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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학회’ 한국서 개최

교황청 종교간대화부가 8월 4일부터 5일까지 서강대학교 정하상관에서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학회’를 개최한다. ‘이상 사회에 대한 그리스도교와 유교의 기여를 위한 대화: 새 하늘, 새 땅과 대동’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회는 그리스도교의 ‘새 하늘과 새 땅’(묵시 21장) 개념과 유교의 대동(大同) 이상(「예기」 ‘예운’ 편)을 중심으로 두 전통이 제시하는 이상 사회의 의미와 오늘날의 실천 과제를 모색한다. 한국 주교회의와 성균관, 서강대학교가 공동으로 협력해 마련했다. 교황청에서는 종교간대화부 장관 조지 제이콥 쿠바카드 추기경, 차관 인두닐 자나카라타나 코디투와꾸 칸카남라게 몬시뇰, 차관보 폴랭 바타이르와 쿠부야 신부 등이 참석한다. 캄보디아와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미국 등 12개국의 신학, 철학, 종교학, 유교학 분야 성직자와 수도자, 학자들과 종교·문화 간 대화에 헌신해 온 실무자들이 자리를 같이한다. 한국교회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총무 송용민(요한 사도) 신부 등이 함께한다. 종교간대화부는 사회적 분열, 생태적 위기, 윤리적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맥락 안에서 보편적 형제애, 덕을 갖춘 지도력, 인자한 통치, 생태적 책임과 같은 핵심 규범적 주제들을 탐구하는 데 이번 학회의 목표를 두고 있다. 학회 결과물은 그리스도교와 유교 간 대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종교간대화부 학술지인 「악타 프로 디알로고(Acta Pro Dialogo)」에 게재될 예정이다. 종교간대화부 대표단은 학회에 앞서 8월 2일과 3일 성균관, 서울대교구청 등을 방문해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며, 6일에는 한국의 주요 문화·역사 유적지를 답사한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1면

거룩한 교부들의 증언…「필로칼리아」 한국어판 출간

2000년 그리스도교 영성의 최고봉으로 통하는 「필로칼리아(Philokalia)」 한국어 번역판이 나왔다. 「필로칼리아」는 4세기부터 14세기에 이르는 동방교회 교부들의 기도와 묵상, 내면의 분별에 관한 글을 집대성한 선집이다. 1000년 동안 전해 내려온 마음 기도와 영적 지혜의 보고로서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을 내적 고요의 길로 초대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성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 토마스 아 켐피스의 「준주성범」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어판은 러시아정교회 한국인 사제 고(故) 강태용 신부와 곽승룡 신부(비오·대전교구 태안본당 주임)가 번역을 맡았다. 1951년 세계적인 출판사 영국 ‘페이버 앤 페이버(Faber and Faber)’에서 나온 영문판을 기본으로 엄격한 고증을 거쳤다. 「필로칼리아」가 전하는 길은 마음의 정화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그분 앞에서의 회개로 요약될 수 있다. 독자들은 조급함을 내려놓고 겸손과 분별, 교회의 삶 안에서 이 책을 읽을 때, 교부들이 남긴 영적 보화를 체험할 수 있다. 책은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내적 침체와 영적 목마름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와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거룩한 고요와 침묵의 길을 제시하는 영적 샘터와 영혼의 나침반이 될 것으로 교계와 학계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곽승룡 신부는 “한국어판은 영어판을 기본으로 하되 영어판이 러시아어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영어 문장의 흐름을 따르면서도 신학적 전통과 용어의 본래 의미를 보존하는 데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또한 「필로칼리아」가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갖는 가치에 대해 “책은 특정한 기도 방법을 기술적으로 설명하는 안내서가 아니라, 마음을 지키고, 회개 안에서 자신을 낮추며, 그리스도의 빛 안으로 들어가고자 했던 거룩한 교부들의 증언”이라고 설명했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15면

[인터뷰] 「여든이 되고 보니」 펴낸 손상민 전 꾸르실료 한국협의회 회장

“나이 여든에 접어들면서 제 삶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젊었을 때는 앞만 바라보고 성공을 꿈꾸며 달려왔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쳤습니다.” 올해로 만 80세가 된 손상민(베드로) 꾸르실료 한국협의회 전 회장이 지나온 인생과 그 안에서 받은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글을 모아 펴낸 「여든이 되고 보니」(185쪽/1만5000원/끌레마)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손 전 회장은 꾸르실료 한국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서울대교구 꾸르실료 주간,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한국교회 평신도 운동의 원로다. 서울대교구 구로3동본당에서는 총회장 5년을 포함해 사목회 임원으로 40년간 봉사했다. “50여 년 전인 1970년대, 구로3동본당 주변에는 굴뚝이 세워진 공장과 판잣집이 밀집해 있었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공동화장실을 쓰던 가난한 시절이었지요. 본당에서 공단 근로자 선교를 위해 ‘공단분과’를 만들 때 제가 첫 분과장을 맡았습니다. 냉담하는 근로자들을 회두시키고 가난한 주민들에게 빵을 나눠 주면서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봉사의 가치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손 전 회장을 아는 대부분의 신자는 그를 대기업 중역이자 정년퇴직 후에는 성공한 기업체 대표, 그리고 교회 안에서는 50년 동안 봉사의 삶을 산 모범적인 평신도로 기억한다. 그러나 손 전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여든이 되고 보니」를 쓴 동기이기도 하다. “제 삶에 기쁨과 행복도 있었고, 실패와 아픔도 있었습니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돌이켜보니 이 모든 과정이 하느님의 은총이었고,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여든에 깨우친 것들을 저보다 젊은 세대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습니다.” 손 전 회장은 애초 「여든이 되고 보니」를 펴낼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2023년 출간한 에세이집 「마음을 비우면 보이는 것들」을 읽은 신자들로부터 삶과 신앙의 경험을 더 들려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면서 집필을 결심했다. 지금도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해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바친 뒤 매일 원고를 써 내려갔다. “그동안 건강을 돌보지 못하고 가족에게도 소홀했던 저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제일 크게 깨달은 것은 하느님께서는 고난도 주시지만 고난을 이겨 낼 용기와 지혜도 꼭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간절하게 기도하면 하느님께서는 바로는 아니어도 꼭 들어 주십니다. 「여든이 되고 보니」를 읽는 신자들도 제가 만난 하느님을 체험하길 소망합니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21면

한국교회사연구소, 「이태석 신부의 향기」 발간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고(故) 이태석 신부(요한 세례자·살레시오회, 1962~2010)와 관련된 글과 강론,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모은 책 「이태석 신부의 향기」(352쪽/2만 원)를 발간했다. 이태석 신부의 동생인 이태선(베네딕토) 씨가 엮고, 윤민구 신부(도미니코·수원교구 성사전담)가 감수를 맡은 책은 이 신부가 가족에게 남긴 자료를 바탕으로 그의 강론과 인터뷰 등을 실었다. 가족과 지인들의 증언은 이 신부가 어린 시절부터 어떤 성품과 태도로 살아왔는지도 보여준다. 증언자들은 한결같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고 기꺼이 손을 내밀었던 이 신부의 모습을 떠올린다. 음악적 재능을 발휘했던 학창 시절부터 사제와 의사가 되는 과정, 대장암 판정 이후 투병과 선종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삶의 여러 장면도 담겼다. 책에는 이 신부의 생전 목소리와 그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악보 등을 접할 수 있는 QR코드도 수록됐다. 그의 생애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연보와 다양한 사진 자료를 더해 이 신부의 삶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008년 8월 미국 LA 성령쇄신 대회 강론은 의사였던 이 신부가 신체의 여러 기관에 비유해 신앙을 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책은 단순하게 이 신부의 자료를 엮는 데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오직 톤즈 사람들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던 그의 영성과 열정, 사랑을 제시하고 있다. 고인이 남긴 글의 원문을 거의 수정 없이 그대로 실었기 때문에 그가 아프리카에서 선교하기까지 품었던 생각, 현지에서 겪었던 어려움 등을 더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책은 이태석 신부의 삶과 신앙을 가까이에서 이해하도록 이끄는 안내서인 동시에, 그의 선교 활동과 영성을 연구하려는 이들에게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서 가치를 지닌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2면

[이웃 종교]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 “北,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르자”

한국 종교계 원로들이 적대와 대결을 넘어 평화 공존으로 나아가는 한반도를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북한 국호를 정식 명칭으로 부를 것도 제안했다.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7월 2일 서울 광화문 ‘달개비’에서 ‘서로의 이름을 존중하는 것에서 평화는 시작됩니다’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주교회의 전 의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 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유교 김영근 전 성균관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전 회장, 천도교 박남수 전 교령을 대리한 정정숙 전 천도교 교화관장이 참석했다. 종교계 원로들은 대국민 메시지에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며 “평화 공존은 단순히 갈등을 회피하는 소극적 타협이 아니라 서로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한반도를 물려주기 위한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된 평화 공존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고, 그 첫걸음은 상대의 이름은 존중해 부르는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국제연합(UN)에 가입한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는 공식 국호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종교계 원로들은 북한 공식 국호 사용과 관련해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는 결코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화를 향한 성숙한 자신감의 표현이자 대결과 증오를 넘어 대화와 신뢰의 길을 여는 작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종교계 원로들은 “언론과 시민사회, 학계와 종교계가 한반도 평화 공존의 관점에서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와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도 요청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평화 공존의 진정성을 신뢰하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희중 대주교는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같은 민족인 우리가 국호에 일부러 적대성을 담아 부를 필요가 있겠느냐”며 “큰 둑이 작은 틈새에 의해 무너지는 것처럼 큰 변화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작은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방한하는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교황님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가장 좋겠지만, 교황님과 대한민국 대통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일은 성사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13면

[인터뷰] 열쇠 가게 운영하며 16년간 주일학교에 기부한 이기환 씨

“제가 어릴 적에 너무 힘들게 살아서 어린아이들을 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도와주고 싶어 시작한 일입니다.” 이기환(스테파노·서울대교구 수궁동본당) 씨는 본당 주일학교 자모들과 학생들에게 ‘유명 인사’다. 성당에서 가까운 서울 궁동에서 오랜 기간 열쇠 가게를 운영하면서 고철이나 구리 등을 모아 주일학교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시작해 16년째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 씨는 본당 주일학교에 기부하게 된 동기를 말하려다 순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제가 1950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직후, 아버지가 6·25전쟁 중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도 제가 아홉 살 때 돌아가셔서 30년 동안 진도에서 공소회장을 하셨던 외삼촌 댁에서 자랐습니다. 외삼촌이 부모님처럼 저를 신앙 안에서 키워 주셨어요. 참 고마운 분이에요.” 이 씨는 가난한 형편에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 1963년 13살 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온 후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고생한 세월은 이제 지나간 추억이 됐다. 외삼촌에게 물려받은 신앙을 재산 삼아 가정을 이뤘고, 열쇠 가게를 운영하며 본당에서 연령회 부회장, 구역장, 꾸리아 부회장, 차량 운전 봉사자 등 이웃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았다. 16년 전 어느 날, 그는 본당 주일학교 자모와 대화를 나누다 주일학교 축일잔치에 쓸 예산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때부터 열쇠 출장 수리 중에 나오는 금속류를 모아 처분한 돈을 주일학교 초등부와 중고등부에 번갈아 가며 매월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 소문이 본당 안에 알려지자 신자들이 안 쓰는 신발, 가방, 옷, 프라이팬 등을 모아 왔다. 열쇠 가게에 딸린 창고 공간에 보관하고 있다 처분하면 매월 최소 수십만 원의 소중한 기부금으로 재탄생했다. “저는 어린 시절을 잊지 않고 ‘낮은 자세로 살겠습니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여깁니다. 다른 사람들은 하기 싫은 일이겠지만, 생각 없이 버리면 아무것도 아닌 자원들을 알뜰하게 모아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는 일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은 열쇠 가게에 창고 공간이 없어 출장 수리 중 생긴 금속류를 주로 모으고 있다. 과거처럼 매월은 아니지만 한 번 기부할 때 더 큰 액수를 주일학교에 전하고 있다. 7월 2일에도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57만2000원을 보냈다. 70세가 훌쩍 넘는 고령에도 현업에 종사하다 보니 얼마 전에는 손이 아파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이 소식을 들은 주일학교 아이들이 “이기환 스테파노 할아버지, 저희를 도와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빨리 나으시기를 기도드려요”, “스테파노 할아버지, 항상 저희를 위해 애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저희가 할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쓴 손편지를 모아 전해 오기도 했다. “아이들 손편지 받고 너무나 기뻤어요. 아이들에게 바라는 거요?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너무 예뻐요. 그저 하느님 잘 믿고, 구김살 없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기도하고 있어요.”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21면

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 ‘소공동체 전국모임’, 공동체 안에서 성령의 음성에 귀 기울일 것 다짐

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 소공동체소위원회는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전주교구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 피정의집에서 제24차 소공동체 전국모임을 개최하고 말씀과 함께 살아가는 소공동체의 길을 모색했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마태 10,20)를 주제 성구로 한 전국모임에는 각 교구와 본당 소공동체 촉진팀, 소공동체에서 교회의 비전을 찾고 있는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소공동체 봉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 주례 개막미사로 시작된 전국모임에서는 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원회 위원장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가 ‘전례 안에서 말씀하시는 주님 - 말씀은 제 발에 등불(시편 119,105)’을 주제로 기조 강의를 했다. 전국모임 핵심 프로그램인 ‘복음 나누기 7단계’와 ‘나의 성구 나누기’, ‘성령 안에서 대화’는 둘째 날에 진행됐다. 모임 참석자들은 복음 나누기 7단계에서 특히, 6단계 ‘생명 말씀’을 통해 교회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 중에 신앙을 잃지 않도록 힘을 주었던 자신만의 성구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양보현(시몬·제주교구 중앙주교좌본당) 씨는 “40여 년 교직 생활을 마치고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마태오복음 25장 40절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는 구절을 나의 성구로 삼았다”며 “초임 교사로 발령받은 날부터 이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고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성령 안에서 대화’는 소공동체소위 노주현(비비안나) 위원의 강의와 조별 체험으로 진행됐다. 노 위원은 전국모임 참석자 중 아직 성령 안에서 대화를 체험하지 못한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복음 나누기 7단계와 성령 안에서 대화를 비교하며, “경청과 기도, 나눔을 공통 기반으로 하고 있어 상호 별개가 아니라 보완적 기능을 지닌 영적 실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령 안에서 대화를 하면서 성령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에게 어떻게 일하고 계시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전국 모임 마지막 날인 7월 1일 봉헌된 폐막미사에서 전국모임 참가자들은 자신이 정한 성구를 모아 봉헌했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2면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일본 삿포로 ‘이웃종교 성지순례’

사단법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이하 종지협)는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4박5일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일대에서 ‘이웃종교 성지순례’를 진행하고 종교 간 이해와 소통 의지를 다졌다. 올해 종지협 순례에는 주교회의 의장 겸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위원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와 위원회 총무 송용민(요한 사도) 신부가 천주교 대표로 참가했다. 또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등 불교, 원불교, 개신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 지도자와 종지협 운영위원, 사무국 실무자들이 동행했다. 종지협 순례단은 25일 삿포로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삿포로교구 기타이치조주교좌성당을 방문했다. 삿포로교구장 가쓰야 다이지 주교는 종지협 순례단을 맞이하고 성당의 역사와 건축 양식 등을 설명했다. 26일에는 일본 성공회 삿포로 그리스도교회를 순례하며 일본 성공회의 조직과 사회 참여 활동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종교 간 이해의 폭을 넓혔다. 순례단은 28일 삿포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 중 하나인 정토종(淨土宗) 신선광사(新善光寺)를 찾았다. 신선광사는 홋카이도 개척 초기인 1884년 창건된 사찰로,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문화적 거점 역할을 해왔다. 순례단은 사찰 관계자들과 만나 삿포로 지역 불교의 역사와 지역사회 안에서의 역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종지협은 1997년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 등 7대 종단 대표들이 종교 간 화합을 증진하고 사회에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한 연합체다. 그동안 종교문화축제, 이웃종교 성지순례, 사회 현안에 대한 공동 입장 발표 등을 통해 종교 간 대화를 공동선 실천으로 이어왔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2면

캄보디아 불교와 가톨릭의 아름다운 동행을 보며

캄보디아 인구 1800만 명 가운데 대다수는 불교 신자이고 가톨릭 신자는 2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교세 차이와는 무관하게, 캄보디아 불교계와 가톨릭교회가 아름답게 협력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프놈펜대목구장 올리비에 슈미트하우슬러 주교가 불교와 오랜 세월 동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처의 가르침을 받들고 지지하는 위대한 원로 재가 신자’라는 명예 호칭을 받았다. 슈미트하우슬러 주교는 20여 년 전 캄보디아에서 본당 사제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불교계와 지역 개발 사업, 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에서 협력했다. 가톨릭교회는 타 종교와는 대화를 장려하고 그리스도교 교회와는 일치를 촉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황청에는 종교간대화부와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가 설치돼 있다. 한국 주교회의는 교황청 두 부서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를 두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종교들이 대화에 힘쓰기도 하고, 가톨릭과 개신교, 성공회, 정교회 등 그리스도교 교회들이 일치를 향해 한 발씩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종교간 대화와 교회일치 증진은 레오 14세 교황이 6월 26~27일 교황청에서 소집한 특별 추기경회의 논의 주제 중 하나이기도 했다. 추기경단은 현대사회의 심화되는 양극화와 개인주의 심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가 어머니 같은 존재이자 환대하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그 방편의 하나로 종교간 대화와 교회일치 증진을 제시했다. 예수님께서는 모두가 하나 되기를 바라셨다. 포용과 공존의 가치를 드러내는 중요한 표지이기도 한 종교간 대화와 교회일치에 가톨릭교회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발행일 2026-07-05 제3498호 23면

교황, 특별 추기경회의 소집…양극화·AI 등 교회 현안 논의

레오 14세 교황이 6월 26일부터 이틀 동안 특별 추기경회의를 열고 전쟁과 폭력, 양극화, 공동체 분열과 개인주의, 인공지능(AI)의 영향력 확대 등 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과제 전반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교황 즉위 후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회의에는 전 세계 추기경 178명이 참석했다. 교황은 26일 교황청 바오로 6세홀에서 전한 개회 연설에서 “여러분 중 많은 이들이 전쟁과 폭력, 사회적 또는 종교적 양극화로 얼룩진 땅에서 왔지만, 우리 중 그 누구도 우리 사회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형태의 갈등과 억압, 분열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로 이번 회의를 소집한 목적을 언급했다. 아울러 “회칙 「고귀한 인류」가 우리에게 이 시대를 읽어 낼 몇 가지 소중한 열쇠를 제공해 준다”며 「고귀한 인류」에서 교회의 과제를 풀어갈 지혜를 발견할 것을 당부했다. 첫날 오전 10개 그룹으로 나뉜 추기경들은 원탁에 둘러앉아 사회와 공동체에서 심화되는 양극화, 노인과 청년층 모두가 겪는 외로움, 개인주의 문제를 핵심 주제로 논의했다. 추기경들은 특히 양극화 현상은 현대사회에 정치적 긴장과 폭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공존을 저해하고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 폭력을 증가시켜 개인적인 적대감과 공격성, 나아가 국제적인 전쟁과 분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추기경들은 교회가 ‘어머니’이자 ‘환대하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사명을 강조하면서 “교회는 인간 존엄성, 화해, 공동선을 위해 권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할 소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기경들은 ‘권력의 문화와 사랑의 문명’을 주제로 「고귀한 인류」 제5장을 성찰했다. 이 자리에서 가톨릭교회 전통 안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온 ‘정당한 전쟁론’이 오히려 불의한 전쟁을 정당화시키는 논리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고귀한 인류」에 나타난 전쟁과 정당방위에 대해 설명하며, “정당방위 개념이 지나치게 넓게 해석되거나 선제공격과 과도한 군사개입을 정당화하는 형태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둘째 날에는 「고귀한 인류」가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AI의 발전과 그로 인한 극단적 개인주의 현상에 주목했다. 추기경들은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파멸을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도시를 재건하는 건축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추기경들은 AI가 사람을 단순한 숫자와 통계로 전락시키지 않는 동시에 인류의 공동선을 향하도록 어떻게 유도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추기경들은 시노달리타스 실현, 성직주의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토론했다. 27일 오후 교황청 시노드홀에서 열린 마지막 회의에 모인 추기경들은 교회 지도자와 하느님 백성은 비록 방식은 다르지만 성령께서 교회에 말씀하시는 바를 식별하는 일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유했다. 또한 신자들에게 복음적이면서 성직 중심주의를 탈피한 사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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