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

[특별기고] 장애인 신자들을 위한 사목 장벽 철폐와 우리 모두의 관심을

박주현
입력일 2026-03-25 08:29:14 수정일 2026-03-25 08:29:14 발행일 2026-03-29 제 348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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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상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올해부터 「매일미사」 4월호에 ‘장애인을 위한 기도’가 실린다. 이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장애인에 대한 신자들의 올바른 인식을 돕자는 취지에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기도문은 한국가톨릭장애인사도직협의회가 2022년 공모로 마련했다. 기도문의 의미를 알리고 장애 신자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을 청하는 내용을 담은 김재섭(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의 기고를 전한다.

4월 20일은 장애인 지위 향상과 사기 진작을 위해 우리나라가 지정한 ‘장애인의 날’입니다. 유엔이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지정한 후, 그해 한국 보건복지부에서도 4월 20일을 ‘제1회 장애자의 날’로 정하고 기념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교회도 2000년부터 해마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왔으며, 장애인 복지와 인권에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한국교회에서도 4월 20일 전후로 ‘장애인 주일’ 행사를 하는 교구가 있고, 여러 개신교회에서는 가까운 주일을 지정하여 ‘장애인 주일’을 지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적어도 1년에 한 번이라도 장애인들을 기억하고 함께 기도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그들도 교회의 일원임을 자각하고 공동체성을 드러내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장애인 신자 비율은 비장애인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의 전체 장애인 등록인 수는 증가하는 반면 장애인 신자는 냉담자와 개종자가 많아 그 수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에서는 장애인 복지시설을 모범적으로 운영해 왔지만, 요즘은 시설을 운영하는 성직·수도자의 숫자 그리고 역할이 줄면서 일반 시설과 차별화되지 못하고 장애인 신자들이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재가장애인들의 신앙생활에 교회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이미 타 종교로의 개종이나 냉담이 많이 이루어진 상태여서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0년 세계 장애인의 날에 “장애를 지닌 이들도 다른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성사를 받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언급하셨습니다. 이어 “최악의 차별은 영적 관심의 부족으로 성사 생활 참여를 거부당하는 장애인의 현실”이라고 하셨습니다. 장애인을 복지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고 비장애인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사목 대상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성사 생활은 신자로서의 권리이며 의무입니다. 따라서 장애인 신자분들도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장벽을 없애고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교회의 배려라기보다는 당면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2월 주교회의의 결정으로 2026년부터 「매일미사」 4월호에 ‘장애인을 위한 기도’를 수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교님들의 결정에 감사드리며, 한국교회의 장애인 사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신자분들의 관심과 교회의 배려를 촉구하는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 _ 김재섭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한국가톨릭장애인사도직협의회 담당)

 

이하는 기도문 전문.

<장애인을 위한 기도>

만물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느님,
당신께서 마련하신 이 세상에서
저희가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장애인들에게 치유의 은총을 베푸셨던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찬미 받으소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열악한 사회 현실 속에서
오늘도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들이
당신 안에서 위로와 힘을 얻게 하시며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시고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의 빛을 받으며
지혜로이 당신께 나아가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이해와 소통으로
편견과 차별 없이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게 하소서.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과 봉사자들에게도 은총을 내려 주시어
당신의 자비와 사랑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온 세상에 널리 전파하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우리의 도움이신 성모님과 함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