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교회 4대 교부 ‘대 바실리우스’, 올바른 수도생활에 질의응답
‘대(大) 바실리우스’(Magnus, 329/30~379)는 동방교회 4대 교부 중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초기 그리스도교 이단을 논박하며 니케아 신경을 옹호한 신학자이자, 금욕 생활의 개혁을 주도해 후대 수도승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수도 교부다. 특히 그가 남긴 규칙서들은 동방 수도 영성의 기준이 되었고, 서방 수도 전통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바실리우스의 규칙은 「도덕집」, 「소 수덕집」, 「대 수덕집」으로 나뉜다. 이번 책은 이 가운데 수도승 루피누스가 라틴어로 번역한 「소 수덕집」을 옮긴 것이다. 루피누스는 라틴어로 번역하면서 ‘바실리우스 규칙’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루피누스의 번역본을 접한 베네딕토 성인도 자신의 「규칙서」에서 바실리우스 규칙서를 읽으라고 권고한 이후 서방 교회에서 「바실리우스 규칙」이라는 명칭이 굳어졌다. 바실리우스 규칙은 「파코미우스 규칙」, 「아우구스티누스 규칙」과 함께 모든 고대 수도 규칙의 토대가 된 ‘모(母) 규칙’으로 평가받는다.
한국교부학연구회의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제20권으로 나온 이 책은, 지금까지 학술 논문이나 연구서에서 일부만 인용돼 온 「소 수덕집」을 처음으로 완역해 한국어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눈여겨볼 것은 「소 수덕집」과 「베네딕도 규칙」의 관계다. 베네딕토 성인은 자신의 규칙서 머리말에서 바실리우스가 영적 아들에게 건네는 권고를 떠올리게 하는 어조로 글을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다시 한번 “우리의 거룩한 사부 바실리우스의 규칙을 읽으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이 때문에 ‘「베네딕도 규칙」은 바실리우스와 더불어 시작하고 끝난다’는 말을 듣는다.
책에는 바실리우스가 주교의 보조 사제로 활동하던 시기, 여러 금욕 공동체를 방문하며 수도자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전체 203개의 질의응답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조항과 명령을 나열하는 일반적인 규칙서와 달리 실제 신앙생활에서 제기되는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떻게 해야 완전한 겸손에 이를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하면 죄를 미워할 수 있습니까?” 같은 물음은 오늘의 신앙인에게도 낯설지 않다.
바실리우스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언제나 성경, 특히 복음을 기준으로 답한다. 그의 가르침에서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하느님 기억’이다. 그는 성경을 반복해 되새기는 삶을 통해, 신앙인이 일상에서 하느님을 의식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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