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가톨릭대상 선교문화 부문 대상을 받은 정인재(스테파노)씨는 “저는 어느 사회단체나 시설을 이끌었거나 뚜렷한 성과를 낸 사람이 아니”라며 “다른 분들이 타셔야 할 상을 제가 탄 것이 아닌가 한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씨는 어떤 단체나 기관장으로서 공적을 세우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톨릭대상 심사위원회는 오히려 정씨의 이런 면모를 높이 평가했다. 심사위원회는 “정씨는 원주교구 사회선교사업의 산 증인”이라면서 “그 누구보다 충직하고 겸손한 조력자로 일생을 바쳤다”고 밝혔다.
“지학순 주교님께서는 농민이나 노동자를 위해서 그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존중하시면서 드러나지 않게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고(故) 지학순 주교(다니엘·1921~1993)가 구성한 재해대책위원회, 사회개발위원회에서 활동한 정씨는 지 주교에게 농민과 노동자 권익 보호의 길을 배우고 실천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노숙자와 무료 식사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한 갈거리협동조합 설립을 비롯해 여러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에 참여해왔다.
정씨는 교구 지역의 사료를 수집·정리하기도 했다. 그런 노력으로 복자 최해성(요한)이 이룬 교우촌 서지마을을 찾아내기도 했다. 서지마을은 현재 원주교구가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