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공군 대령 할아버지·육군 대령 아버지 이어 해군사관학교 졸업·임관한 장민 소위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3-04-04 수정일 2023-04-04 발행일 2023-04-09 제 3338호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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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앙 가족이자 육·해·공 장교 가족입니다”
대를 이어 물려받은 가장 귀한 재산은 ‘신앙’
군인이자 신앙인으로 주어진 임무 해나갈 것

3월 10일 해군사관학교 제77기 졸업·임관식에서 장풍길 예비역 대령, 장민 소위, 장광호 대령(왼쪽부터)이 사진을 찍고 있다. 장민 소위 제공

“조국의 하늘을 지키신 할아버지와 조국의 땅을 지키고 계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국의 바다를 지킬 수 있는 해군 장교가 돼 자부심이 큽니다.”

지난 3월 10일 해군사관학교 제77기로 졸업·임관한 장민(리나·23) 소위는 공군사관학교 10기 출신인 할아버지 장풍길(마리노) 예비역 대령과 육군사관학교 46기 출신인 아버지 장광호(타대오) 대령을 둔 3대에 걸친 육·해·공군 장교 가족이다. 하지만 장 소위가 대를 이어 물려받은 것은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신앙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새벽미사를 열심히 다녀 성당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부모님도 열심한 신앙인이십니다. 오랫동안 제 삶에 녹은 신앙이야말로 저에게 큰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장 소위는 어린 시절부터 조부모, 부모를 따라 성당을 다니고 신앙을 배웠다. 그렇다고 신앙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장 소위의 가족들은 “성당을 가야만 한다”고 말하기보다 “언젠가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기도하라”고 조언해주곤 했다. 무엇보다 장 소위는 가족들이 늘 미사를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체득했다. 주일은 늘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었고, 삼촌이 신부였기에 가족모임 중엔 늘 미사를 드렸다.

장 소위는 “주일에 성당을 가는 것은 저에게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당연하게 여겨졌는데, 떨어져 지내면서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면서 “성당에서 기도할 때 가족들을 위해 많이 기도한다”고 말했다.

사관학교에 들어간 것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장 소위의 임관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지만, 처음에는 가장 반대한 것도 이 두 사람이었다. 군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장 소위를 믿기에 결국 장 소위의 뜻을 존중해줬고, 이후에는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가족들이 보내주는 믿음. 장 소위는 이 믿음에서 신앙을 배워나간다.

“항상 의심하지 않고 저를 100% 신뢰해 주시는, 언제 어떤 일을 하든 제 편이 돼주시는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믿어주시는 것처럼 가족들이 저를 믿어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군인으로서, 신앙인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임무와 생활을 잘 수행해나가고 싶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