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제2차 바티칸공의회 선언 「우리 시대」 반포 60주년 행사 참석
[바티칸 CNS] 레오 14세 교황은 종교간 대화는 “전술이나 도구가 아니라 가톨릭교회 삶의 방식으로, 듣는 이와 말하는 이 모두를 변화시키는 마음의 여정”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대화는 우리의 신앙을 버리는 게 아니라 그 안에 굳건히 서서 함께 걸어가는 여정”이라면서, “진정한 대화는 타협이 아니라 확신에서 시작되며, 곧 우리를 다른 이들에게 사랑으로 손 내밀 수 있게 해 주는, 우리 신념의 깊은 뿌리에서 출발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교황의 언급은 10월 28일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 「우리 시대(Nostra Aetate)」 반포 60주년 행사에서 나왔다. 행사는 로마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렸고, 그리스도교, 유다교, 이슬람교, 힌두교, 자이나교, 시크교, 불교, 조로아스터교, 유교, 도교, 신도, 아프리카 전통 종교 등 80명 이상의 각 종교 대표가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성 바오로 6세가 서명한 선언 원본 문서와 아시시에서 가져온 기름 램프,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나무가 놓였다.
교황은 “이 선언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어떤 남녀라도 형제자매로 대하지 않으면서 하느님, 모든 이의 아버지를 진정으로 부를 수는 없다고 가르친다”면서 “교회는 인종‧피부색‧생활 조건‧종교 때문에 가해지는 모든 차별과 괴롭힘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시대」를 통해 종교간 대화를 위한 희망의 씨앗이 심어졌다”며 “오늘 여러분의 존재 자체가 그 씨앗이 거대한 나무로 자라, 그 가지가 멀리까지 뻗어 이해와 우정, 협력과 평화라는 풍성한 열매를 맺고, 많은 이에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음을 증언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황은 “교회가 우리를 갈라놓는 것 너머를 바라보고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는 것을 발견하라고 요청한 지 60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그것이 쉽지 않다”면서 “우리는 국경 사이, 종교 사이, 이웃 사이에도 다시금 장벽이 세워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의 소음, 가난이 남기는 상처, 그리고 땅의 절규는 우리의 인류 가족이 얼마나 연약한지 다시금 일깨워준다”면서 “우리 각자의 전통이 지닌 지혜에 이끌리는 종교 지도자들로서 우리는 편견과 분노, 증오의 사슬에서 사람들을 해방하도록 돕고, 이기심과 자기중심성을 넘어서도록 돕고, 인간 정신과 지구를 파괴하는 탐욕을 극복하도록 돕는 거룩한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수많은 이들이 절망의 유혹을 받는 이때 종교 지도자들이 모든 남녀 안에 있는 인간성과 성스러움에 대한 감각을 다시 일깨우고, 세상의 심장부에서 희망을, 대화를, 사랑을 살아 있게 지키기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