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12. 여섯째 계명②(「가톨릭교회 교리서」 2337~2347항)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입력일 2023-04-04 수정일 2023-04-04 발행일 2023-04-09 제 3338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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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결을 배운 사람만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아리 세페르 ‘광야에서 유혹을 당하시는 예수님’. 더 정결해지기 위해 꾸준히 기도할 줄 알아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안나 카레니나」는 영화화도 많이 된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대표적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불꽃같은 정열적인 사랑을 하는 브론스키와 안나 카레니나, 문제도 있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며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레빈과 키티, 이렇게 두 커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아름답고 지적인 귀족 여성인 안나 카레니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고위직 관료의 아내로 한 아이와 함께 살아갑니다. 그러나 안나는 그녀의 무뚝뚝한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지쳐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젊은 장교인 브론스키와 열정적 사랑에 빠집니다. 완벽주의 남편은 자신의 명성에 금이 가는 것을 원치 않아 안나에게 브론스키와 헤어지고 결혼생활을 유지하자고 권유하지만, 안나는 모든 것을 버리고 브론스키와 외국으로 도망을 칩니다. 안나는 브론스키에게 더욱 집착하게 되고 결국 브론스키는 그런 안나에게 질려버려 그녀를 조금씩 피합니다. 브론스키 이외에 아무것도 없는 안나는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기차에 몸을 던져 죽게 됩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브론스키를 좋아했던 키티라는 여인도 있습니다. 키티는 브론스키를 위한 사랑으로 자신에게 청혼하는 시골 농부인 레빈을 거절합니다. 하지만 키티는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브론스키가 안나를 더 좋아하는 것을 보고는 결국 레빈의 사랑을 받아들입니다. 둘은 시골에서 참다운 부부의 사랑을 피워가며 행복한 가정을 꾸립니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는 영화 ‘미스터 앤 미시즈 스미스’에서 부부로 출연하여 결국 혼인합니다. 이 영화의 주제는 ‘어떻게 부부가 성적인 매력을 회복할 수 있는가?’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어떻게 부부가 감정을 되살려 더 뜨거워질 수 있느냐는 결론으로 끝납니다. 어쩌면 이런 목적으로 결혼했기 때문에 다시 이혼하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성적인 욕망을 사랑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교리서는 육체적 욕구가 자신을 내어줌이 아닌 타인을 통해 자기 욕구를 채우는 이기적인 욕망이라 가르칩니다. 오히려 정결이 “자기를 내어주는 것을 배우는 학교”(2346)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정결보다는 하느님의 것으로 탐스러워 보이는 열매의 맛을 봅니다. 그러한 결과는 지금까지 좋았던 부부관계의 단절이었습니다. 아담은 하와가 자신에게 그 열매를 주었기 때문에 먹었다고 자기 죄의 탓을 하와에게 돌렸습니다.

이처럼 육체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맺어진 관계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욕망에 대한 만족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이것 때문에 성욕이 사랑인 줄 아는 사람은 그것이 줄어들면 사랑이 줄었다고 믿습니다. 오히려 욕망에 지배당하면 자신을 이웃에게 내어줄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제력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결은 자제력의 훈련을 요구합니다.”(2339) 그래야 정결이 “이웃과 나누는 우정으로 표현”(2347)됩니다. 정결하지 않은 사람은 사랑에 따르는 십자가를 참아낼 수 없고 결국 관계와 가정은 파괴됩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돌을 빵으로 만들지 않으시고 40일 동안 단식하며 당신의 육체와 싸우신 이유는 결국 당신의 육욕으로부터 자유롭게 당신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물론 이 싸움은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기도 없이 자신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2345 참조) 더 정결해지기 위해 꾸준히 기도할 줄 알아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