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창조 신비 그리는 김시숙 작가

입력일 2023-03-14 수정일 2023-03-14 발행일 2023-03-19 제 3335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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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기도하는 들국화처럼… ‘순명하는 자연’ 전하고 싶어”
자연에서 얻은 깨달음 표현
22~30일 서울 갤러리1898

3월 9일 안동 작업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김시숙 작가. 김시숙 작가 제공

김시숙 ‘성모자상’.

“생각과 말과 행위를 온전히 맡겨 드리고 순명하게 하시며….” 김시숙(에스테르) 작가는 하느님께 이렇게 가장 많이 이야기한다. 매 시간, 지금 이 순간도 함께해 주시길 청하며 자신의 행위와 삶이 감사이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는 김 작가는 ‘순명’하는 자연을 그리며 하느님 신비를 전한다.

3월 22~30일에도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마음 머무는 곳 보시니 좋았다’를 주제로 창조 신비를 전하는 김 작가. 그는 많은 이의 각박하고 메마른 현실에 단비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마음 머무는 곳 보시니 좋았다’는 주제는 모든 이의 마음이 자연에 머물고, 그 모습을 보시니 하느님께서 좋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같이 순명하는 자연을 김 작가가 그리기 시작한 것은 산언덕 들국화를 발견하면서부터다. 1984년 세례받은 김 작가는 오랜 냉담 후 많은 시련과 역경 속을 헤매다 혼자 외딴 산언덕을 올랐다. 그때 마주한 들국화 앞에서 멈춰 숨 고르던 그는 꽃이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듯, 그 모습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순명으로 보였다. 그때부터 그는 자연을 그저 자연이 아닌, 거룩한 하느님 창조 신비를 드러내는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느님 자연을 그리는 김 작가는 특별히 꽃을 대상으로 한 작품을 많이 탄생시킨다. 유독 꽃을 좋아하고, 꽃을 피우기까지 과정을 떠올리며 성모님 순명과 인내를 읽고 그 마음을 담고 싶었다는 그는 “하느님께 순종·순명하신 성모님 삶이 꽃에 거룩한 아름다움으로 드러난다”며 “그 자태를 보고 기도하며 한 땀 한 땀 화폭을 메웠다”고 말했다.

특히 김 작가는 작품들이 묵상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안동교구 월간지 ‘틔움’, 주보 등에 묵상 글·그림을 싣고, 안동교구청에는 ‘불타는 십자가’, 안동 갈전마티아성당에는 ‘성모자상’ 등으로 하느님을 전하고 있는 그는 하느님께 순명하고 성령님께 의탁하며 앞으로도 성모 신심이 드러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강조했다.

“모든 그림이 저에겐 성화이고, 붓 터치 하나하나가 기도예요. 주님께 봉헌하는 작품들이 관객분들에게도 묵상으로 이어지고 감사와 찬미 노래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기도로 가득 채운, 자연의 순명과 인내를 담은 작품으로 사랑과 따뜻함, 평화,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전시에서는 ‘하얀접시꽃’ 등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