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국교회, 사형제도 폐지 위해 어떤 활동해 왔나?

이호재
입력일 2025-11-25 17:06:23 수정일 2025-11-25 17:06:38 발행일 2025-11-30 제 3468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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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교연합 결성하고 입법화 청원…문화 행사 연계해 여론 환기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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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매년 11월 30일 세계 사형반대의 날에 맞춰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와 함께 조명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2024년 11월 30일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선보인 조명 퍼포먼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교회는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하느님의 계명을 토대로 사형제도에 반대를 표하고 있다.

교황청 신앙교리부가 2024년 발표한 선언 「무한한 존엄성(Dignitas Infinita)」 34항은 “사형제도 또한 모든 상황을 뛰어넘어 모든 인간이 지니는 양도할 수 없는 존엄성을 침해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에서는 초기 교회부터 사형에 반대해 왔음을 밝히며 “사형은 용납할 수 없고, 사형에 대한 거부는 모든 인간의 존엄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263~270항 참조)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가르침에 따라 한국교회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1989년 5월 10일 결성한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를 시작으로, 사형제 폐지 운동은 타 종교와의 연대 활동으로 범위를 확장했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 천주교 등 7대 종단은 2001년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을 결성해 사형제도 폐지를 촉구해 왔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는 2001년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사폐소위)를 설립해 10월 10일 세계 사형폐지의 날, 11월 30일 세계 사형반대의 날, 12월 30일 대한민국 마지막 사형 집행일 등에 교회 안팎의 단체들과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폐소위는 2023년 현직 주교단 25명 전원과 전국 16개 교구 사제·수도자·평신도 7만5843명의 서명을 담은 ‘사형폐지·대체형벌 도입을 위한 청원’을 국회에 제출한 것을 비롯해 2006년, 2009년, 2014년, 2019년 등에도 서명 운동을 벌이며 사형제도 폐지 입법화를 요구해 왔다. 또한 입법 방안을 논의하는 연례 세미나를 개최하며 학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올해도 9월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사형제도폐지와 인권적 대체형벌 도입을 위한 연구 모임’과 함께 사형의 대체 형벌로 ‘상대적 종신형’을 제안했다.

사형제 폐지 운동은 문화 행사 형태로도 기획해 오고 있다. 사폐소위는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와 함께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과 절두산순교성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전주교구 전동성당, 수원교구 정자동 주교좌성당 등에서 사형제 폐지를 기원하는 조명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10월 11일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 전당에서 사형제 폐지 기원 음악회도 열렸다.

사폐소위는 주교회의 2026년 춘계 정기총회에 맞춰 「사형제도폐지특별법(안)」 입법 청원 서명 운동을 준비 중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사형제도 헌법소원심판 공개 변론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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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사형제도 폐지 입법 방안을 논의하는 연례 세미나를 개최해 오고 있다. 사진은 9월 19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연례 세미나에서 김선태 주교가 인사말을 전하는 모습. 이호재 기자

이호재 기자 h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