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술은 하느님 부르심에 대한 내 응답”
대학 때부터 성서모임 봉사
자연스럽게 성미술의 길 걸어
동료들과 기도하며 전시 준비
성미술 화가의 삶은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었다. 대학에서부터 줄곧 초상화 작가로 경력을 쌓아왔던 박기윤(토마이스·34·대구 불로본당) 서양화가는 성체조배를 하면서 ‘성미술 화가로 살아야 한다’는 부르심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회심’의 순간이었어요. 성모님을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죠. 어쩌면 하느님과 성모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던 것 같아요.”
박 작가와 성모님과의 첫 만남은 대학 시절,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에 따라 스스로 학교 옆에 있던 서울 청파동본당을 찾아가 세례를 받으면서부터다. 2011~2016년에는 서울대교구 청년성서모임에서 활발하게 봉사했다. 여러 번의 연수를 통해 박 작가는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민들레 홀씨처럼 살고 싶다”고 거듭 생각했다. 현재 활동 중인 가톨릭청년미술가회와의 인연도 서울대교구 봉사활동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몇 년 전 친구가 사제품을 받으면서 저에게 상본에 넣을 성화를 부탁한 적 있어요. 그때 ‘평생 성미술을 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한으로 제작했던 책자에 제 그림이 실렸던 것, 염수정 추기경님과 정순택 대주교님의 초상화 작품을 그린 것도 저에게는 뜻깊은 작업이었어요.”
2011~2012년에는 우연한 기회로 서울 용산경찰서와 관악경찰서 내 유치장에 벽화를 그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어둡고 칙칙한 유치장 벽면을 화사한 꽃과 나무로 채워넣고, 밀레의 명작 ‘만종’과 ‘이삭줍는 여인들’도 그려넣었다.
지금도 성모님 생각만 한다는 박 작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전해주는 성모님의 모범에 집중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순교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열심히 공부 중이다.
박 작가는 오는 10월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열리는 ‘테오필로’ 3인 작가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테오필로는 성미술에 진심인 청년 작가 3인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모임. 지난해 배론성지에서의 전시에 이어 이번에는 ‘성모님의 기도’를 주제로 두 번째 전시회를 마련한다. 이번에도 세 명의 작가들은 피정과 고리기도, 54일 기도 등으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요? 성모님께서 안내해주실 거예요.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길을 묵묵히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미술 활동으로 이어질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