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적상 성장 이면에 냉담·고령화·다음 세대 감소… 시노드 교회로의 전환 과제로
한국교회가 신자 ‘600만’ 시대를 맞았다. 1975년 100만 명을 기록한 지 50년, 2008년 500만 명을 돌파한 지 17년 만에 세운 이정표다. 다만 군종교구를 제외하면 신자 수가 사실상 감소세로 돌아섰고, 교적을 둔 신자 100명 가운데 15명만 주일미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소자 감소에 따라 새 사제 수도 줄고 있으며,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8.9%까지 올라 고령 신자 중심의 인구 구조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5 분석 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통계가 한국교회에 전한 사목적 시사점을 통계 지표별로 살펴본다.
한국교회의 교적상 신자 수가 총인구의 11.4%인 600만6832명으로 집계되어 600만 시대를 맞이했다. 한국 전쟁의 잔해가 남아 있던 1955년에 전체 인구 대비 신자 비율 1%(18만9412명)였던 소수 종교로서는 비약적인 성장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회 신자 수는 1975년에 처음으로 100만 명(인구의 2.98%)이 되었고, 2008년에 500만 명(인구의 9.9%)이 되었다. 100만이 된 지 50년 만에, 그리고 500만이 된 지 17년 만에 600만 명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 숫자가 주는 기쁨 뒤에는 냉정하게 들여다보아야 할 현실이 있다. 한국 리서치 조사의 2025년 조사에서 천주교 신자 비율은 전 인구의 11%로 나타난 반면, 한국 갤럽의 조사에서는 6%에 그쳤다. 이 두 수치의 간극은 교적에 등록된 신자와 실제로 신앙을 고백하며 살아가는 신자 사이의 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국가 기관인 국가데이터처의 ‘2025 인구주택총조사’ 종교 인구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적상 600만이라는 숫자는 하나의 이정표인 동시에, 교회가 직면한 과제의 출발점으로 읽혀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의 삶에 온전히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이른바 냉담 교우와 비활동 신자의 회복이 시급한 과제이다. 주일 미사 참여율이 전체 신자의 15.5%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교적상 신자 가운데 압도적 다수가 실질적인 신앙 공동체의 삶에서 멀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세례와 첫영성체 이후 성사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신자들, 팬데믹을 계기로 본당과의 연결이 끊어진 신자들을 어떻게 다시 공동체로 초대할 것인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목적 질문이다.
단순히 행사를 안내하거나 연락을 취하는 수준을 넘어, 그들이 왜 떠났는지를 경청하고 이해하는 데서 회복의 길이 시작된다. 시노달리타스가 말하는 경청과 동반은 교회 안에 머무는 이들뿐 아니라 현재 교회의 문밖에 서 있는 이들을 향해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청년·청소년 세대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24세 이하 신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주일 학교 학생 수는 10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단지 인구 감소의 반영이 아니다. 젊은 세대가 교회를 자신의 삶과 무관하다고 느끼거나, 신앙을 의미 있는 선택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화적·영적 현실이 그 이면에 있다.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질문하고 의심하며,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환영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기존의 주일 학교 운영 방식이나 청년 사목 프로그램이 과연 이 세대의 언어와 열망에 응답하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고령화 또는 성소자 감소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교회는 사명 실천의 활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각종 성사 지표, 성직자 수도자들의 소임별 비율, 사회 복지 기관 현황 등을 통해서도 그 어려움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수도자 역시 수련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한국인 입회자 대신 외국인 수련자의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교회가 과거의 성장 모델, 곧 성직자 중심의 확장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위기인 동시에, 하느님 백성 모두가 교회의 사명에 함께 참여하는 시노드 교회로 전환할 수 있는 역설적인 기회이기도 하다. 평신도 신학 교육 이수자가 10년 사이 3.8배 증가한 것은 이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고무적인 신호이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5」의 통계 지표가 의미하는 사항들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왜 팬데믹의 한가운데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를 개최했는지 깨닫게 된다.
시노달리타스는 단지 신학적 당위일 뿐만 아니라 오늘의 교회를 위한 사목적 처방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는 2021년부터 시작된 교구와 전국 단위의 시노드 과정을 통해 이 통계 지표의 이면에 있는 다음과 같은 부정적 맥락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성직자 중심주의와 수직적 권위주의적 문화, 영성의 결핍과 세속화, 끼리끼리의 배타적 문화, 여성·청년과 사회적 약자의 소외, 사목 평의회와 같은 참여 기구의 형식적 운영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교회의 존재 방식이며 활동 방식인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가로막는 구조적이고 문화적인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를 둘러싼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적 가치관과 더불어 이와 같은 교회 내적 장애물들이 교회의 사목 지표를 꾸준히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028년까지 이어질 시노드 이행 단계는 교회의 사명 수행을 위해 영적 쇄신과 구조 개혁의 길을 걸어가는 실천적인 여정이다(「최종 문서」 28항 참조).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하느님 백성의 공동 책임을 실현하는 새로운 방식들을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600만 신자 시대를 맞이해서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도전들에 충실히 대응하며 「시노드 최종 문서」를 창조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는 이미 교구와 주교회의 차원의 시노드 과정에서 그 구체적인 방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시노달리타스 영성 함양과 수평적 소통 구조 확립, 평신도와 여성의 역할 확대와 주체적 양성, 참여 기구의 실질화와 투명한 의사 결정, 주변부로 나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교회, 가정·디지털 선교·생태와 평화를 위한 사목 패러다임의 전환 등이 그것이다. 이것이 시노달리타스가 한국 교회에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며, 600만 신자 시대가 교회에 던지는 가장 근본적인 요청이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