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26년째 소년 레지오 돌보는 분당성요한본당 이영수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3-08-08 수정일 2023-08-08 발행일 2023-08-13 제 3355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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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신앙 씨앗 심어주고 싶어”
매주 눈높이 맞춰 훈화 작성
“단원들 성장 보며 은총 느껴”

“소년 레지오는 희망의 학교입니다. 아이들이 우리가 얼마나 은총 속에 있는 사람인지 깨닫고 감사하며 희망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돌봐주고 싶습니다.

이영수(레오·57·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씨는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소년 레지오 단원들을 만난다. 소년 레지오 마리애 ‘천사들의 모후’ 쁘레시디움을 맡은 지 올해로 벌써 26년째, 특히 이씨는 소년 레지오를 위한 꾸리아인 ‘다윗의 탑’ 꾸리아가 창단 당시부터 지금까지 소년 꾸리아와 소년 쁘레시디움을 위해 꾸준히 봉사해오고 있다.

“제가 오래 했다고 하지만, (다윗의 탑 꾸리아에) 성인 간부 중에 오래 활동하신 분이 많아요. (소년 레지오가 잘 되려면) 성인 간부들이 소년 단원들에게 한결같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성인 간부들은 다 잘 알고 계십니다.”

이씨는 고(故) 안현치(율리아노)씨가 소년 레지오 꾸리아를 창단해나갈 당시 안씨의 요청으로 함께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안씨의 부탁에 한두 번 정도 도와줄 요량으로 시작했지만, 소년 단원들이 어느새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나가는 지금도 소년 레지오를 지도하고 있다. 다윗의 탑 꾸리아의 다른 성인 간부들도 마찬가지다.

이씨는 “소년 단원들이 어떻게 변하고 커가는 지를 곁에서 보면 이것이 은총이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서 신앙의 씨앗이 잘 심어져 있으면 커서 분명히 잘 발휘된다는 것을 보고 느꼈다”며 “청소년들이 기도하면서 신앙을 심는 가장 좋은 활동이 레지오”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얼마나 은총 속에 있는 사람들인지, 내 재주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공동선을 위해 써야하는 것이라는 걸 심어주려고 노력합니다. 소년 레지오는 성모님이 계시는 학교, 인생을 나누는 학교입니다.”

이씨는 매주 소년 단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훈화를 작성한다. 이씨는 평소에도 동화책, 신심서적, 강론, 강의 등 훈화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가 있으면 늘 수집한다. 이런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훈화를 만들다보니 다른 쁘레시디움에서도 이씨가 만든 훈화를 사용하고 있고, 훈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2008년부터는 해마다 1년치 훈화를 묶어 훈화집을 만들어왔다.

이씨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성모신심,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깊을수록 어머니 품 안에서 이겨낼 수 있게 된다”며 “신앙이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제가 지도하던 소년 단원들이 어느새 나이가 들어 교회 이곳저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당시엔 손 쓸 도리 없던 말썽꾸러기들도 커서는 훌륭한 신앙인이 되고요. 그런 게 소년 레지오에서 활동하는 기쁨인 것 같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