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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기자

lala@catimes.kr

[새 성당 봉헌 축하합니다] 마산교구 창원 가음동본당

마산교구 창원 가음동본당(주임 이창섭 아우구스티노 신부)은 10월 1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정로 17 현지에서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2024년 9월 1일 재건축 기공 축복식 후 2년여 만인 올 6월 완공된 새 성당은 대지면적 1286㎡, 연면적 2592㎡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세워졌다. 신자들은 성당이 완공되기까지 인근 상가 건물 지하에 마련된 임시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새 성당 건축에 물심양면 노력해 왔다. 산업 개발로 급격한 도시 팽창이 이뤄지던 1977년 본당으로 승격된 가음동본당은 양곡·반송·사파동·대봉동본당 등을 분가시키며 ‘창원공단의 어머니 성당’으로 불려 왔다. 2012년 가음 제4구역 재건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성당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 처했고, 지역 재건축조합과의 갈등으로 법정 소송에 휘말리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기도와 연대로 극적 타결을 이뤄낸 2023년 10월, 본당과 재건축조합은 ‘상생 발전 협약식’을 가지며 협력을 다짐했다. 봉헌식을 맞아 발간한 「가음동성당 포토북 - 신앙의 기억에서 새로운 성전까지」에서 주임 이창섭 신부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 기억하겠습니다”라 인사를 전했고, 이훈(모이세) 본당 사목회장은 “폭풍우처럼 거세게 휘몰아쳤던 격랑의 세월이 성전 건축의 완성으로 따스한 햇살이 되어 우리 공동체 전체를 포근히 감싸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10-18 제3511호 5면

마산교구, AI 시대 ‘인간 존엄 수호’ 가톨릭 복지 역할 모색

산업화 시기 여성 노동자들의 쉼과 배움터로 출발한 마산교구 가톨릭여성회관이 개관 5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시대의 역할을 모색했다.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도 사람과 관계를 중심에 두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지역사회의 거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가톨릭여성회관은 9월 2일 강당에서 개관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인공지능(AI) 시대, 사회적 약자의 존엄과 참여’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교구 사회복지시설협의회 및 지역 복지시설 관계자와 신자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는 기조강연에서 ‘인간 존엄’에 대해 역설했다. 이 주교는 “가장 소외된 이들을 어떻게 AI 안에 포함시키는가가 우리의 인간성을 드러내는 잣대가 된다”며 “기술 혁명의 설계와 관리는 우리에게 달려 있으니, 사람을 우선에 두며 기술이 우리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 그 진화를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화시대 여성인권운동과 지역연대활동을 통해 본 회관의 역할’ 주제 발제에서 강인순 교수(전 경남대 사회학과)는 “당시 1만여 명이 넘는 여성 노동자들이 마산수출자유지역에서 일하고 있었고, 고향을 떠나온 이들의 쉼과 교육을 위해 여성회관이 설립됐다”면서 “50년 전 산업화의 그늘에 있던 여성노동자의 삶을 일으키고 지역 여성·시민운동의 한 축을 만든 여성회관은, AI 시대에도 기술보다는 사람, 효율보다는 인간의 존엄, 고립보다는 관계성에 중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원식 교수(경남대 사회복지학과)는 ‘소외계층 사람들의 현주소와 지역사회의 대응 방향’ 주제 발제에서 “여성회관은 주민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신뢰의 문, 제도에 닿을 때까지 함께 걷는 동행자, 고립된 사람을 이웃과 연결하는 관계의 플랫폼,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바꾸는 시민 사회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현주 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초고령화·저출산에 따른 사회복지의 방향과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며, 여성회관이 앞으로 ▲세대 간 연대 강화 ▲공동체 돌봄 확대 ▲기술 기반 스마트 복지 인프라 도입 등을 통해 변화하는 복지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승언 신부(토마스 아퀴나스, 마산교구 AI위원회 위원장)는 ‘AI 시대 인간다움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장소로서 여성회관의 역할’을 주제로 네 번째 발제를 맡았다. 이 신부는 “50년 전 가톨릭여성회관이 공장에서 돌아온 소녀들을 위한 곳이었다면, 오늘은 AI 앞에서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의심하게 될 이들,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운 노동자, 기술을 따라잡지 못해 소외되는 노인과 이주민, 알고리즘의 평가 대상으로만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한 자리여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여성회관은 심포지엄에 이어, 10월 23일 ‘민들레 축제’와 함께 5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창립자 하 마리아 선생 다큐멘터리를 제작, 10월 24일 오후 4시 창원더시티 CGV에서 상영한다.

발행일 2026-09-13 제3507호 6면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경남 거제 수해 현장 방문… 복구 지원책 논의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가 8월 19일 경남 거제 수해 현장을 방문했다. 교구 기획관리국장 이정근(요한) 신부와 사회복지국장 이주형(예로니모) 신부도 동행해 현장을 둘러보며 지원책을 논의했다. 이 주교는 지하층 전체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은 장평성당(주임 김용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과 산사태로 성지 곳곳이 심하게 파손된 순교자 윤봉문 요셉 성지(담당 최태준 필립보 신부), 침수 피해를 입은 지세포성당(주임 이재호 베드로 신부) 등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직접 살피는 한편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피해 현장에서는 사제와 신자들이 침수된 성당과 시설을 정리하며 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역 전체가 수해를 입은 상황에서 별도의 지원 인력을 기다리기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직접 복구에 나섰다. 이들은 성당 내부로 유입된 물과 토사를 제거하고 바닥과 벽면을 정리하는 한편 시설물과 신자 가정의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이재호 신부는 “자택에 침수 피해가 있음에도 새벽 5~6시에 성당으로 뛰어와 함께 물을 퍼냈던 신자들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덕분에 성당은 큰 문제 없이 빠르게 복구되었고, 또 힘을 모아 피해를 입은 다른 이들을 돕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거제에는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9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와 주택·도로 침수, 정전 등 지역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17일 오전 1시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비가 내려 1972년 거제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시간 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시간이 바닷물 만조와 겹치면서 피해는 더 커졌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에 우수관 역류가 겹치면서 가정과 상가 다수가 침수됐다. 교구는 수해 발생 직후부터 발 빠르게 기관 단체와 신자들의 피해 상황을 수합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장승포성당은 뒤편 담장이 무너지면서 승합차 2대가 파손됐고, 옥포‧고현성당 역시 성당과 지하 공간이 침수됐다. 순교 복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의 딸 유섬이 묘소 또한 산사태로 진입로가 크게 파손돼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를 전한 이 주교는 “많은 분이 피해를 입은 참혹한 현장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교구 차원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전했다. ※피해 접수 및 문의 055-249-7000 마산교구 ※성금 계좌 농협 351-1196-2083-23 (재)마산교구천주교유지재단

입력일 2026-08-21

경남 거제 기록적 폭우에 성당 잇단 침수·시설 피해

경남 거제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마산교구 거제지역 성당과 교회 사적지에도 침수와 시설물 파손 등 피해가 잇따랐다. 마산교구는 현재까지 파악된 성당 피해에 이어 신자 가정의 피해 상황도 추가로 수합할 예정이다. 교구가 파악한 거제지역 피해 현황에 따르면, 거제시 소재 7곳 성당 다수가 침수됐다. 장평성당은 지하층에 물이 가득 차는 피해를 입었다. 물이 차오른 규모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소방차 등 외부 지원을 요청한 상태지만,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세포성당 역시 지하 강당과 보일러실, 로비가 침수됐다. 정전으로 배수펌프까지 작동하지 않아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세포본당 관할 예구공소가 있는 마을은 진입로가 통제돼 한때 고립됐지만, 공소 자체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승포성당에서는 성당 뒤편 담장이 무너지면서 본당 승합차 2대가 파손됐다. 강당과 회합실도 일부 침수됐다. 침수된 공간의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물에 젖은 바닥 타일의 추가 손상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옥포성당에서는 지하창고에 물이 들어와 보관 중이던 물품 일부가 젖었다. 피해는 비교적 경미해 물품을 밖으로 옮기는 등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현성당도 1층 일부와 성전 내부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성전 바닥이 물에 젖으면서 데코타일이 들뜨는 등 추가 손상 가능성이 있어 복구와 함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순교자 윤봉문 요셉 성지도 피해를 입었다. 성지 경당과 식당에 누수가 발생했으며, 로사리오의 길 일부도 산사태로 유실됐다. 순교복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의 딸 유섬이 묘소로 들어가는 진입 다리도 산사태로 파손됐다. 다행히 묘소 자체에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피해는 사흘간 거제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0시부터 17일 오후 4시까지 거제의 누적 강수량은 907㎜에 달했다. 특히 17일 오전 1시32분부터 한 시간 동안 124.5㎜가 내려 1972년 거제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시간 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제 곳곳에서는 산사태와 주택·도로 침수, 정전 등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오전 옥포동에서는 산사태가 아파트를 덮쳐 주민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거제지역 2100여 세대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도로 유실과 침수로 주민 구조와 대피도 이어졌다. 지역 전체에 주택 침수와 산사태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만큼 신자 가정에서도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교구 차원에서 수합된 신자 가정 피해 현황은 없다. 마산교구는 각 본당의 시설 피해와 함께 신자 가정 피해 등 추가 피해 상황을 수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교회 피해 규모는 추가 집계 이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접수 및 문의 055-249-7000 마산교구

입력일 2026-08-18

“세 지붕 한 가족 ‘사랑방’ 탄생”…마산교구 성가정본당 ‘마리아홀’ 축복

마산교구 성가정본당(주임 임성진 요한 세례자 신부)이 세 곳의 공동체가 함께 사용할 다목적공간을 마련하며 사목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본당은 6월 28일 경남 사천시 서포면 구평1로 28 현지에서 다목적공간 ‘마리아홀’ 축복식을 열었다. 마리아홀은 취사 시설을 갖춘 165㎡ 규모의 단층 건물로, 8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앞으로 본당 행사와 교육, 신자들의 친교 모임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신자 1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 감사미사와 축복식으로 진행됐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마리아홀은 단순히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 빛의 자녀의 공간, 즉 환대하는 사람이자 새로워지는 사람이며 다가가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면서 “이곳에서 자비와 겸손, 찬미와 평화 그리고 애덕이 샘솟을 수 있도록 주님의 도우심을 청하자”고 말했다. 성가정본당이 ‘세 지붕 한 가족’의 모습을 갖춘 것은 2007년부터다. 당시 마산교구는 농어촌·공소 지역 사목 강화와 흩어진 공소 공동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선교본당 3곳을 지정했다. 서포·곤양·봉계공소를 서포선교본당(2007년)으로, 안의·위천공소를 안의선교본당(2008년)으로, 생림·한림공소를 생림선교본당(2009년)으로 통합한 것이다. 이는 한 명의 사제가 여러 공소를 ‘하나의 공동체’로 돌보며 활성화를 이끌어보려는 사목적 고민에서 비롯됐다. 본당과 소속 공소로 운영되는 일반적인 형태와 달리, 각각의 공동체가 동등한 위치에서 연합하는 방식을 모색한 점도 특징이다. 2023년 서포선교본당에 부임한 임성진 신부는 공동체 화합을 위해서는 함께 어울릴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15년간 청년성서모임을 이끌고 현재 교구ME 대표신부 등을 맡고 있는 사목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피정과 신앙교육 등을 꾸준히 마련했다. 신자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열린 다양한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탔고, 출신 공소와 관계없이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시작했다. 주일미사 참여자도 80여 명에서 100여 명으로 늘었다. 2024년 서포선교본당은 성가정본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서포·곤양·봉계라는 지역명을 내려놓고, 세 공동체가 하나로 화합하자는 뜻을 담았다.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통합사목회’도 꾸렸다. 공동체가 하나로 힘을 모으면서 오랫동안 미뤄졌던 공간 마련 논의도 속도를 냈다. 그동안 식당 겸 교육관으로 비닐하우스를 사용해 온 본당은 신자들의 농수산물 판매와 모금 활동으로 기금을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노후화된 곤양성당 리모델링과 마리아홀 건립을 이뤄냈다. 임 신부는 “단체 모임을 가질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는 것이 시골 상황이기에 타본당 신자들도 문의를 많이 주신다”면서 “많은 분의 도움으로 완공된 곳인 만큼 ‘열린 공간’으로 꾸려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발행일 2026-07-05 제3498호 5면

‘12번째 성경필사’ 마산교구 하동본당 이진기 씨 “모든 순간 묵묵히 쓰며 기도했죠”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필사합니다. 매번 새롭게 느껴지니, 빠져들어 매일 쓰게 되더라고요.” 한 번 읽기도 힘든 성경을 12번째 필사하고 있는 이진기(토마스 베케트‧78·마산교구 하동본당) 씨에게 필사는 ‘습관’이다. 하루라도 쉬면 마음이 불편하다. 11번째 필사를 끝낸 건 지난 5월 20일. 책으로 묶는 작업을 하며 21일을 보내고, 22일 12번째 필사를 위해 다시 성경을 펼쳤다. 이 씨가 신앙생활을 시작한 건 첫 아이를 가지면서다. 임신 중이던 아내 김수열(안젤라‧76) 씨와 함께 교리를 배웠고, 첫째 동진(안셀모‧46) 씨가 태어난 뒤 세 식구가 함께 세례를 받았다. 둘째 동주(마르코‧44) 씨가 태어났을 때 부부는 ‘아들이 둘이니, 둘째는 사제가 될 수 있게 잘 이끌어 보자’고 약속했다. 둘째에게서 여느 아이들과 다른 점이 보이기 시작한 건 돌 무렵. 하루 종일 벽만 바라보고,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부부는 청력 문제라 생각해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대학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중증 지적장애와 자폐였다. 한 살 정도의 정신연령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아내도 저도 몇 년 동안 웃을 수 없었습니다.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신앙이 없었다면 우리 가족, 버틸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김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둘째 곁을 지켜야 했다. 부부가 집에만 머물던 그 무렵,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과 이웃 신자들, 수녀와 신부들이 차례로 찾아왔다. 둘째를 돌봐주고 말을 걸어주는 이들 덕분에 집안에 다시 온기가 돌았다. 부부의 성가정은 자연스레 본당 신자들이 드나드는 ‘사랑방’이 됐다. 그 사랑방에서 첫째 동진 씨가 자랐다. 다섯 살 무렵부터 “내 꿈은 사제”라고 말하던 첫째는 방황 한번 없이 신학교에 입학했다. 아들의 꿈을 들은 날부터 이 씨는 평일미사도 빠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아들이 군에 입대하던 날, 이 씨는 성경 필사를 시작했다. “혼자서 훌쩍 자라 버린 첫째에게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들의 사제서품식 날, 완성한 필사본을 선물로 주고 싶었다. 갑작스러운 해고로 직장을 잃고,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받을 때도 필사를 멈추지 않았다. 쓰고 기도했다. “사제로 잘 살아가게 도와주소서.” 이 씨가 필사하는 동안, 김 씨는 매듭 묵주를 만들며 기도를 보탰다. “아들 신부님 잘 살아가게, 우리 둘째 다치지 않게 돌봐주소서.”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500여 개 묵주를 만들어, 아들의 첫 미사에 참여한 모든 신자에게 전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김 씨는 묵주를 만들고 있다. 이동진 신부가 일본 삿포로에 파견되면서는 작업 속도를 더 높였다. 성물을 구하기 어려운 일본에선 직접 만든 묵주가 귀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필사에는 둘째를 위한 기도도 더해졌다. 40대가 된 지금도 성당 유아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둘째가 언젠가 한 발만 더 바깥세상으로 나오기를 바라며 이 씨는 한 글자 한 글자 종이를 채웠다. 필사가 거듭될수록 기도는 더 넓은 곳으로 향했다. 대자녀를 위해, 아들 신부가 맡은 공동체를 위해 기도했다. 하루 8~9시간, 24년째 꾸준히 이어온 필사. 기도에 기대어 묵묵히 버텨온 그 모든 시간에 대한 훈장처럼, 이 씨의 오른손엔 굳은살이 깊이 배어 있었다. 이 씨는 독자들을 위해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라는 말씀을 추천했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 옵니다. 고통이 지나가고 나면, 그 시간 동안 내 곁에 머무신 하느님을 느낄 수 있죠. 많은 분이 그 사랑을 느끼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발행일 2026-06-21 제3496호 1면

“맹신 금물…AI는 비판적으로 활용해야 할 도구”

한국교회 최초로 교구 내에 ‘AI위원회’를 조직한 마산교구가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AI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책임 있게 활용하도록 돕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 마산교구 AI위원회는 5월 31일 KBS 창원홀에서 ‘AI와 청소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교구 설정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 주일에 맞춰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AI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 세대에 초점을 맞춰, AI의 올바른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AI에 관한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 반포 직후에 심포지엄이 열려 교회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심포지엄에는 교구 내 각 본당 주일학교 학생과 성지여중‧고 학생들, 예비신학생 등 청소년과 교구민 500여 명이 참석했다. 심포지엄 기조 강연은 교황청 AI 연구 그룹의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 을 번역·출간해 국내에 알리고 각종 콘퍼런스에서 AI 윤리 관련 강연을 하며 한국교회 AI 전문가로 평가받는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가 맡았다. 이 주교는 “청소년들은 고도로 복잡한 알고리즘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영혼은 그 복잡함 때문에 가장 소중한 마음의 평화를 너무나 쉽게 잃어버리고 만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복잡한 마음을 비워 내고 복음의 단순함으로 돌아가, 보다 완전한 사랑을 실천에 옮기는 지혜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심포지엄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를 전적으로 의존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인간의 판단과 책임 아래 활용해야 할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AI는 거짓말쟁이?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생성 AI의 함정과 비판적 활용법’ 주제 발표에서 김민호 조교수(한국해양대학교 인공지능학부)는 “도구는 그것을 쓰는 사람을 닮아가는데, AI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 비판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더 의심하고 검증하면 더 깊이 사고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면서 “진실을 책임지는 것은 결국 언제나 사람의 몫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박길성 명예교수(고려대학교 사회학과)는 ‘AI시대, 청소년을 위한 시대사적 소명’ 주제 발표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차단이 아니라, 판단할 힘을 키워 위험은 줄이면서도 잘 쓰게 하는 능력을 키우는 이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AI 기술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것을 이끌어갈 윤리와 철학의 부재가 문제”라면서 “AI와 관련된 문제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뒤섞여 있기에 역기능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굉장히 어려운데, 종교가 그 역할을 해야만 한다”며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승언 신부(토마스 아퀴나스·마산교구 AI위원회 위원장 겸 청년사목위원장)는 ‘기술 문명 속 인간의 얼굴’ 주제 발표에서 교황 회칙 「고귀한 인류」의 핵심 내용을 전했다. 이 신부는 청소년을 위한 네 가지 실천 포인트로 ▲진리에 충실할 것 ▲교육에 투자할 것 ▲관계를 돌볼 것 ▲정의와 평화를 사랑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밖에 임경헌 교수(경북대학교 윤리교육학과)의 ‘토마스 아퀴나스의 인간학을 통해 본 AI’, 김상준 신부(베네딕토·부산교구 청소년사목국 부국장)의 ‘AI시대, 질문하는 존재로서의 청소년’ 주제 발표가 이어진 심포지엄은 AI 전문가와 청소년 사목 담당자들의 현장 경험이 어우러져 의미를 더했다. 교구는 이번 심포지엄 내용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위한 AI 문해력」을 발간할 예정이다.

발행일 2026-06-07 제3494호 2면

[순례, 걷고 기도하고] 마산교구 명례성지

경상남도 밀양시 하남읍 남단. 굽이굽이 낙동강을 따라 비옥한 평야가 펼쳐진 지역이다. 푸른 강물을 보려 고개를 돌리면 넓은 강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계절 따라 온갖 꽃들이 피고 지는 곳. 옛 지명은 멱례 혹은 미례였고, ‘돌무더기 나루터’라는 뜻의 ‘뇌진(磊津)’으로도 불렸다. 옛사람들은 이곳에서 배를 타고 강 건너편 김해로 건너가 창원, 마산까지 다녀오곤 했다. 육상교통이 발달하며 나루터는 사라졌지만,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명례마을은 여전히 남아있고, 언덕마루에 있는 ‘성모승천성당’(전 명례성당) 역시 굳건한 모습으로 순례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푸르름이 넘치는 5월, 명례성지(담당 박진우 아우구스티노 신부)를 찾았다. 복자 신석복과 강성삼 신부 ‘명례(明禮)’는 한국교회사에서 익숙한 지명이다. 1784년 하느님의 종 김범우(토마스)의 집에서 ‘한국 최초의 신앙 공동체’라 불리는 모임이 열렸다. 김범우의 집은 한성(서울) 명례방(明禮坊)에 있었다. ‘방(坊)’은 조선시대 행정구역을, ‘명례(明禮)’는 ‘예절을 밝힌다’는 의미로, 유교적 가치를 담아 마을에 붙인 이름이었다. 밀양의 명례는 옛 지명을 한자어로 바꾸면서 소리와 뜻을 고려해 이름 지은 것이라 알려져 있다. 한성과 밀양, 두 지역의 ‘명례’는 시대의 예법을 따르라는 이름을 붙여 관리할 만큼 중심지였다. 하지만 지명이 무색하게도, 그 예법을 따르지 않는 이들이 꾸준히 나왔고 조선은 그들을 박해했다. 1828년 밀양의 명례에서 복자 신석복(마르코)이 태어났다. 박해로 인해 뿔뿔이 흩어진 교우들이 명례에 닿았고, 양반가 자제인 신석복에게 신앙을 전한 것이라 추측된다. 신석복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입교했고, 이후 장사를 시작했다. 미사 참여, 전교, 타 지역 교우들과의 만남 등 강을 건널 일이 많았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의심받지 않으려 행상을 했다고도 전해진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신석복은 붙잡혔다. 짐 보따리에서 누룩, 소금과 함께 기도서와 성물이 나오면서 그는 대구로 압송됐고, 배교를 권하는 이들에게 “풀어준다 해도 다시 천주교를 봉행할 것”이라며 굳게 신앙을 고백하고, 39세 나이에 순교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0여 년이 흐른 1887년, 마침내 명례에 공소가 생긴다. 공소는 1896년 명례본당으로 승격됐는데, 이는 마산교구 관할인 경남 지역 첫 본당이었다. 초대 주임으로 부임한 인물도 한국교회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이었다. 강성삼(라우렌시오) 신부. 강 신부는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에 이어 세 번째로 서품받은 한국인이었고, ‘한국 땅’에서 품을 받은 첫 사제이기도 했다. 서품 당시에도 건강이 좋지 않았던 강 신부는 첫 사목지 명례본당을 마지막으로, 1903년 38세에 선종했다. 하나의 성지가 품은 두 성당 순례객이 가장 먼저 만나는 건 ‘라우렌시오의 집’이다. 너무 빨리 떠나버린 초대 주임 강성삼 신부를 기리는 흰색 단층 건물은 사무실과 성물방, 카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확 트인 통창으로 고즈넉한 ‘강변 뷰’를 즐길 수 있다. 이 건물을 지나면 오르막길이 나온다. 야트막한 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성모동산이 펼쳐진다. 초록 잔디밭에 성모상과 함께 십자가의 길 14처가 조성돼 있는데, 하나씩 각 처를 밟아가면서도 눈길은 자꾸만 저 멀리 강으로 향한다. 강물이 각 처의 배경처럼 반짝이는 곳. 인근에서 가장 높은 언덕마루에 올랐기에, 시야를 가리는 건축물이 거의 없다는 것도 성지의 큰 장점이다. 유유히 흐르는 물결을 바라보며 기도인지 묵상인지 모를 망중한을 즐긴다. 성모동산 맞은 편에 있는 계단을 오르면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성모승천성당’이 보인다. 현재의 성당은 세 번째로 지어 올린 건물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성전 모두 태풍으로 완파됐다. 두 번째 태풍 피해를 입었을 때 파손된 성당 잔해 속에서 목각의 ‘승천성모상’이 손상 없는 상태로 발견됐고, 이를 본 당시 회장 김유인 씨는 사재를 털어 1938년 기존 성당을 축소 복원한 후 성전 제대 가장 위쪽에 승천성모상을 모셨다. 이후 지금까지 성전은 온전히 유지됐고, 남녀석이 구분돼 있는 옛 형태 등의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 한옥성당 옆으로 이어지는 너른 마당. 이곳에서부터 성지는 새로운 느낌으로 순례객을 이끈다. 고전미와 자연풍광을 즐기던 곳에서 현대 건축물을 통한 사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마산교구 이제민(에드워드) 신부가 수소문 끝에 신석복의 생가터를 찾은 건 2006년. 생가터는 교구 첫 본당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곳에 축사가 들어서 있었다. 신석복이 포함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가 이어지던 시기. 그럼에도 순교자 삶의 터전은 완전히 버려진 상태였다. 이 신부는 교구에 모든 내용을 전했고, 이 무렵부터 성지 개발을 위한 발걸음들이 시작됐다. 2009년부터 10년간 성지 담당 사제로 헌신한 이 신부는, 모든 재정비를 진두지휘하며 성지 조성을 위해 ‘녹는 소금 운동’을 펼치며 모금을 진행했다. 성지 계발이 한창이던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신석복은 복자로 선포됐고,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신석복 마르코 기념성당’이 2018년 완공되면서 성지는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너른 마당 커다란 제대가 놓인 자리가 바로 신석복 복자의 생가터다. 제대 맞은편으로는 계단 모양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야외 미사 봉헌 때에 신자들이 앉기도 하는 이 공간이 기념성당의 지붕을 겸한다. 경관을 방해하지 않고 언덕과 능선을 해치지 않으려 지면 아래에 성당을 둔 것이다. 눈에 띄는 건 불규칙적으로 놓여있는 12개의 사각형 구조물들. 이는 녹아 없어지며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소금 영성’을 형상화한 것으로, 각각의 사각형에 창이 있어 지상에 닿은 빛이 지하 성전까지 이어진다. 소금을 통해 들어온 빛이 밝히고 있는 성전에 들어섰다. 잿빛의 공간은 절제‧침묵 등의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곳이었다. 공간에 압도된 듯 숙연해진 마음으로 제대 쪽으로 나아가면 제대 왼편에서 ‘부활경당’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 신석복 복자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고향 땅에 돌아오기까지 걸린 세월은 150여 년. 대구에서 순교한 복자의 유해를 아들이 찾아왔지만 당시 마을 사람들이 반대해 명례에 들이지 못했고, 교우들이 머물던 장방리 노루목에 모셨다가 1975년 진영천주교공원묘지로 옮긴 후 2018년 이곳으로 다시 이장했다.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복자의 삶과 죽음을 기억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성지 담당 박진우 신부는 “미사도 봉헌되지 않던 한옥 성당이 지금까지도 온전히 남아있는 건 주변 신자들이 꾸준히 돌봤기 때문”이라며 “그런 정성들이 모여 긴 세월을 버텨낼 수 있었고, 그 시간들 끝에 순교자의 유해를 품고 성모님께 안긴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녹여내 세상을 돕는다는 ‘소금 영성’. 그 영성이 성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낡고 무너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임에도, 이곳 명례성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굳건히 위용을 갖춰가고 있었다.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시간과 정성을 녹여낸 것일까. 성지를 나서는 길. ‘명례성지 기도문’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마음의 문을 열어 세상의 평화를 위하여 녹아 사라지는 소금이 되겠습니다’하고 고백하며 살게 하소서.…’ ◆ 순례 길잡이 주소: 경남 밀양시 하남읍 명례안길 44-1 미사: 오전 11시(화·수·목·금요일), 토 오후 4시, 일 오전 11시 후원 계좌: 농협 351-1067-2746-63 (재)마산교구천주교유지재단 문의: 055-391-1205 명례성지 사무실

발행일 2026-05-31 제3493호 13면

마산교구 진주 옥봉동본당 “신앙 선조들 희생으로 빚은 한 세기 축하”

‘경남 진주 지역 본당들의 어머니’ 마산교구 옥봉동본당(주임 이진수 스테파노 신부)이 설립 100주년을 맞아 5월 10일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역대 주임 강영구(루치오·성사 전담), 황봉철(베드로·성사 전담), 최경식(야고보·신안동 주임 겸 진주지구장) 신부와 본당 출신 장신영(요한 마리아 비안네·국내 유학) 신부, 조규일 진주시장, 박일동 진주부시장 등 내외빈과 신자 600여 명이 참여했다. 성당에 들어오지 못한 신자와 주민들을 위해 외부 잔디밭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으며, 미사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이성효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한 세기라는 시간, 현대사의 굴곡을 지나오는 동안 많은 신앙 선조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축제를 지낼 수 있는 것”이라며 “다시 새롭게 200주년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중요한 자리에 우리는 함께 머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당 주일학교 초중고 학생들을 ‘AI 사도단’으로 선포한다”며 “이 시대에 어떻게 하면 AI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도단으로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지원하자”고 말했다. 영성체 후에는 본당의 한 세기를 함께 지켜 온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감사패 전달식도 열렸다. 유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하며 본당 출신 장신영 신부를 키워내고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양진순(다리아) 씨, 본당에 헌신한 아버지의 신앙을 그대로 물려받아 대를 이어 봉사 중인 윤철지(루카) 씨, 역대 사목회장 중 최고령 정회교(바오로·95) 씨와 현재도 솔선수범하고 있는 김재권(니콜라오) 씨 등이 신자들의 환호 속에 감사패를 받았다. 이진수 신부는 “본당 출신 신부님들, 역대 주임 신부님들 그리고 수도자분들께 감사드리며 본당 공동체 모두를 위해서 박수 한 번 치자”며 신자들을 격려했다. 1911년 공소로 출발해 1926년 승격된 본당은 1933년 현재 모습의 붉은 벽돌 성당을 완공했다. 성당 건물은 2005년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154호로 지정됐다. 본당은 해성유치원·해성학원 등 교육사업과 한센인 공동체 산청 성심원 설립, 노인 요양시설 운영 등으로 100년의 시간만큼 복음화와 지역 사회 발전에 의미 깊은 족적을 남겼다. 한편 성당에서는 ‘100주년의 선물’이라 부를 만한 성물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100주년을 맞아 성당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김대건 성인의 것으로 여겨지는 유해가 발견된 것. ‘ANDREA KIM’(안드레아 김)이라는 글귀가 선명히 새겨진 유해함은 성전 돌 제대에 봉인돼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본당은 이를 신자들에게 공개한 뒤, 교회 규정에 따라 진위 확인과 인증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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