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교구가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제11대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 한국 순교 복자 가족 수도회 설립자 방유룡 신부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을 선포했다. 서울대교구는 그간 교회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이들 세 성직자의 시복시성 추진에 대해 오랫동안 숙고해 왔다. 한국교회 신자들의 영적 성숙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교구에 박수를 보낸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성직자 영입을 갈망했던 조선교회의 신자들에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응답한 인물이다. 비록 조선땅을 밟지 못하고 조선으로 오는 중 중국에서 선종했지만, 조선대목구 설립에 큰 역할을 했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김수환 추기경은 교회 안팎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며 한국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했으며, 선종한 지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종교인으로 손꼽힌다. 방유룡 신부 또한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와 성직 수도회, 재속 복자회, 빨마 수녀회를 차례로 설립해 이 땅에 순교영성의 기틀을 세웠으며, 순교자 현양 사업에 앞장서 왔다. 서울대교구가 브뤼기에르 주교와 김수환 추기경, 방유룡 신부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을 선포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증거자인 이들 세 성직자의 생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이들의 성덕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성덕을 입증해야 한다. 이들이 가경자로 선포되고 시복시성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 무엇보다 한국교회 신자들이 얼마나 이들의 덕행을 따르고 이들의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하는가가 관건이다. 세 성직자의 시복시성을 위해 우리의 기도와 관심이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