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4일 운전 중이던 기자에게 ‘기쁜소식 출판사’ 전갑수(베르나르도) 대표가 전화를 걸었다. 수원교구 천리본당 이영호(베르나르도) 총회장이 얼마 전 갑자기 선종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가톨릭신문 지면을 통해 이 총회장의 삶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총회장 이름을 들었을 때는 생소했지만 「독립군 의민단」을 쓴 작가이자 교회사 연구자라는 설명을 듣고 ‘아, 그분’이라고 떠올릴 수 있었다.
7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본당의 모든 미사에 참례했고, 교회사를 파헤친 저술 활동도 계속 이어갔다고 한다. 이 총회장과 소신학교 동문인 변진흥(야고보) 박사가 신문사로 보내온 추모글을 읽으면서 이 총회장이 타고난 성실성과 의지로 평생을 산 인물이고 그렇기에 사후에도 그의 삶이 많은 이에게 기억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25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는 서울대교구 신도림동본당이 생명분과 주관으로 ‘하늘나라 기도편지’를 미사 중 봉헌하는 과정을 취재했다. 처음에 본당 주보에서 ‘하늘나라 기도편지 봉헌’이라는 공지를 보았을 때, 궁금증이 일었다. 하늘나라 곧, 하느님께 하고 싶은 말을 적어 쓴 편지가 하늘나라 기도편지였다.
자필로 쓴 50여 통의 편지는 저마다 글씨체는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간절함은 하나같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앞둔 시점이어서 그런지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을 그리워하는 편지들이 여러 통 보였다. 그리움의 대상에는 부모님은 물론, 형제자매와 자녀도 있었다.
이영호 총회장처럼 많은 이에게 기억되지 않더라도 남겨진 가족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이를 기억한다면, 산 이와 죽은 이 모두에게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