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위해 나누는 보람 알게 됐죠” 매달 1차례 국수 나눔 봉사 형제가 성모회 활동 이례적 “솔선수범하는 신앙인 될 것”
제2대리구 부곡동본당(주임 이정철 바오로 신부) 성모회에는 특별한 회원이 있다. 여성들이 대부분인 성모회에 30대 초반 남자 두 명이 부엌일을 도우며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얼굴 생김새도, 싹싹한 성격도 닮은 두 사람은 형제다. 형 이창민(요셉·35)씨와 동생 이창규(대건 안드레아·32)씨 이야기다.
이창민씨는 “미사 때 주보에서 성모회에서 국수 나눔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문구를 봤다”면서 “성당에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던 차에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하겠다고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는 어머니를 보고 봉사를 하고 싶던 차에 눈에 띈 성모회 봉사. 둘이서 자주 미사를 드릴만큼 형제애가 좋은 이창민씨는 성모회를 시작하며 동생 생각이 났다. “혼자 하는 것보다 동생과 같이하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을 꺼냈는데 동생이 흔쾌히 허락을 했어요. 동생과 함께한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이제는 성모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형제 봉사자가 됐네요.” 한 달에 한 번 본당에서 열리는 국수 나눔 행사. 여기서 두 형제는 국수도 삶고, 설거지도 하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여자들이 하기 힘든 일을 도맡아 해내는 두 형제의 수고에 다른 봉사자들은 매번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 “봉사가 끝나고 덕분에 수월하게 끝났다고 어머니들이 매번 고맙다고 말씀하세요. 그럼 저희는 ‘그런 말씀을 안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려요. 성모회 회원의 한사람으로서 함께 봉사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학창시절에 복사단은 물론이고 성가대로 활발히 활동했던 이창민씨는 성인이 되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특별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조금씩 신앙에서 멀어지면서 마음에 빈자리가 커졌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도 다시 신앙을 찾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돌아온 성당에서 이창민씨는 다시 하느님과 만나는 행복을 찾게 됐다. “작은 일이지만 누군가를 위해서 봉사를 하면서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하느님을 믿는 자녀로 어디서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도 전과 달라진 점입니다.” 더욱이 동생과 함께 봉사를 하면서 어머니가 행복해 하시는 모습은 이창민씨에게도 큰 기쁨이 됐다. 이창민씨는 “동생은 결혼을 앞두고 바쁜 와중에도 성모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저보다 기도생활을 열심히 했던 동생인데, 요즘에 봉사를 하면서 일이 잘 풀린다는 이야기를 제가 하곤 한다”고 말했다. 성모회 활동을 통해 하느님과 함께하는 기쁨, 누군가를 위해 나누는 보람을 알게 된 이창민씨. 그는 “신앙생활이나 기도에 있어서 좀 더 솔선수범해서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