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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수도원서 체득한 교부 가르침…「사막에서 발견한 영성의 보화 1~3」

황혜원
입력일 2026-06-24 10:08:20 수정일 2026-06-24 10:08:20 발행일 2026-06-28 제 3497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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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승 영성 연구한 허성준 신부, “영적 풍요 누리는 길 알려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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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준 신부 지음/각 300쪽·280쪽·280쪽/각 2만3000원/분도출판사

고대 이집트에는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찾고자 사막으로 떠난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척박한 땅에서 노동하고 기도하며 하느님을 따랐고, 그 삶이 알려지면서 가르침을 청하는 이들이 사막으로 찾아왔다. 그러나 사막의 스승들은 긴 설명 대신 짧고도 단호한 말씀을 건넸다.

이 시리즈는 ‘사막 영성’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영성 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성 요한대학교에서 수도승 신학을 공부한 저자는 미국 뉴멕시코주의 성 베네딕도 사막 수도원에서 3년간 수도 생활을 했다. 오랜 시간 수도승 영성을 연구하고, 고독과 침묵을 몸으로 체득한 저자는 사막 교부들의 가르침 가운데 현대인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가리고, 그 말씀에 자신의 묵상을 더했다.

1편은 ‘나를 바로 세우는 지혜’를 설파한다. 기도의 영성과 덕행의 실천, 수도승이 지녀야 할 몸과 마음의 자세, 침묵과 순종에 관한 말씀을 담았다.

특히 저자는 교부들에게 기도가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일상 그 자체였음을 강조한다.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기도한 압바 아르세니우스, 기도할 때 빈말을 하지 말라고 일깨운 압바 마카리우스의 가르침은 독자들에게 스스로의 기도를 되돌아보게 한다.

압바 안드레아스는 수도승에게 필요한 세 가지로 자발적 유배와 가난, 침묵 속의 인내를 꼽는다. 저자는 이를 설명하며 성 베네딕도회 요셉 수도원에서 직접 체험한 일을 함께 전한다.

형제들과 배 농사를 짓던 어느 날, 트랙터로 물통을 나르며 정신없이 일하던 저자는 간식을 먹고 난 후에야 물통 위에 비친 태양을 발견했다.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는 보지 못한 빛이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마음이 고요와 침묵을 잃고 바빠지면 그 안에 비치는 태양을 볼 수 없으며, 고요와 침묵 가운데 머물 때 비로소 마음 안에 드러나는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묵상한다.

이어 2편에서는 악령과 악덕, 경계와 유혹, 영적 싸움과 구원에 이르는 길을 다루며 ‘나쁜 생각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전한다. 사막의 은수자들은 탐식과 탐욕, 욕정과 분노, 나태와 교만 등 인간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나쁜 생각’과 맞서 싸웠다. 특히 저자는 압바 포이멘의 말을 빌려 유혹이 단지 나쁜 것만이 아닌, 인간을 더욱 단련시키는 것으로 봤다. 피하고 싶은 고통의 길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하느님께 더 나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부들의 가르침은 유혹을 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도와 노동, 겸손을 통해 어떻게 마음의 평화를 찾아갔는지를 보여 준다. 사탄과 치열하게 맞선 이들의 삶은 오늘날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유혹에 어떻게 응답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끝으로 3편은 하느님과의 관계, 영성 생활, 자기 훈련, 환대와 사랑, 죽음에 관한 말씀을 통해 ‘나를 이기는 지혜’를 살핀다. 저자는 자신을 앞세우기보다 자신의 뜻과 집착을 내려놓을 때 참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교부들의 가르침을 전한다. 엄격한 금욕 수행 속에서도 손님을 극진히 맞아들인 이들의 환대 정신과, 언제나 죽음과 영원한 심판을 기억하며 살라는 권고도 함께 담았다.

저자는 “우리는 모든 것이 풍족하고 자유로운 세상에 살고 있지만, 물질적 풍요가 영적 풍요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막 교부들의 영적 가르침은 길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안내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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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사막 수도자들은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노동과 기도, 침묵 속에서 하느님을 찾았다. 저자는 사막 교부들이 남긴 짧은 말씀을 오늘의 삶에 비추어 풀어낸다. CNS 자료사진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