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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종교] 개신교, 기후위기 대응…몽골에 나무 심는다

개신교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과제로 삼고 몽골의 사막화 지역에 숲을 조성하는 환경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몽골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지구 평균기온이 1.2도 상승하는 동안 몽골의 평균기온은 2.22도 올랐으며, 전체 국토의 78%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2년 이상 지표면 아래의 온도가 섭씨 0도 이하로 유지되는 영구동토층도 지난 40년 동안 약 50%가 사라졌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몽골뿐 아니라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기후와 감염병 확산 위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폭염과 이상 고온 등 기후재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개신교계 단체인 사단법인 ‘나무가심는내일’은 여러 교회와 기업, 시민들과 함께 아시아 사막화 피해 지역에 숲 조성 사업과 주민 돌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설립된 단체는 몽골에 ‘한국교회의 숲’을 조성하고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떠난 기후 난민을 지원하고 있다. 숲 조성을 통해 산림·생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주민들이 삶의 기반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공동체 지원 활동도 펼친다. 단체는 설립 첫해 몽골 투브아이막 바양항가이 솜에 10ha(약 3만 평), 4000그루 규모의 ‘제1 한국교회의 숲’을 조성했다. 이어 현재는 셀렝게 아이막 바양골 솜에 12ha(약 3만6000평) 규모의 ‘제2 한국교회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단체에는 40여 개 교회가 동참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중앙감리교회는 기후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선교 활동을 펼치고자 2025년부터 몽골 나무 심기에 참여했다. 교회는 교인들이 생명을 살리는 선교에 동참할 수 있도록 ‘몽골 나무 심기 작정 헌금’ 봉투를 제작해 헌금을 모으고 있다. 참여자의 이름을 몽골 현지 숲의 표지판에 새겨 나무 심기가 일회성 후원에 그치지 않고 신앙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변재운 나무가심는내일 이사장은 “산업혁명을 거치며 인류가 창조 세계의 질서를 파괴했고, 자연 생태계의 회복력도 무너졌다”며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지속가능한 삶의 기반이 사라지는 가운데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부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창조질서를 보존하는 사명과 선한 청지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인천교구 가톨릭환경연대도 2008년부터 민관 협력으로 몽골에 ‘인천 희망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2026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자원활동단’은 올해 5월 몽골을 방문해 사막화 방지림 조성 활동과 한·몽 합동 나무 심기를 진행했다.

발행일 2026-08-16 제3503호 13면

광주 은혜학교, ‘환경교육 우수학교’ 지정

광주대교구 은혜학교가 지체장애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생태·환경교육 성과를 인정받아 ‘2026년 환경교육 우수학교’로 지정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 22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2026년 환경교육 우수학교 지정서 수여식’을 열고 은혜학교를 포함한 전국 5개교를 우수학교로 새롭게 지정했다. 올해 지정된 5개교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21개교가 우수학교로 지정됐다. 환경교육 우수학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 환경교육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를 지정하는 제도다. 특수학교가 환경교육 우수학교로 지정된 것은 2022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있는 은혜학교는 사립 특수학교로, 사랑의 씨튼 수녀회가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장벽 없는 실천, 경계 없는 성장, 무장애 탄소중립 이음학교’를 비전으로 삼고 지체장애 학생의 신체적 특성과 발달 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생태·환경교육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국 특수학교 최초 수소 통학버스 도입과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무장애 친환경 높임텃밭 운영, 포용형 자원순환 프로그램 등이 우수사례로 인정됐다. 환경교육 우수학교는 3년간 지정 지위를 유지하며 포상금 1000만 원과 우수환경도서, 교구 등 환경교육 교보재를 지원받는다. 이영삼(스테파노) 은혜학교 교감은 “기후위기 등 여러 환경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특수교육 현장에서도 환경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선화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학생들이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8-16 제3503호 17면

“모두가 함께하는 WYD 향해”… 서울 도심서 열린 가톨릭문화박람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향한 여정이 교회 밖 시민들에게도 한 걸음 가까워졌다.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8월 8일부터 이틀간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2026 가톨릭문화박람회’를 열었다. 박람회는 서울 WYD를 준비하며 남녀 수도회와 평신도 사도직 단체의 다양한 영성과 사명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대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박람회에는 48개 수도회와 9개 신심·사도직 단체 등이 참여해 자신들의 영성과 활동을 소개하고, WYD의 핵심 가치인 ‘진리, 사랑, 평화’를 주제로 한 레이어드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한국 순교 복자 가족 수도회는 순교 신앙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회는 종신서원 때 착용하는 베일을 직접 써 볼 수 있도록 했다. 프란치스칸 가족 수도회도 주사위를 활용해 ‘7개의 탐욕’을 무너뜨리는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문화체험존에서는 묵주 팔찌와 나노 블록 십자가 만들기, 타투 스티커와 캘리그래피 등 남녀노소가 가톨릭 문화와 신앙을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열렸다. 보케이션 카페에서는 청년들이 수도자들과 마주 앉아 신앙과 성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강당에서는 수도회와 청년 공동체가 밴드 연주와 중창, 무용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였다. 유효정(세라피나·서울대교구 쑥고개본당) 씨는 “한국이 가톨릭 국가가 아닌데도 서울에서 WYD가 열린다는 것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며 “국적과 인종, 성별에 상관없이 오로지 하느님의 자녀라는 이름으로 함께 즐기고, 각자가 이 안에서 하느님의 작은 나라를 세우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덕수궁을 찾았다가 우연히 박람회를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행사에 관심을 보였다. 키로 켄톱 씨는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무언가를 믿고 그 믿음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좋아하는데 오늘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며 “많은 친구에게 내년에 WYD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다”고 전했다. 박람회 시작에 앞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와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화해 공원’ 축복식을 거행했다. 화해 공원에는 화해의 길과 야외 고해소, 평화의 비둘기 메시지 카드를 매단 평화의 나무 등이 마련됐다. 특히 야외 고해소는 내년 WYD에서 운영할 ‘화해 공원’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선보였다. 정순택 대주교는 “박람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서울 WYD를 더욱 친숙하게 알리고, 신자들에게는 모두가 함께 준비하고 이뤄 가야 할 교회의 숙제임을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화해 공원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을 찾는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하며 마음에 평화와 새로운 희망을 얻고 돌아가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8일 최고기온이 36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조직위는 얼음물을 제공하고 무더위 쉼터와 의료팀을 배치하는 등 박람회 참가자와 봉사자들의 안전 관리에도 힘썼다.

발행일 2026-08-16 제3503호 3면

농촌 덮친 ‘기후 양극화’…갈라지는 논바닥에 타들어 가는 농민의 마음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전까지는 비가 와야 해. 비 안 오믄 다 타고 없어. 근디 또 영남 지방만 비가 안오네. 다른 데는 비가 너무 많이 와가 그라고. 여긴 장마도 없어. 덥기만 더 덥고.” 7월 31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부산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이하 우리농) 언양분회 황자야(프란체스카·85) 씨는 달력을 바라보며 허탈하게 말했다.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에 기온은 섭씨 32.5도까지 치솟았다. 비가 내리지 않은 지 한 달 가까이 되면서 논과 밭은 물론 길까지 바싹 말라 흙먼지만 풀풀 날렸다. 황 씨가 매일 새벽 5시부터 아들과 함께 돌보는 고추는 말라 비틀어지기 직전이었다. 다른 사람의 논농사를 대신 지어 주는 영농 대행 논도 바닥이 쩍쩍 갈라져 있었다. 황 씨는 “개울과 가까운 논은 양수기로 물을 대 그나마 자박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그 물도 하루 이틀이면 다시 바싹 마른다”고 호소했다. 같은 장마철이었지만 지역별 날씨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중부지방에는 많은 비가 내린 반면,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등 남부 지방에는 폭염과 가뭄이 이어졌다. 이른바 ‘기후 양극화’가 나타난 것이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7월 기후 특성’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에는 353.8㎜의 비가 내렸다. 반면 부울경의 강수량은 68.0㎜로 평년 304.7㎜의 21.9%에 불과했다. 지역별 강수량이 크게 엇갈린 것은 정체전선이 주로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친 반면, 남부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폭염과 폭우, 가뭄이 한 시기에 공존하는 기후 양극화의 배경에는 지구온난화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량이 늘어나 집중호우의 강도는 커지고, 비구름이 형성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심해진다.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공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와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지역 내 관리 저수지 82곳의 유효저수율(저수량 가운데 실제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의 비율)은 42.5%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울산의 주요 식수원인 회야댐의 유효저수율도 7월 30일 기준 25.6%로 떨어졌다. 황 씨는 농작물이 더위와 가뭄에 타들어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두렵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벼가 자라는 시기에 비가 제대로 내리지 않은 데다, 가을에는 오히려 많은 비가 내려 쌀알이 제대로 여물지 못했다. 결국 정상적인 쌀보다 알이 잘고 부서진 싸라기쌀이 많이 나왔다. 언양분회 소속 농민들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논에 우렁이를 넣어 잡초를 제거하는 친환경 농법으로 벼를 재배한다.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후변화로 싸라기쌀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로 농촌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지만, 황 씨는 생명을 살리는 농업의 뜻을 놓지 않았다. 황 씨는 “생명을 살리고 먹여 살리는 농업이 우리농이 지향하는 생명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비가 내려 좋은 쌀을 거두고, 그 ‘생명의 쌀’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8-16 제3503호 17면

박현동 아빠스 “핵발전 확대 멈추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한국교회가 핵의 위험을 넘어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탈핵 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8월 15일자로 ‘핵무기도, 핵발전소도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향하여’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거부하며, 핵발전소를 신규로 건설하려는 계획과 수명 연장 시도는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아빠스는 6월 말 한일탈핵평화순례단이 합천 원폭피해자복지관을 찾아 국내의 원폭 희생자들과 후손들을 만났던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들은 식민지 지배와 강제 동원, 핵폭탄 투하에 따른 피폭 후유증과 빈곤, 사회적 차별이라는 겹겹의 고통을 겪었다”며 “핵무기와 핵발전은 방사성 물질이 남기는 장기적 위험, 피해의 비가역성, 특정 지역과 미래 세대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공통된 윤리적 질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박 아빠스는 정부의 신규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두 차례의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실시하였지만, 핵발전소의 부지 선정, 건설 비용, 송전망 갈등, 사고 위험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대안 시나리오까지 국민에게 균형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충분한 사회적 숙의 과정을 거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아빠스는 전 세계에서 상업용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약 31개 정도라며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 중심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인류와 생태계의 수많은 생명을 포함한 전 지구적인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며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상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탈핵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한국 천주교회가 기도하며 함께하겠다고”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 전문. 핵무기도, 핵발전소도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향하여 “그러나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2베드 3,13) 지난 6월 말, 한국 천주교회와 일본 천주교회의 한일탈핵평화순례단은 합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아 국내의 원폭 희생자들과 그 후손들을 만났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강제징용과 여러 사유로 일본에 거주하던 조선인 중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피폭된 이들은 약 1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합천 출신이었습니다. 이들은 식민지 지배와 강제 동원, 핵폭탄 투하에 따른 가족의 죽음, 피폭 후유증, 빈곤과 사회적 차별이라는 겹겹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또한 고 김형률 씨가 세상에 알린 것처럼, 피폭자 후손들도 피폭과의 관련성이 의심되는 여러 질환과 장애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 인과관계가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의 고통과 장기적인 조사·지원의 필요성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위험과 부담이 특정 지역의 주민과 힘없는 이들,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핵발전소 인근 지역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 지 15년이 지나도 귀환곤란구역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많은 주민의 삶은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핵무기와 핵발전은 방사성 물질이 남기는 장기적인 위험, 사고와 전쟁·테러 상황에서의 취약성, 피해의 비가역성, 그리고 그 부담이 특정 지역과 미래 세대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공통된 윤리적 질문을 제기합니다. 현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6년 신규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 실증설비 1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두 차례의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실시하였지만, 핵발전소의 부지 선정, 건설 비용,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송전망 갈등, 사고 위험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대안 시나리오까지 국민에게 균형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충분한 사회적 숙의 과정을 거쳤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산업단지의 확충이 국가 안보와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기 시작했지만, 동시에 전력과 물 부족, 국가균형발전 전략 등은 각 시민의 현재와 미래의 삶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상업용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약 31개 정도입니다. 독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에너지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2023년 마지막 핵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여 탈핵 국가가 되었습니다. 2024년 세계에서 새롭게 확충된 발전설비 용량의 92.5%는 재생에너지였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6년 미국에서 추가될 예정인 대규모 전력 설비 용량 가운데 태양광이 약 51%, 에너지 저장 장치(ESS)가 약 28%, 풍력이 약 14%를 차지합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에너지 신규 투자는 태양광과 풍력, 저장장치와 전력망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이미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계를 전환하고 있음을 우리도 직시해야 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참화가 끊이지 않는 시대에 핵무장 또는 핵사용을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핵무기가 남긴 신체적·정신적·사회적 피해와 빈곤, 차별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또한 사고 위험과 고준위 폐기물의 장기적 부담, 긴 건설 기간과 지역 간 불평등 때문에 지속가능한 사회에 적합한 에너지원이 될 수 없습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신규 대형 핵발전소가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2037년 이후이고, 핵폐기물 영구 처분장 운영도 2060년 이후에 가능합니다. 우리는 생명 중심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인류와 생태계의 수많은 생명을 포함한 전 지구적인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기후위기를 일으킨 성장과 소비 중심의 사회에서 벗어나야 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거부하며, 핵발전소를 신규로 건설하려는 계획과 설계수명을 넘긴 핵발전소의 계속 운전, 이른바 수명 연장 시도는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대를 이어 피폭의 고통을 호소하는 피폭자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핵발전소와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건강과 삶의 터전, 정당한 권리를 보호해야 합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것이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와 피폭 희생자들이 우리에게 알려 주는 교훈입니다.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상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탈핵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한국 천주교회는 기도하며 함께하겠습니다. 2026년 8월 15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 현 동 아빠스

입력일 2026-08-13

[인터뷰] 바보의나눔에 3000만 원 기부한 ‘철가방요리사’ 임태훈 씨

“누구나 상처는 있어요. 다만 결이 다를 뿐이죠.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힌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 벽을 어른들이 깨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2024년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철가방요리사’로 출연해 이름을 알린 중식 셰프 임태훈(마르첼리노) 씨가 7월 23일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에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써 달라며 3000만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판매한 ‘철가방요리사 임태훈 셰프의 짬뽕’ 밀키트 수익금의 일부다. 임 씨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등 여러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서울 종로구에서 중식당 ‘도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Ironbagman)을 통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이들을 찾아가 음식을 대접하는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임 씨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혼자가 아니며 주변에 응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자립준비청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그는 “그들이 중요한 성장기에 혼자라고 느끼면 스스로 단단한 벽을 쌓고 그 안에 숨어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주로 할머니와 살았던 임 씨는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에 방황하며 집을 나가기도 했다. 신문과 전단을 배달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정서적·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경험은 임 씨가 자립준비청년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바탕이 됐다. 힘든 시절마다 임 씨에게 손을 내밀어 준 어른들이 있었다. “신앙에 진 빚이 많다”는 그는 “힘들 때 성당에서 많이 울며 버텼고,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유아세례를 받은 그는 한때 사제를 꿈꾸기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아버지 역할을 대신한 대부는 생필품과 용돈 등을 지원했다. 당시 서울대교구 아현동본당 보좌였던 이승구(안드레아) 신부도 복사단 회비를 비롯해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보태며 힘을 실어줬다. 임 씨는 “어릴 때는 도움받는 일이 창피하고 부끄러웠지만, 사회에 나와 돌아보니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고 전했다.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돌려주고자 보육원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는 장애인 복지시설에서도 봉사했다. 2025년 경북 산불 때도 현장을 찾아 봉사하는 등 ​그동안 남몰래 전한 기부금만 1억 원에 이른다. 임 씨는 나눔이 반드시 시간과 돈에 여유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눔은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에 와닿을 때 가능해요. 나의 작은 희생으로 주변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도 나눔을 이어 갈 거예요.”

발행일 2026-08-02 제3502호 21면

[순례, 걷고 기도하고] 전주교구 여산순교성지

전북 익산시 여산면은 인구 30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다. 그러나 곳곳에는 1868년 무진박해 당시 신자들이 겪은 박해와 순교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당시 인근 지역 곳곳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던 신자들은 여산으로 끌려와 가혹한 형벌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순교자만 김명언(안드레아), 김흥칠(마티아), 오윤집(타대오) 등 23명, 무명 순교자도 적지 않다. 이들의 순교터를 따라 조성된 전주교구 여산순교성지 ‘진복팔단길’은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며 하늘나라의 참행복을 소망한 순교자들의 영성을 묵상하는 길이다. 여산성당에서 출발해 감옥터와 백지사터, 숲정이성지 등 일곱 순교터를 잇는 길에서 순교자들이 고통 속에서도 놓지 않았던 참행복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참행복’ 증언한 형장 ‘숲정이’ 여산성당에서 북서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여산천 변에 자리한 전라북도 기념물 제125호 ‘여산숲정이성지’에 닿는다. 성지 입구 중앙에는 피에타상이 세워져 있고, 제대 뒤편 돌벽에는 십자가의 길 14처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제대 왼쪽에는 십자 순교 기념비, 오른쪽에는 예수성심상이 자리한다. ‘숲정이’는 ‘마을 가까이에 있는 숲’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지금은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조선시대 이곳은 신자들을 처형하던 형장이었다. 당시 여산은 도호부 관아와 군영이 자리한 행정·군사 중심지로, 고산과 금산, 진산, 용담 등 인근 지역에서 붙잡힌 신자들이 모두 이곳으로 끌려왔다. 숲정이에서는 참수형이 집행되거나, 다른 곳에서 처형된 신자들의 시신이 버려지기도 했다. 고산 넓은 바위골에서 신앙 공동체를 이루며 살던 김성첨(토마스)을 비롯한 신자 17명도 무진박해 때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김성첨의 집안에서는 3대에 걸쳐 모두 6명이 순교했다. 김성첨은 감옥에서 고통받는 신자들에게 “천당진복을 누리려는 사람이 이만한 고통을 참아 받지 못하겠습니까? 감심(感心)으로 참아 받읍시다”라고 말하며 용기를 북돋웠다고 전해진다.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신앙을 지킨 이들의 모습은 숲정이가 단순한 처형터가 아니라, 하늘나라의 참행복을 함께 증언한 자리였음을 보여 준다. 참혹했던 순교의 자리…백지사터와 옛 관아 성당 바로 옆 좁은 골목을 따라 걸으면 ‘백지사터’에 닿는다. 백지사(白紙死)는 얼굴에 물을 뿌린 뒤 한지를 여러 겹 붙여 질식시키는 형벌로, ‘도모지사(塗貌紙死)’라고도 불렸다. 이곳에는 십자가상과 십자가의 길 14처, 당시 신자가 백지사로 순교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이 자리하고 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감내해야 했던 순교자들의 고통이 무겁게 다가온다. 인근에는 조선시대 여산도호부사가 업무를 보던 여산동헌이 있다. 동헌 마당에는 흥선대원군 집권기에 세워진 척화비가 남아 있어 당시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 백지사터 아래는 도호부사가 풍류를 즐기고 병사들이 활쏘기를 연습했다는 ‘기금터’다. 남자 신자들에게 활을 쏘고, 여자 신자들은 연못에 밀어 넣어 죽였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평범한 마을 길을 따라 순교터를 하나씩 마주하다 보면 여산의 박해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마을 곳곳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역사임을 실감하게 된다. 여산 장터와 배다리, 뒷말에도 순교의 흔적이 남아 있다. 장터에서는 참수한 신자의 머리를 나무에 매달았고, 배다리에서는 신자들의 손발을 묶고 물에 빠트려 수장시켰다. 여산천 건너편 군인아파트 일대는 뒷말 순교터로 알려져 있다. 박해 당시 이곳까지 장터가 이어져 있었으며, 나뭇가지에 신자들의 목을 걸어 숨지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순교터 굽어보는 ‘하늘의 문 성당’ 여산성당은 여산면 일대 일곱 순교터를 굽어보는 언덕 위에 자리한다. 순교자들이 하늘나라로 향한 길을 상징한다는 뜻에서 ‘하늘의 문 성당’이라고 불린다. 성당으로 오르는 계단 옆 잔디밭에는 정미연(아기 예수의 데레사) 작가가 청동으로 제작한 십자가의 길 14처가 조성돼 있다. 여산 순교자들이 겪은 갖가지 형벌과 순교의 고통을 표현한 작품이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본당 주보인 ‘순교자의 모후’ 성모상이 순례자를 맞는다. 두 손이 묶인 듯한 모습은 고통받는 순교자들과 함께하는 성모 마리아를 표현한다. 순교자들의 길에 끝까지 동행하며 위로를 건네는 성모님의 사랑을 떠올려 본다. 순교로 증언한 믿음 ‘성소의 못자리’로 이어져 여산 순교자들은 옥중에서도 함께 기도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모진 고문과 굶주림을 견뎠다. 김성첨의 권면에 힘을 얻은 신자들은 아침기도와 저녁기도를 소리 높여 바쳤고, 그 기도 소리가 감옥 밖까지 들렸다고 한다. 이들이 순교로 증언한 믿음은 박해가 끝난 뒤에도 이 일대 신앙공동체의 삶 속에 뿌리내렸다. 성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성치골 교우촌과 공소는 박해가 한창이던 19세기 중반부터 신자들이 모여 살며 신앙을 지켜 온 마을이다. 전주교구 제3대 교구장 고(故) 김현배(바르톨로메오) 주교와 제7대 교구장 이병호(빈첸시오) 주교, 제8대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를 비롯해 많은 사제와 수도자를 배출해 ‘성소의 못자리’로 불린다. 여산본당 주임 이정현(루카) 신부는 “많은 순례자가 여산을 찾아 순교자들의 신앙을 되새기길 바란다”며 “순교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보존할 수 있도록 관심과 기도,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순교자들이 서로를 붙들며 지켜 낸 믿음은 성치골 교우촌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산의 순교터를 걷는 길은 그 믿음이 남긴 흔적과 열매를 되새기는 순례다. ◆ 순례 길잡이(여산성당) - 주소: 전북 익산시 여산면 영전길 14 - 미사: 주일 오전 10시30분 월·수~토 오전 11시 화 오후 7시30분 - 문의: 063-838-8761 성당 사무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13면

[인터뷰] ‘에코홀더’ 전도사 조성현 씨…“나만의 컵홀더로 환경 지켜요”

“이제는 값비싼 물건이 아니라 친환경 실천을 ‘플렉스(Flex)’할 때입니다. 내가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당당하게 보여줄수록 더 많은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한성대학교 창의융합대학 교수로 12년간 후학을 양성하다 올해 초 정년 퇴임한 조성현(대건 안드레아·서울대교구 대흥동본당) 씨는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는 다회용 컵홀더 ‘에코홀더’를 직접 제작해 지인들에게 나누고 있다. 조 씨가 일회용 컵홀더에 주목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다. 집에서 음료를 마신 뒤 버리지 않고 모아 둔 컵홀더가 불과 며칠 만에 수북이 쌓이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 조 씨는 “컵홀더 하나는 사소해 보이지만 많은 사람이 음료를 마실 때마다 반복해서 사용하면 상당한 양의 폐기물이 발생한다”며 “환경 보호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 작은 물건 하나를 다시 사용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회용품의 사용이 폐기물을 늘리고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이를 줄이는 실천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이유를 ‘불편함’에서 찾았다. 그리고 이 불편을 덜기 위해 작고 가벼워 가방에 달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다회용 컵홀더를 구상했다. 에코홀더 구상에는 오랫동안 광고업계에서 일하며 쌓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 광고대행사에서 공공 캠페인과 인식 개선 광고를 주로 제작해 온 조 씨는 TV와 신문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방식이 인식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에코홀더는 평소에는 열쇠고리(키링)처럼 가방에 달고 다니다가, 음료를 구입할 때 쉽게 꺼내 사용할 수 있다. 귀여운 장식품으로 가방을 꾸미는 최근 문화를 활용하되,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실용성과 환경적 의미를 함께 담았다. 조 씨는 에코홀더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강조하는 생태적 책임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신앙적 가르침이 선언에만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에코홀더를 가방에 달고 다니는 모습 자체가 환경을 생각한다는 마음을 드러낼 수 있고, 이를 본 다른 사람의 관심과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에코홀더에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홍보의 의미도 더했다. 서울 WYD 조직위원회 승인을 받아 공식 로고를 새긴 에코홀더를 제작한 것이다. 에코홀더를 가방에 달고 다니거나 사용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WYD를 알리는 ‘움직이는 홍보물’이 된 셈이다. 조 씨는 “에코홀더를 사용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직접 WYD를 알리는 홍보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WYD가 끝난 뒤에도 해외 청년들이 고향에서 에코홀더를 계속 사용한다면 서울 WYD의 기억과 생태적 메시지가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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