. 구원에 이르는 고통, 성사, 치유 기도가 자세히 소개된다.
저자가 자신의 치유 체험을 밝히는 이유는 모두가 성령과 성사, 기도를 통한 하느님 치유 능력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책에서 밝힌 가르침과 이야기들을 각자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여러 장에 걸쳐 다양한 그림과 표로 요약했다. 기도를 통해 안내를 잘 따라가다 보면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었고, 때로는 자신마저 의식하지 못했던 존재 깊은 곳의 상처를 마주하며 치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치유한 은혜를 잊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성사와 기도를 통한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 밥 슈츠는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를 비롯한 많은 성인과 영적 지도자들이 기도했던 것처럼 개인적으로 복음 속으로 들어가 예수님을 만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