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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교황 “서울 WYD, 기억과 미래가 만나는 자리 되길”

레오 14세 교황이 로마에 거주하는 한국인 사제와 남녀 수도자들을 만나 한국교회의 순교 신앙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한반도 평화에 관한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10월 5일 교황청 사도궁 클레멘스홀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인 사제·수도자 169명을 만났다. 서울 WYD 준비와 교황청립 로마한인신학원 건물 축복 25주년을 맞아 이뤄진 자리다. 교황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서울 WYD 준비 관계자들과 한인신학원 공동체를 특별히 격려했다. 한국교회의 독특한 신앙 역사를 되짚은 교황은 그 역사가 오늘날 교회에 건네는 두 단어로 ‘기억’과 ‘희망’을 꼽았다. 교황은 “그리스도인의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신 일에 감사하고, 오늘 우리에게 맡기신 것을 책임 있게 이어 가는 것”이라며, 희망에 대해서도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기에 어떤 어둠도 끝내 승리할 수 없다는 확신”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와 전쟁, 가난과 분단을 겪으면서도 다시 일어선 한국 민족의 “놀라운 정신적 강인함”도 언급했다. 이러한 끈기가 복음 안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고통 때문에 마음이 굳어지지 않은 채 시련을 견뎌 내는 그리스도인의 굳셈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교황은 특히 한국교회의 두 번째 사제인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를 ‘땀의 순교자’로 소개했다. 최 신부가 11년 동안 멀리 흩어져 숨어 지내던 신앙 공동체들을 찾아다니며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를 전하고 온 삶을 봉사에 바쳤음을 상기시키면서, “한순간에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는 순교가 있는가 하면 날마다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는, 드러나지 않는 순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로운 이들에게 다가가고 지친 이들을 북돋우며 멀어진 이들을 찾아 나설 것을 요청하고, “용서하고, 다시 시작하고, 대화할 용기”를 가지라고 당부했다. 분단된 한반도를 향해서는 화해와 평화를 강조했다.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의 아픈 상처를 안고 있다”고 전한 교황은 “판단하기보다 경청하고, 원한을 품기보다 용서하며, 대립보다 친교를 선택할 때 평화는 시작된다”면서 한국 사제와 수도자들에게 “하나 되어 평화의 일꾼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WYD와 관련해서는 한국교회가 걸어온 신앙의 여정과 연결했다. 교황은 “한때 선교지였던 한국은 오늘날 선교사를 양성하는 나라가 됐다”며 "이는 앞서 간 이들의 신앙과 희생이 맺은 소중한 열매”라고 전했다. 이어 “기억은 선교를 낳고, 선교는 희망의 길을 연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곳곳의 젊은이들이 순교자들의 증언을 통해 복음이 뿌리내리고 자라난 한국을 찾게 될 것이라면서, 서울 WYD가 “기억과 미래가 만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했다. 순교자들이 새로운 세대에 신앙을 건네고, 젊은이들은 이를 받아 세상 곳곳으로 가져갈 것이라는 기대도 전했다. WYD 준비 관계자들에게는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걸으면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온전하게 하고, 신앙은 삶의 폭을 좁히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지평을 열어 준다는 사실을 젊은이들이 깨닫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서울 WYD 주제 성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를 마음에 간직해 달라며, 한국교회 구성원들이 “기억의 수호자, 희망의 증인, 평화의 일꾼”이 되기를 기원했다. 레오 14세 교황 성하께서 재로마 한인 사제, 수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2026년 10월 5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추기경님, 그리고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로마에 계신 한인 사제들과 남녀 수도자 여러분을 맞이하게 되어 기쁩니다.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기억이 있는 이곳에서, 여러분은 한국에서 받은 신앙의 뿌리를 찾고, 새로운 선교의 열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멀리서 오셨지만, 동시에 본향에 와 계신 것입니다. 특별히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에 애써 주시는 모든 분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교황청립 로마 한인 신학원 설립 25주년을 맞이하여, 신학원 공동체에 축하를 드리며, 한국 교회 나아가 보편 교회를 위한 봉사에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교회의 역사는 참으로 특별합니다. 신앙이 자발적으로 싹을 틔웠으며, 그리스도교 서적을 알게 된 이들이 진심으로 진리를 찾고, 예수 그리스도를 더더욱 알고 싶어하는 원의에서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탐구에서 세례의 열망이 생겨났고, 또한 그 세례로부터 초대 교회를 떠올리게 하는 공동체가 탄생하였습니다(사도 4,32 참조). 이 역사는 우리에게 두 가지 말을 선물합니다. 바로 ‘기억’과 ‘희망’입니다. 그리스도교적 기억은 소소한 향수(鄕愁)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이자 그분께서 오늘날 우리 손에 맡기신 것에 대한 책임을 말합니다. 희망 역시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굳게 믿는 가운데 그 어떤 어둠도 마지막 순간에 드리우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순교자들의 증거 위에서 자라났습니다. 진정 한국의 백성은 자신의 역사에서 위대한 정신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박해와 전쟁, 빈곤과 분열을 겪었음에도 다시 일어나 앞을 바라볼 줄 알았습니다. 복음의 빛을 받은 이 강인함은 곧 그리스도인의 힘이 되었습니다.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시련을 견디어 내는 능력, 공포가 마음을 얼어붙게 하지 않도록 하는 능력이 바로 그 힘이었습니다. 순교자들의 기억을 지키는 것은 그분들의 믿음을 오늘날 우리의 선택, 우리의 봉사, 우리의 용서와 주어진 선물 안에서 지속적으로 살아 내는 것을 뜻합니다. 특별히 이와 관련하여 저는 한국 교회의 두 번째 사제이시며, ‘땀의 순교자’로 기억되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을 생각합니다. 최양업 신부님께서는 숨어 지내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을 찾아가기 위해 11년간 지치지 않고 쉼없이 조선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이는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성사를 베풀기 위한 여정이었으며, 이 직무는 당신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가경자의 증거는 단번에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순교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마다 자신의 삶을 내어 놓는 순교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바로 이러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날마다 사랑으로 자신의 삶을 이웃에게 내어 주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는 바로 이것이 필요합니다. 설령 희생을 치러야 할 경우에도 모두가 선을 행할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혼자가 된 이에게 이웃이 되어 주십시오. 지친 이에게 일어설 힘을 주십시오. 멀어진 이를 찾아 나서 주십시오. 용서할 용기, 다시 시작할 용기, 대화할 용기를 가지십시오! 선은 많은 경우 인정받지 못하고 때로는 희생을 요구할 때도 있으나, 이 일상의 애덕적 용기가 바로 우리의 복음 선포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와의 우정에서 비롯됩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요한 15,15). 사랑하는 형제자매, 사제, 수도자 여러분! 이 우정을 지켜 주십시오. 성체성사에서 양분을 얻고,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주님 앞에서 침묵과 기도를 통해 이 우정을 길러 나가십시오. 우리가 받은 성소의 기쁨을 되찾고, 예수님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때는 바로 그분과 함께 머무를 때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형제애에 열어 주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와의 우정입니다. 여러분은 교구, 수도회, 그리고 여러 공동체에 속해 계시고,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갖고 계십니다. 이러한 다채로움을 시노달리타스 실현의 원천으로 구현하십시오. 시노드 교회는 한 분이신 주님의 뒤를 따라 함께 걷는 교회로서, 이웃을 결코 경쟁자로 여기지 않으며, 오히려 이웃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안에서 형제이자 동반자를 발견하며 그를 맞아들입니다. 이는 여러분의 땅을 생각하면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의 고통스러운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현실에서 저는 여러분께 항상 화해의 사람이 되어 주시길 청합니다. 무릇 평화는 각자의 마음에서, 그리고 우리의 일상적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판단하기보다는 들어 주고, 미움을 쌓기 보다는 용서하며, 반목이 아닌 일치를 지향하여야 합니다. 부디 일치 가운데 평화의 일꾼이 되어 주십시오. 새로운 만남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그리고 평화의 복음이 한반도의 모든 곳, 더 나아가 세계 모든 지역에서 자유롭게 선포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고 기도합시다. 한때 선교 국가였던 대한민국은 이제 선교사를 양성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는 바로 여러분의 신앙 선조들의 믿음과 희생의 값진 열매입니다. 기억은 선교를 이루고, 선교는 희망에 열려 있습니다. 다가오는 세계청년대회는 이 모든 진리를 가시적으로 드러낼 것입니다. 세계 곳곳으로부터 젊은이들은 순교자들의 증거를 통해 복음이 자라난 땅으로 다다르게 됩니다. 이 기회가 기억과 미래의 위대한 만남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순교자들은 새로운 세대에 믿음을 전달하고, 젊은이들은 이를 받아 세상의 길 위에서 전할 것입니다. 또한 젊은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걸으며, 자유를 손상 없이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법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믿음은 삶을 제한하지 않고, 더 넓은 지평을 향해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십시오. 이미 잘 해 오신 것처럼, 세계청년대회를 열정적으로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준비 가운데 예수님의 이 말씀을 마음에 간직해 주십시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여러분의 선조이신 순교자들은 이 말씀을 잘 이해하셨습니다. 그분들의 희망은 호의적인 환경에 달려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이미 승리하셨다는 확신에 달려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참으로 위대한 유산을 받았습니다. 믿음 안에서 굳건해지고, 사랑 안에서 자비로워지며, 희망 안에서 항구하십시오. 결코 선을 행하는 데 지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혹 그것이 많은 수고를 요하더라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할 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으로 행한 그 어떤 행동이라도 하느님 앞에선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묵주기도에 봉헌된 이 10월에, 저는 여러분 모두를, 그리고 세계청년대회를 향한 여정을,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께 의탁합니다. 더불어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 그리고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 복자들께서 여러분과 함께 동반해 주시고, 여러분이 기억의 수호자, 희망의 증거자, 평화의 일꾼이 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시길 청합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공동체 형제자매들과 한국에 계신 모든 하느님 백성에게 마음을 담아 사도적 축복을 전합니다. 바티칸에서 2026년 10월 5일 레오 14세 교황 * 번역: 이인섭 아우구스티노 신부(인천교구)

발행일 2026-10-11 제3510호 1면

레오 14세 교황 첫 회칙 「고귀한 인류」 한국어판 발간

주교회의가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 한국어판(200쪽/8000원)을 발간했다. 올해 5월 25일 반포된 회칙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을 수호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제시하고 있다. 교황은 회칙에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고귀한 인류는 오늘날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말로 기술 문명의 전환기를 맞은 인류의 현실을 진단한다. 특히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거나 인간을 지배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인간을 중심에 둔 기술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촉구한다. 제1장 ‘복음에 충실한 역동적 접근 방식’에서는 1891년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부터 오늘날까지 발전해 온 교회의 사회교리를 되짚는다. 제2장 ‘교회의 사회 교리의 기초와 원리’에서는 인간 존엄성과 인권을 비롯해 공동선, 재화의 보편적 목적, 보조성, 연대성, 사회 정의 등 사회교리의 핵심 원리를 설명한다. 제3장 ‘기술과 지배. 인공 지능의 약속 앞에서 인간의 위대함’에서는 AI가 가져올 가능성과 위험을 살피고, 기술 권력의 집중과 인간 존엄성 훼손을 경계한다. 이어 제4장 ‘변화 속에서 인간적인 것을 수호하기. 진리, 노동, 자유’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진리와 소통, 교육, 노동의 존엄성 등을 다룬다. 제5장 ‘힘의 문화와 사랑의 문명’에서는 전쟁의 일상화와 AI의 군사적 활용, 다자주의의 위기 등을 짚으며 힘의 논리를 넘어 정의와 대화, 연대에 바탕을 둔 평화와 사랑의 문명을 건설할 것을 촉구한다. 결론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는 일치를 되새기며, 모든 이가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 공동선을 실현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 특히 성모 마리아의 노래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교황은 특히 AI 기술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인간과 공동선에 봉사하도록 올바르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적 능력이 인간을 지배할 권리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인간의 고유한 가치와 존엄성은 어떠한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칙은 기술과 지배, 진리와 노동과 자유, 힘의 문화와 사랑의 문명 등을 폭넓게 성찰하면서 변화의 시기를 헤쳐 나가는 고귀한 인류의 아름다움을 증언해 나갈 것을 요청한다. ※문의: 02-460-7582~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업무부

입력일 2026-10-08

[전교의 달 특별 담화] 장신호 주교, “나의 신앙 이야기로 이웃에게 하느님 전합시다”

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 위원장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는 2026년 10월 전교의 달을 맞아 ‘하느님과 기쁘게 살아가는 ‘나의 신앙 이야기’로 하느님을 전합시다’ 제목의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 모두 선교하는 제자로서 하느님 체험의 기쁨과 감사가 담긴 ‘나의 신앙 이야기’로 이웃에게 하느님을 전하자”고 당부했다. 올해는 비오 11세 교황이 1926년 전교 주일을 제정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장 주교는 레오 14세 교황의 제100차 전교 주일 담화를 언급하며 각자가 받은 소명과 선물에 따라 복음화 사명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를 언급하며 “시노달리타스와 시노드적 회심을 실천하는 이유와 목적은 바로 우리가 모두 ‘선교하는 제자들의 백성’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주교는 “주일미사의 말씀과 성찬의 두 식탁에 참여한 신자들은 강복과 파견을 받아, 삶에서 신자로서 그리스도의 사제직, 왕직, 예언자직을 더욱 힘차게 수행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령의 힘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신 성모님께서는 서둘러 길을 떠나 예수님을 전하러 가셨다”며 “선교사가 예수님을 전하면 상대방에게 기쁨과 성령의 현존을 일으키지만, 자신을 전하면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 주교는 “성경에서는 성모님에 이어 엠마오의 제자들, 마리아 막달레나, 바오로 사도 등 하느님을 체험하고 스스로 증인이 되는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며 “우리도 선교에 앞서, 저마다의 삶에서 얻은 하느님 체험을 바탕으로 ‘나의 신앙 이야기’를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나의 신앙 이야기’는 하느님 체험 전 자신의 삶을 짧게 돌아본 뒤, 하느님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그 체험 이후 자신의 삶에 일어난 변화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작성할 것을 권했다. 특히 자신보다 하느님이 이야기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주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각 교구대회 동안 이뤄지는 홈스테이와 본당의 날 등에서 ‘개인 성경 구절’과 ‘나의 신앙 이야기’를 나누며,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기쁨을 서로 증언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나누는 가운데, 함께 걸어가는 시노드 여정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온 교회에 기쁨이 충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특별 담화 전문 하느님과 기쁘게 살아가는 ‘나의 신앙 이야기’로 하느님을 전합시다 1926년, 비오 11세 교황께서는 선교가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임을 일깨우시고자 전교 주일을 제정하셨고, 올해 우리는 제100차 전교 주일을 맞습니다. 레오 14세 교황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선교 사명으로 일치하여’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신 제100차 전교 주일 담화에서, 우리 각자가 받은 소명과 선물에 따라 복음화 사명에 이바지하자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렇게 뜻깊은 2026년 10월 전교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선교하는 제자로서 하느님 체험의 기쁨과 감사가 담긴 ‘나의 신앙 이야기’로 이웃에게 하느님을 전합시다. 세계 주교 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최종 문서」는 우리가 시노달리타스의 핵심을 알고(제1부 참조), 관계들의 회심(제2부 참조), 과정들의 회심(제3부 참조), 유대들의 회심(제4부 참조)을 이루어, 선교하는 제자들의 백성으로 양성되어야(제5부 참조) 한다고 말합니다. 「최종 문서」에 따르면, 시노달리타스와 시노드적 회심을 실천하는 이유와 목적은 바로 우리가 모두 ‘선교하는 제자들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선교하는 제자들은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세례·견진·성체 성사)로 양성을 받아야 하고, 주일 성체성사 때마다 시노달리타스의 세 축인 친교와 참여와 사명(선교)을 새롭게 합니다.(「최종 문서」, 142항 참조) 주일 미사의 말씀과 성찬의 두 식탁에 참여한 신자들은 강복과 파견을 받아, 삶에서 신자로서 그리스도의 사제직, 왕직, 예언자직을 더욱 힘차게 수행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최종 문서」는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초기 공동체가 오순절의 새로움에, 곧 성령 강림의 새로움에 마음을 열도록 도와주셨듯이, 오늘날 우리가 함께 걸어가며 선교하는 제자들의 백성, 시노드 교회가 되도록 가르쳐 주시기를 청하며 마무리합니다.(155항 참조) 사실 성모님께서는 선교하는 제자들과 선교사들의 본보기이십니다. 성령의 힘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신 성모님께서는 서둘러 길을 떠나 예수님을 전하러 가셨습니다(선교사가 예수님 없이 길을 떠난다면 헛수고만 할 뿐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자 엘리사벳 태중의 아기가 기뻐 뛰놀고,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내 주님의 어머니!”라고 고백합니다(선교사가 예수님을 전하면 상대방에게 기쁨과 성령의 현존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자신을 전하면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합니다). 끝으로 성모 마리아께서 마니피캇을 통하여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합니다.’(루카 1,46 참조)라고 하셨듯이 선교의 기쁨은 자신의 영광이 아니라 하느님 찬송입니다. 성경에서는 성모님에 이어 엠마오의 제자들, 마리아 막달레나, 바오로 사도 등 하느님을 체험하고 스스로 증인이 되는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선교에 앞서, 저마다의 삶에서 얻은 하느님 체험을 바탕으로 ‘나의 신앙 이야기’를 쓰면 좋겠습니다. 먼저 중심이 되는 ‘하느님 체험’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기보다 하느님을 주인공으로 묘사하는 방식이 좋겠습니다. 성경에서 예를 들면, 성모님께서는 “내가 천사를 만나… 하였노라”라고 하시지 않고,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8-49)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신앙 이야기’의 중심부인 ‘하느님 체험’ 이야기는 하느님을 주인공으로 써 나갑니다. 또한 하느님을 체험하기 전 자신의 삶을 짧게 쓰고, 하느님을 체험한 뒤 나에게 일어난 변화를 짧게 씁니다. 곧 ‘나의 신앙 이야기’는 1부 하느님을 체험하기 전의 자신의 삶(도입, 짧게), 2부 하느님 체험(본론, 하느님을 주인공으로), 3부 하느님을 체험한 뒤 자신의 삶의 변화(결론, 짧게)로 씁니다. 이렇게 써 두면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놀라운 일들을 기억하기도 좋고, 이웃에게 전하기도 좋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는 우리가 모두 ‘선교하는 제자’가 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2026년 전교의 달에는, ‘나의 신앙 이야기’를 써 나가며, 우리 모두 복음의 사도가 됩시다. ‘신앙 이야기’로 이웃에게 하느님을 전합시다. 더 나아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각 교구 대회 동안 이루어지는 홈스테이와 본당의 날 등에서 ‘개인 성경 구절’과 ‘나의 신앙 이야기’를 나누며,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기쁨을 서로 증언합시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나누는 가운데, 함께 걸어가는 시노드 여정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온 교회에 기쁨이 충만할 것입니다. 2026년 10월 전교의 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 위원장 장신호 주교

입력일 2026-10-01

부산교구, 2027 WYD 십자가·성모 성화 맞이… 교구 순례 돌입

부산교구가 9월 30일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맞이하고, 2027 세계청년대회(WYD) 부산 교구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교구는 이날 오후 7시 중앙 주교좌성당에서 총대리 신호철(비오) 주교 주례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환영 미사를 봉헌했다. 신 주교는 강론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유일한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듯이, 교황님께서도 WYD를 기념하기 위하여 단 하나의 십자가를 우리에게 보내셨다”며 “이 십자가를 맞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주님 안에서 일치하고, 이 십자가를 만났던 전 세계 청년들과도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삶의 자리를 떠나 십자가를 따랐던 성모 성화 속 성모님처럼, 우리도 편안하고 익숙한 나의 자리를 떠나 이웃에게 사랑의 십자가를 전하는 주님의 사도가 되자”고 당부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의 교구 순례 일정은 10월 26일까지 이어진다. 교구는 ‘교황님께서 주신 선물’인 WYD 십자가를 더 많은 신자가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부산 도심에서 먼 지역을 중심으로 순례지를 선정했다.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중앙 주교좌성당, 남천 주교좌성당을 비롯해 김해 지역 삼계지구, 울산대리구 복산지구와 야음지구,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등을 찾는다. 아울러 10월 2일 중앙 주교좌 성당에서 열리는 순례 콘서트와 10월 4일 스포원파크에서 개최되는 부산교구 젊은이들의 축제 ‘BYD(Busan Youth Day)’에도 자리한다. 교구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청소년·청년의 해’를 보내며, 젊은이들이 복음화의 주인공으로 하느님 안에서 기쁘게 성장하도록 힘써 왔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의 교구 순례는 올해 청소년·청년의 해를 마무리하는 교구의 여정을 2027 WYD 부산 교구대회 준비로 자연스럽게 이어 가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2027 WYD 부산 교구대회 사무국장 임성환(요셉) 신부는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순례는 전 세계 젊은이의 기도가 담긴 십자가를 직접 짊어지고 만지고, 몸과 마음으로 만나는 시간”이라며 “이 순례를 통해 남녀노소 모든 신자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하고 계심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교구 순례를 마치고 10월 26일 제주교구에 전달된다. “오이소, 보이소, 묵으이소!”… ‘경상도의 진한 정(情)’ 나누는 부산 교구대회 벡스코 전시장 미사부터 광안리 드론 쇼까지… 하느님 안에서 감칠맛 나는 만남과 나눔 예고 부산 교구대회의 슬로건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루카 24,29)이다. 부제 ‘Meeting and Sharing in God(MSG)’는 하느님 안에서의 만남과 나눔을 통해 감칠맛(MSG) 나는 신앙 축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미다. 경상도 사투리를 정감 있게 활용한 캐치프레이즈 ‘오이소, 보이소, 묵으이소!’에도 순례자들을 환대하는 마음을 담았다. 교구는 순례자들이 홈스테이 호스트 가족들과 생활하며 나누는 일상이 교구대회의 핵심적인 경험이자 추억이 될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에 따라 홈스테이를 통한 ‘만남과 나눔’에 역점을 두고 교구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교구는 순례자들의 숙소를 100% 본당 신자들의 가정에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1인 가구와 쉬는 교우의 가정까지 홈스테이 모집 범위를 넓혀, 더 많은 교구민이 순례자 맞이에 동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2027년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진행되는 부산 교구대회의 일정은 본당 신자들과 순례자들의 인격적인 만남에 초점을 맞춘다. 첫날 환영식에 이어, 둘째 날에는 본당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서로의 삶과 신앙을 나누는 시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셋째 날에는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부산 교구대회 미사를 봉헌한다. 전시장에는 한국과 부산의 문화를 다채롭게 만날 수 있는 100여 개의 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순례자들의 공연 시간도 마련된다. 또한 푸드트럭 존이 들어서 순례자들에게 ‘부산의 맛’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녁에는 광안리 해변에서 WYD를 주제로 한 드론 쇼가 펼쳐진다. 순례자들은 넷째 날까지 홈스테이 가족들과 어우러져 시간을 보낸 뒤, 다섯째 날 서울로 이동해 본대회에 참여한다. 임성환 신부는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화통하고 정이 많은 게 부산 사람들의 매력”이라며 “홈스테이 가정들이 순례자들에게 부산 사람들 특유의 진한 정과 화끈한 환대를 보여 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리의 희망이신 그리스도를 향한 찬미와 찬양의 소리가 부산의 바다와 산천에 울리고, 교구 전체가 환대의 기쁨으로 들썩이기를 꿈꾼다”며 “순례자들을 위해 집을 열고, 마음을 열어 만남을 만들어 가는 이 시간이 우리 모두의 신앙을 성장시키고, 복음화로 나아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2027 WYD 부산 교구대회 홈페이지 바로가기

입력일 2026-10-01

[100년의 페이지, 그 안에 담은 이야기] (13) 가톨릭신문이 전한 순교성지 절두산 60년

2026년은 병인박해가 시작된 지 160년이 되는 해다. 오늘날 절두산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순교성지로 자리하고 있지만 60여 년 전 모습은 사뭇 달랐다. 가톨릭신문의 옛 지면을 펼치면 허허벌판 순교 터가 성당과 박물관을 갖추고 성지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1964년 9월 13일자 ‘순교성지를 찾아서-절두산’은 당시 절두산을 “잡초만 우거진 한강 변 절벽 위에 ‘가톨릭순교성지’의 기념탑이 홀로 서 있다”고 전했다. 순교자현양회가 대지를 마련하고 1962년 기념탑을 세웠지만 지금과 같은 성지의 모습은 아직 없었다. 병인박해 100주년을 앞두고 변화가 시작됐다. 1965년 10월 3일자에는 병인순교 백주년 기념사업회가 회비 모금을 위해 발행한 용지 2000매가 모두 배포됐다는 소식이 실렸다. 이어 1966년 1월 16일자 ‘절두산에 순교기념성당 착공’은 1965년 12월 31일 열린 기공식과 복자성당·기념관 건립 계획을 보도했다. 병인순교 백주년 기념사업회는 총 공사비 3000만 원을 목표로 모금에 나섰고, 당시까지 모인 돈은 150여만 원이었다. 3000만 원은 소비자물가 상승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현재 약 12억4000만 원에 해당한다. 성당 건립에는 여러 사람의 정성이 모였다. 1967년 1월 22일자 ‘사형수의 성금 복자성당 기금으로’에는 서울교도소 사형수 조일용 씨의 이야기가 실렸다. 그는 고향 부모에게 보내려던 영치금 1000원 전액을 1월 11일 절두산 순교기념성당 건립비로 내놓았다. 안타깝게도 조 씨는 이틀 뒤 형 집행으로 세상을 떠났다. 신문은 서울대교구 주교관 재경부장 경갑룡(요셉) 신부가 고인을 위해 연미사를 봉헌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그해 가을 마침내 성당과 박물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1967년 10월 29일자 지면은 절두산 순교자기념성당과 복자기념박물관이 완공돼 10월 21일 윤공희(빅토리노) 주교 주례로 축복식이 거행됐다고 전했다. 불과 3년 전 기념탑만 홀로 서 있던 곳에 성당과 박물관이 들어선 것이다. 성지가 조성되자 순례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1968년 10월 6일자에는 도림동본당 신자 600명이 9월 29일 성당에서 절두산까지 20리 길을 걸어 순례한 소식이 실렸다. 1968년 10월 3일에는 시복경축중앙위원회와 가톨릭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백일장과 사생대회가 전국 1167명의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1968년 10월 6일자 ‘순교정신 현양사업 어제와 오늘’ 좌담회에서는 절두산 기념관에 보관할 교회 유물을 더 수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어 1970년 8월 23일자는 순교자 유품을 모으는 운동을 소개했다. 이 지면은 2017년 절두산순교성지 축성·봉헌 50주년 특별전에도 전시됐다. 1984년 5월 3일 한국을 찾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김포공항 환영 행사를 마친 뒤 첫 방문지로 절두산을 찾았다. 가톨릭신문은 교황이 성해실에서 순교자들의 무덤을 둘러보고 기도와 분향을 한 뒤 참석자들과 한국어로 주님의 기도를 바쳤다고 전했다. 이후 절두산 순교성지의 정비와 변화도 지면에 꾸준히 기록됐다. 1997년에는 양화나루와 잠두봉 유적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가톨릭신문은 2000년 9월 3일자에 순교자 기념광장과 교회사 유물공원 등을 조성하는 ‘절두산 순교 성지 종합발전 계획’을 담았다. 2009년 9월 13일자는 전시공간을 새롭게 단장해 다시 문을 연 박물관의 모습을 전했다. 병인박해 150주년이던 2016년에는 특별전 ‘병인년 땅의 기억’을 통해 병인박해와 절두산의 역사를 다시 조명했다. 그리고 10년 뒤인 올해에는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특별전 ‘양화나루와 잠두봉 이야기’(2026년 8월 16일자)를 소개했다. 1964년 가톨릭시보가 ‘잡초만 우거진’ 곳으로 소개했던 절두산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은 그렇게 신문 지면에 차곡차곡 남아 있다.

발행일 2026-09-20 제3508호 2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정부 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중단 촉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군사적 개입보다 외교와 대화, 중재와 협상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했다. 사제단은 9월 16일 발표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반대하며’ 제목의 성명에서 “세계 여러 지역에 크고 작은 전쟁이 이어지는 위급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정부는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사람에게 순종하기보다 하느님께 순종해야 한다”(사도 5,29)는 성경 말씀을 인용하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이 보여준 신앙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면서도 “국가가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쟁을 막기 위해 군대를 보내야 하는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며 “군사적 개입을 검토하기 전에 외교와 대화, 중재와 협상의 길을 끝까지 찾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파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희생도 언급했다. 사제단은 “파병이 결정된다면 누군가는 가족을 떠나야 하고, 누군가는 총을 들어야 한다”며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카드가 아니라 이름과 얼굴을 가진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곳의 젊은이와 아이, 노인과 민간인도 오늘을 살고 내일을 꿈꾸는 하느님의 자녀”라고 밝혔다. 또 “파병 반대는 군인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전쟁에 대한 반대”라며 “군사적 선택을 말하기 전에 평화를 위한 다른 길을 끝까지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도 “동맹은 소중하지만 우리의 판단과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우리 군대를 어디에, 왜, 어떤 목적으로 보낼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정부를 향해 “전쟁을 멈추고 군사적 긴장을 더 이상 키우지 말라”고 요구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를 중단하고 군사적 개입보다 외교와 대화, 중재와 협상의 길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성명 말미에 “국가는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안보도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동맹도 평화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사람이 국가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순간 국가가 지켜야 할 이유도 무너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교자들의 피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이 땅의 교회가 생명을 위협하는 전쟁 앞에서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전쟁의 논리보다 생명의 가치를, 무력의 길보다 평화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일 2026-09-17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호르무즈 파병 동의할 수 없어”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정부가 검토 중인 호르무즈 해협 국군·군사 자산 파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평위는 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맞아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입장’을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가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추진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평위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그러하기에 군사력 투입은 더욱 신중해야 하며 모든 외교적·평화적 수단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국가의 정당한 방위권을 인정하면서도 무력 사용에는 엄격한 도덕적 조건을 요구하고 있음을 상기했다. 다른 모든 평화적 수단이 효과가 없다고 드러난 경우 등에 한해 무력 사용이 허용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모든 시민과 정부가 노력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정평위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모든 전쟁은 그 이전보다 훨씬 나쁜 세상을 남겨 놓습니다”라고 경고한 사실과 레오 14세 교황이 최근 중동의 무력 충돌과 관련해 휴전과 대화, 외교와 협상을 거듭 촉구한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대한민국의 군사력이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돼야 할 만큼 모든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수단을 검토했는가”라고 물었다. 또 파병이 갈등을 완화하기보다 무력 대결과 보복의 악순환을 초래하거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새로운 위험에 노출할 가능성도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전투 임무나 항행 안전 지원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무력 충돌 지역에 군사 자산과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가볍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평위는 “평화를 이루는 수단은 그 목적만큼이나 평화로워야 하며, 선한 목적이 모든 군사적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정평위는 정부와 국회가 군사적 대응보다 당사국 간 휴전과 대화, 국제기구를 통한 중재와 외교적 해결에 역량을 집중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위한 외교적 보호와 민간 선박 안전 지원, 국제적 해상 안전 협력 등 비군사적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중동 민간인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평화 구축에도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평위는 예수가 무력으로 자신을 지키려던 제자에게 한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마태 26,52)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선택이 아니라 전쟁을 멈추게 하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입장 전문.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마태 26,52) -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입장 - 최근 우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과 국제적 협력을 이유로 국군과 군사 자산의 파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 평화와 공동선을 위하여 책임 있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합니다. 그러하기에 군사력 투입은 더욱 신중해야 하며, 모든 외교적·평화적 수단보다 앞서서는 안 됩니다. 가톨릭 교회는 국가의 정당한 방위권을 인정하면서도, 무력 사용은 엄격한 도덕적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곧 군사력을 통한 방위는 피해가 확실할 때에만, 다른 모든 평화적 수단이 효과가 없다고 드러날 때에만, 무력 사용으로 생겨날 악이 제거하려는 악보다 더 크지 않을 때에만 허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모든 시민과 정부가 노력할 의무’가 있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07-2309항 참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또한 군인은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위한 봉사자’이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사목 헌장, 79항 참조).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이를 거듭 강조하시며 군사적 행위는 정당한 방위를 위한 것이어야 하고 생명과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전쟁은 그 이전보다 훨씬 나쁜 세상을 남겨 놓습니다.”(「모든 형제들」, 261항)라고 경고하시며, 군비 경쟁이 아니라 군축과 대화를 통하여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호소하셨습니다. 레오 14세 교황께서도 이러한 가르침을 강조하셨습니다. 중동의 무력 충돌 앞에서 “폭력은 결코 사람들이 기다리는 정의와 안정과 평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며 휴전과 대화, 외교와 협상을 거듭 촉구하셨습니다. 또한 “만납시다. 대화합시다. 협상합시다. 전쟁은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호소하시며, 세계 지도자들이 재무장과 죽음을 계획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화와 중재의 식탁”에 앉을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에 비추어 성찰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군사력이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되어야 할 만큼 모든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수단을 검토하였습니까? 호르무즈 파병이 갈등을 완화하기보다 무력 대결과 보복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검토하였습니까? 호르무즈 파병이 과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보장하는지, 오히려 새로운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은 아닌지 엄중하게 살펴보았습니까? 비전투 임무나 항행 안전 지원을 목적으로 파병한다고 하더라도 무력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 군사 자산과 병력을 투입하는 일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닙니다. 평화를 이루는 수단은 그 목적만큼이나 평화로워야 하며, 선한 목적이 모든 군사적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부와 국회가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추진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역량이 당사국 사이의 휴전과 대화, 국제기구를 통한 중재와 외교적 해결에 집중되기를 촉구합니다.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보호 조치를 마련하되 외교적 보호, 민간 선박 안전 지원, 국제적 해상 안전 협력 등 비군사적 방안을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아울러 전쟁으로 고통받는 중동의 민간인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평화 구축에도 적극 참여하기를 요청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우리나라가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제5조 제1항)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이 고백하는 평화의 복음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무력으로 당신을 지키려던 제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마태 26,52).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선택이 아니라, 전쟁을 멈추게 하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선택입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무력 충돌에 개입하는 나라가 아니라 평화를 중재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나라임을 천명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무기의 힘보다 외교와 대화의 힘을 신뢰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다음의 성경 구절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민족이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이사 2,4 참조). 2026년 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 주 영 주교

입력일 2026-09-14

“대한민국 군대를 전쟁에 보내지 말라”

한국교회 15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는 9월 11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찾고 또 추구하여라”(시편 34[33],15),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이사 2,4) 말씀으로 시작되는 성명은 “전쟁 자체를 반대한다”며 “대한민국 군대의 파병뿐 아니라 파병 논의 자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전쟁은 인간 생명의 희생과 국제 공동체 질서의 훼손을 불러온다”며 “석유 자원의 자유로운 이동과 세계 경제 활동을 이유로 전쟁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레오 14세 교황의 발언을 인용하며, “무기와 무력이 아닌 대화와 중재의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어 “대한민국 군대는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며 “강대국의 논리에 우리 군인들이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거는 군대의 명분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파병을 막겠다”며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평화를 위해 살아가고 평화를 지키며 살아가기를 바라신다”고 전했다. 이번 성명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발표됐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과 국제사회 평화·안정을 위한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국내에서는 군사 개입이 분쟁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 성명서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찾고 또 추구하여라”(시편 34[33],15)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이사 2,4)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민국 군대 파병을 반대합니다. 이 외침을 크고 간절한 마음으로 외칩니다. 전쟁 자체를 반대합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시작은 강대국의 이기적인 한 지도자의 기습으로 시작되었고, 시작부터 어린 학생들의 처참한 죽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작으로 무수한 죽음의 행렬에 세계인들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전쟁을 멈추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자신의 욕심이 채워지지 않자, 한 문명을 없애 버리겠다는 교만으로 지금까지, 전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보기 좋게 포장된 석유 자원의 자유로운 이동과 세계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쟁의 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석유 자원의 자유로운 이동, 그리고 세계 경제 활동의 도움! 이것을 위해서는 전쟁을 멈춰야 합니다. 무기 사용으로 평화로운 삶은 없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인간 생명의 희생이 동반되며, 또 다른 전쟁으로의 확대와, 국제법과 국제 공동체 질서의 훼손을 불러오기에 그 전쟁 자체를 반대합니다. 그리고 그 전쟁에 투입하려는 군대의 파병을 적극 반대합니다. 파병을 반대하는 것을 넘어서서 파병 논의 자체를 반대합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도 “오늘날 평화는 정당함이 아닌 무기와 무력을 통해 구해지고 있습니다. 재무장과 치명적 군사 작전을 결정하는 테이블에서 나와 대화와 중재의 자리에 앉으십시오. 전쟁은 중단되어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 대한민국 군대는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자주국방과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라는 군의 존립 이유 중 가장 중요하고 첫 번째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입니다. 강한 군대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훈련하는 것이며, 이기적인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훈련하지 않습니다.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대국의 이상한 논리에 우리의 군인들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와서 대신 전쟁해 줘.”라는 논리에 우리 군대를 파병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2. 대한민국 군대의 파병을 반대합니다. 파병 논의 자체를 반대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위해 살아가고, 평화를 지키면서 살아가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를 위한 가장 소중한 삶의 방법이며 지침을 사랑으로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서,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군인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소중한 자녀들을 이기적인 지도자의 도구로 이용당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들을 우리의 바다가 아닌 다른 바다로 보낼 논의 자체를 거부합니다. “우리나라를 위해서 파병해야 한다.”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자신을 위한 이익에 눈먼 사람들입니다. 그 목소리에 우리 자녀들의 생명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3. 대한민국의 군대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으니, 이제는 우리가 우리 군을 파병으로부터 지킬 것입니다. 이 전쟁의 명분은 없습니다. 인간의 행동에는 동기가 있어야 하고, 그 동기는 올바른 이유가 있어야 하며, 동기로 인해서 움직이는 행동을 귀한 명분으로 인해 움직이는 아름다운 행동이라고 여깁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으로 인해서 이루어진 파병에서 명분은 정당함이 아니라 이기적인 욕심에 의한 희생만 강요될 뿐입니다.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대한민국 군대의 소중한 명분을 위해 우리가 군인들이 죽음으로 몰리게 되는 파병을 막을 것입니다. 군인들의 총과 칼은 국민을 지키는 소중한 명분이며, 이외에는 사용되어서는 안 되고, 이용당해서도 안 됩니다.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는 전쟁을 반대합니다. 파병을 반대합니다. 다시 한번 외칩니다. 전쟁을 반대합니다. 파병을 반대합니다. 2026년 9월 1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원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안동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

입력일 2026-09-11

교회 시선으로 시대 흐름 전달에 충실…‘해석과 질문’ 고민하길

◎ 참석자 현재우 에드몬드 위원장(한국평단협 평신도사도직연구소 소장) 김은영 크리스티나 위원(경향잡지 편집장) 이진옥 페트라 위원(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선임연구원) 이혜정 에밀라스 수녀(생활성서사 교육연구팀장) 조성현 대건 안드레아 위원(전 한성대학교 자율교양학부 교수) 주원준 토마스 아퀴나스 위원(한님성서연구소 선임연구원)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제31차 회의가 8월 27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회의에서는 2026년 5월 10일자부터 8월 30일자까지 가톨릭신문 지면과 홈페이지에 게재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위원들은 세계교회의 흐름을 전달한 기사, 사회적 관심사를 신앙과 연결한 콘텐츠, 신자들의 삶과 현장을 담은 기획들이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창간 100주년 기획 - 세계교회 지성에게 묻다’, ‘가톨릭 POLL’, ‘가톨릭 쉼터’, ‘세상살이 복음살이’ 등 가톨릭신문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고 전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확산과 그에 따른 선용 필요성, 주식 투자의 양면성, 혐오 문화의 확산 등 시대적으로 관심이 높은 주제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에 머무르기보다 교회의 시선과 해석을 담은 심층 보도로 발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성준(이냐시오) 신부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1년 앞으로 다가왔고 가톨릭신문도 내년 4월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와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신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편집자문위원들의 고견을 적극 반영해 더 나은 신문을 제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 좋아요 위원들은 세계교회의 흐름과 신학적 담론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한국 독자들에게 보편교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세계교회 지성에게 묻다’는 국내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신학자들의 연구와 고민을 소개하며 세계교회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의견을 냈다. 필리핀 여성 평신도 신학자인 애그니스 M. 브라잴 교수 인터뷰(8월 30일자)는 평신도와 여성이 신학의 새로운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흐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 현상을 신앙의 시선으로 바라본 콘텐츠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가톨릭 POLL’을 통해 주식 투자, 혐오 문화 확산 등 사회적 관심사에 관한 교회의 여론을 확인하고 후속 ‘세상살이 복음살이’ 특집으로 연결하는 방식은 독자 참여와 공론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식 문제는 단순한 투자 정보가 아니라 신앙인의 경제생활과 윤리 문제로 확장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투자하는 기업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전쟁이나 생명윤리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신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등 사회교리적 질문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가톨릭 쉼터’는 50년간 헌책과 사람을 품어온 글벗서점(6월 21일자), 수도회 수제맥주 공방 ‘홉플로우’(8월 23일자), 자립준비청년 앙상블(7월 19일자) 등 연성적인 일상 소재를 신앙과 연결했다는 점에서 좋은 사례로 언급됐다. 폭염 속에서 계절노동자들과 함께 생명농업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은 농민주일 특집(7월 19일자), 태안 갯벌을 찾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특집(8월 30일자) 등 현장 르포 기사도 눈길을 끄는 기사로 이름을 올렸다. 여름 특집 ‘핫플 옆 성당, 성당 옆 핫플’(7월 19·26일자, 8월 2일자)은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는 소위 핫플레이스와 인근의 성당을 연결해 소개함으로써 관광지를 신앙과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시도였다고 전했다. 성지순례, 신앙생활 안내 등과 연결해 온라인 콘텐츠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획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유튜브 8부작 ‘WYD 청년을 만나다’는 역대 WYD 참가자들의 체험과 신앙 고백을 생생하게 담아낸 콘텐츠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장애인들의 WYD 참여에 관한 의견을 낸 김재원 씨 인터뷰(6월 28일자), 전 신자가 성경 필사로 WYD 성공을 기원하는 제주교구 신창본당 기사(8월 16일자)는 WYD가 청년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교회의 축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자문위가 제안합니다 위원들은 가톨릭신문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시대를 해석하고 독자와 함께 고민하는 언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관련 보도와 관련, 기술 자체를 설명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인간 존엄, 관계, 신앙생활의 변화, 윤리적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AI가 가져올 편리함뿐 아니라 인간성 상실 등 우려되는 지점도 균형 있게 조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교회 면에 보도된 ‘교황청 경신성사부, 미사 중 평신도 강론 불가하다’(6월 24일자) 기사는 단순 보도를 넘어 해당 논의가 제기된 배경과 의미, 한국교회 안에서 바라볼 수 있는 맥락을 설명하는 후속 보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회적 이슈를 다룬 기사 역시 교회만의 시선을 더욱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학교폭력과 참교육 문제, 주식 투자와 경제 윤리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주제일수록 교회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답을 제시하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편집과 지면 구성의 변화 필요성도 강조됐다. 문자 중심 콘텐츠에서 벗어나 사진, 그래픽, 아이콘, 레이아웃 등 시각적 요소를 강화하고, 제목을 단순히 활자로 제시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미지와 컬러를 활용해 독자가 쉽고 재밌게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주교 임명 축하 광고 등 기존 광고 방식에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단순히 ‘축하합니다’로 반복되는 문구에서부터 사진 사용이나 배치까지 기존의 틀을 탈피한 디자인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축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구나 본당 공동체의 나눔과 실천 등 교회의 가치를 담아내는 콘텐츠형 광고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가톨릭신문이 시대의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공론장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창간 100주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욱 깊이 있고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신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9-06 제3506호 12면

주교회의, 베네수엘라·콜롬비아·네팔 재난 피해 지원

주교회의가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강진, 네팔 대홍수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돕기 위해 한국교회 차원의 지원에 나선다.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총무에는 박홍철 신부(다니엘·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총무에는 노현기 신부(다니엘·서울대교구)를 각각 임명했다. 청소년사목위원회 총무에는 최인비 신부(유스티노·인천교구)를 재임명했다. 총무 임기는 3년.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9월 1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회의를 열고, 최근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강진과 네팔의 대홍수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한국교회 차원의 지원금을 전달하기로 하고 각 교구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상임위는 또 주교회의 전례위원회가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과 2004년 발표된 교황청 경신성사부 훈령 「구원의 성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성체 공경 교육과 올바른 영성체 방법 안내’를 모든 교구에 전달하기로 했다. 제4차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은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경북 칠곡 왜관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모임에는 대구대교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를 비롯해 전국 교구 사제 47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상임위는 주교회의 2026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다룰 주요 안건도 확정했다. 총회에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폭력 예방 지침서」(안)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개정 ▲‘수도자의 비정규 성체 분배 직무와 그 시행 방안’ 수정안과 증명서·청원서 양식 ▲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 회칙 개정안 ▲청소년사목위원회 회칙 개정안 등을 심의한다. 가톨릭과 관련한 ‘올바른 미디어 콘텐츠 가이드라인’ 마련 방안과 나주 윤 율리아 문제와 관련한 한국교회 차원의 사목적 협조 방안도 논의한다. 아울러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준비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다. 전국 성지 순례 완주자들을 위한 축복장 수여식은 현재 연 4회에서 연 2회로 조정한다. 이에 따라 2027년에는 3월 18일 마산교구와 9월 23일 인천교구에서 주교회의 순교자현양과 성지순례사목 위원회 주관으로 축복장 수여식을 열고, 6월과 11월에는 각 교구가 자율적으로 수여식을 마련한다. 문화예술위원회 총무 박홍철 신부는 2004년 서울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고 홍제동·상도동본당 보좌와 군종신부 등을 지냈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해 미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 국립예술아카데미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시각예술 제2급 학술 석사를 취득했다. 베드로 사목 연수를 거쳐 2022년부터 삼각지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다.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총무 노현기 신부는 2013년 서울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고 쌍문동·일원동·행당동본당 보좌를 지냈다. 2019년부터 서울대교구 사목국 기획연구팀에서, 2024년부터 사목국 행정지원팀에서 사목했으며 올해 9월 1일부터 서울대교구 사목국장을 맡고 있다.

입력일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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