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풍요로운 ‘대중신심’ 전통 중요성 강조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5일 하루 일정으로 코르시카를 방문, 코르시카 지역의 풍요로운 대중신심의 전통에 대해 “유럽의 존경할 만한 모범”이라며 치하했다. 프랑스령으로 지중해 연안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코르시카 섬은 거의 90%가 가톨릭신자로서 교황 방문은 처음이다. 중심 도시인 아작시오는 나폴레옹의 탄생지로 유명하다. 교황은 이날 아침 아작시오 공항에 도착, 10시간가량 머물면서 의회 궁에서 ‘지중해의 대중 종교성’ 국제회의 폐막식을 주재하고 성모 승천 대성당에서 교회 인사들을 만났다. 이어 오후 3시30분 나폴레옹 동상이 있는 우 카소네 광장에서 옥외미사를 주례한 뒤, 공항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환담했다. 대중신심의 전통이 풍부하게 살아있는 코르시카 방문을 통해 교황은 오늘날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복음화가 대중신심의 ‘복음화하는 힘’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아작시오교구장 프랑수아-하비에르 부스티요 추기경은 교황의 연설에 앞서 “대중신심이 신앙을 사회적 긴장 없이 공적 영역에 자리잡도록 할 수 있다”며 “전략이나 전술 없이 이뤄지는 단순한 신앙 실천이 신앙의 본질을 재발견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2000년 넘게 지속된 그리스도교 신앙이 정치와 문화를 형성했지만, 오늘날 특히 유럽에서 “하느님의 존재와 말씀에 무관심해지면서, 하느님에 대한 질문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성급한 이데올로기적 판단으로 그리스도교 문화와 세속 문화를 대립시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 두 지평, 즉 그리스도교 문화와 세속 문화 사이에서 상호 개방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오늘날 믿는 이들은 강요하지 않고 신앙을 실천할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믿지 않는 이들은 종교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신비를 고민하고 공동선을 위한 가치를 찾으려는 갈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대중신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중신심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토대인 강생으로 되돌아가게 한다”며 “이는 항상 한 민족의 문화와 역사, 언어 속에서 표현되고 공동체의 상징과 관습, 의식, 전통을 통해 전승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어 “대중신심은 또한 믿음의 문턱에 있는 이들을 믿음 안으로 끌어들인다”며 “정기적으로 신앙을 실천하지 않더라도 자기의 뿌리를 경험하고 자신과 사회에 유용한 이상과 가치를 만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그러나 대중신심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우려, “대중신심의 표현이 외적인 것 또는 민속적인 것에 국한돼 그리스도와의 만남으로 이어지지 못함으로써 미신적인 개념으로 오염될 위험”과 “논쟁을 부추기고 편협하거나 배타적 태도를 조장해 자기 과시를 추구하는 이들에 의해 이용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했다.

인도 교회 지도자들, 그리스도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외신종합] 인도 북동부 아삼주의 그리스도교 교회 지도자들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그리스도교 종교 공동체에 대한 폭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신앙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힌두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통치하는 이 지역에서는 그리스도교 교회와 시설, 개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아삼주는 전체 인구 3500만 명 중 약 4%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다. 가톨릭교회는 이 지역에서 20개 이상의 병원과 진료소, 400여 개의 학교 및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삼 그리스도교 포럼(Assam Christian Forum, ACF)은 지난 11월 28일 구와하티대교구장 존 물라치라 대주교 주재로 긴급 회의를 열고 이러한 폭력에 대해 “충격과 고통,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물라치라 대주교는 12월 3일 가톨릭계 통신사인 CNA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그리스도교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ACF에 따르면,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이 그리스도교의 종교적 상징물의 철거를 요구하고, 교회와 신자 개인을 대상으로 한 경찰 수사가 신자 공동체에 공포와 위협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교회가 마약 거래와 공급의 배후라는 등의 극심한 허위와 악의적 비난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ACF는 또 올해 초 제정된 ‘마법적 치유 방지 및 악 법’(Magical Healing Prevention and Evil Act)을 빌미로 “무고한 교회 관계자와 신자들이 병자를 위한 기도, 가난한 이들을 돕는 자선 활동, 학업 지원 등의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고 처벌받고 있다”며 “이는 헌법적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에는 힌두 쿠툼바 수락샤 파리샤드(Hindu Kutumba Surakshya Parishad, 가족 안전 위원회)가 학교를 포함한 종교 기관들에서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위원회는 “성직자들의 복장, 예수와 성모 마리아 성상 및 십자가와 교육기관 내 교회 설치를 배타적인 종교적 행위”라며 학교 안에서 일체의 종교적 상징과 요소들을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2024-12-25

美, 교회 내 이민자 체포 가능성 커져

[외신종합]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차기 행정부가 교회와 학교, 병원 등에서도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들의 이민자들에 대한 체포가 가능하도록, ‘성소(聖所) 정책’(sanctuary policy)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NBC뉴스가 12월 11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프로그램’을 공약한 바 있고,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관련 ICE 정책을 철회할 계획이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추방 등 강경한 이민 정책은 트럼프 대선 공약의 핵심이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은 이민자 강제 추방을 낙태와 함께 “인류 사회를 독살하고 창조주를 모독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이는 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도덕적 진리와 생명 문제에 대한 두 개의 회칙에서도 재확인한 바 있다. 미국 가톨릭교회에서는 이러한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치에코 노구치 미국 주교회의 대변인은 “법을 따르고 이민 문제에 대한 인간적인 해결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민과 관련된 정책이 발표되면 적절한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민연구소’(The Center for Migration Studies) 선임연구원이자 미국 주교회의 전 이민정책국장이었던 케빈 애플비는 “지역 본당과 사제들은 교회 내에서의 단속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최소한 ICE 요원이 교회에 진입하려면 영장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종교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주교들은 이 추방 계획이 이민자 가족들뿐만 아니라 교회 생활 전체에 가해지는 공격이라는 점에서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 이민 네트워크’의 안나 갤러거 사무총장도 이민자들과 그 가족들의 안전과 복지를 훼손할 수 있는 변화라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갤러거 사무총장은 “교회, 학교, 병원과 같은 민감한 장소는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위안을 찾고, 교육 받으며, 필수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성소”라며, 이 정책의 폐지는 “가족과 공동체를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교육이나 의료 서비스를 받거나 신앙을 자유롭게 실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4-12-25

교황, 새 추기경들에게 “예수님의 길을 걸으라” 당부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7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새 추기경 21명에 대한 서임식을 주례하고 “겸손과 경이로움, 기쁨으로 예수님의 길을 함께 걸으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이날 서임식에서 붉은색의 추기경 모자인 비레타(Biretta)를 받은 주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으로 가신 것이 세속적인 영광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여정이었듯이, 주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공동체와의 일치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임식에서는 2명의 새 추기경이 전통적인 주홍색 추기경 복장 대신 자신들의 간소한 흰색 수도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도미니코회 소속인 알제리 알지에르스대교구장 장-폴 베스코(62) 대주교와 영국의 티모시 레드클리프(79) 신부는 교황의 특별 허가를 받아 추기경 복장이 아닌 흰색 수도복을 입기로 했다. 이러한 선택은 교황이 새 추기경들에게 간소하고 겸손한 삶을 당부한 데 대한 응답으로, 교황은 이번 추기경 회의에서도 재차 이를 강조했다. 교황은 “여러분은 외모와 권력에 집착하는 사회 속에서 빛나는 표지가 돼야 한다”며 “우리 마음은 명예와 권력의 유혹에 이끌려 예수의 길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주님께서는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가진 여러분을 통해 교회의 보편성을 바라보고 계신다”며 “형제애와 친교의 장인, 일치의 건설자가 되기를 주님께서 요청하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황의 턱과 목에는 커다란 멍이 보였다. 교황청은 교황이 12월 6일 침대 옆 탁자에 턱을 부딪혀 다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지난 10월 6일 21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했다. 이번 임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의 추기경 140명 중 110명을 직접 임명했다. 24명은 베네딕토 16세 교황, 6명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임명했다. 이날 서임식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12년 동안 10번째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30년의 재위 기간 중 9번의 서임식을 열었다. 이처럼 서임식이 자주 열린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더 보편적인 교회를 반영하기 위해 추기경단을 재구성하려고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12월 17일 태어나 만 88세 생일을 코앞에 두고 있다. 몇 가지 건강상의 어려움과 휠체어 사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교회 역사상 가장 고령에 속하기 때문에 현재 추기경단 구성은 새 교황 선출과 관련해 많은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 추기경의 약 80%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음을 염두에 둘 때, 새 교황 선출시 교회 쇄신과 변방에 대한 사목적 관심을 강조하는 그의 사목과 교회 통치 방향이 크게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12-15

“니카라과 평화 위해 성모님께 간구하자”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니카라과의 평화와 형제애, 조화를 위해 기도하고, 니카라과의 수호성인인 성모님께 평화를 위한 대화를 간구하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이날 주일 삼종 기도 자리에서 니카라과 국민과 교회와의 특별한 유대를 강조하고, 성모님을 공경하는 9일 기도 ‘라 푸리시마’(La Purisima)를 바치자고 권고했다. 교황은 “하늘의 어머니께서 어려움과 불확실함 속에서 그들에게 위로가 되어주시고, 모든 이의 마음을 열어 평화와 형제애, 조화를 증진하는 대화의 길을 찾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아메리카 주교단은 지난 12월 1일, 이날을 ‘니카라과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선포해 모든 교구와 본당에서 혹독한 박해 가운데 있는 니카라과 교회를 위해 기도를 바쳐 줄 것을 촉구했다.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는 지금까지 200명 이상의 종교 지도자들을 추방하는 등 심각한 종교 박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교황은 앞서 12월 2일, 니카라과 국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 “인간적으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우리는 하느님의 돌봄과 자비를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믿음과 희망은 기적을 행한다는 것을 확신하라”며 “원죄 없으신 성모님께서 이 신뢰의 증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니카라과 국민들에게 시련의 순간마다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하고 희년을 위한 특별 기도로 서신을 마무리했다.

2024-12-15

파리 노트르담대성당, 화재 5년 만에 재개관

[외신종합]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자 가톨릭 건축의 대표적인 걸작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5년간의 복원 작업을 마치고 12월 7일 저녁 재개관식을 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파리대교구장 로랑 울리히 대주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재개관은 “슬픔과 애도의 순간에서 기쁨과 축하, 찬미로의 전환”이라며 “모든 신자들과 함께 영적으로 기도 속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 주최로 이날 대성당에서 열린 재개관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등 30여 개국 정상과 각국 귀빈, 화재를 진화한 소방관들과 성당 복원 관계자들, 가톨릭계 인사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재개관식은 타종과 함께 울리히 대주교의 개문 의식, 화재 당시 모습과 복원 과정을 담은 기록 영상 상영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후 기념미사와 콘서트가 이어졌고, 다음날인 8일 오전에는 전 세계 170여 명의 주교와 파리대교구 내 본당 사제들, 초청 신자들이 참석하는 미사가, 오후 6시30분에는 일반인이 참례한 첫 공개 미사가 봉헌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메시지에서 지난 2019년 4월 화재로 대성당이 파괴된 비극적 사건을 회상하면서, 진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한 소방대원들의 용기를 치하하고 복원에 대한 전 세계의 헌신적 지원에 경의를 표시했다. 교황은 “전 세계의 대성당 복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예술과 역사에 대한 인류의 애정뿐만 아니라 그러한 건축물이 지닌 상징적이고 거룩한 가치가 지속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복원 전문가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들의 작업은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선 ‘영적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860년의 역사를 지닌 노트르담 대성당이 거의 잿더미로 변할 뻔한 화재는 프랑스 교회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로 기억된다.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에게 이 사건은 이어진 더 큰 시련들의 전조로 여겨지기도 했다. 1년 뒤 코로나19로 전국 교회가 문을 닫아야 했고, 팬데믹이 끝나자마자 70년 동안 약 33만 명의 아동이 성직자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낭테르교구 마티유 루제 주교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프랑스 사회와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해석됐다”며 그래서 “대성당의 재개관은 교회와 사회 모두에게 다시 희망을 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메시지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은 프랑스 교회의 쇄신을 상징하는 예언적 상징”이라고 강조하고 “사랑하는 파리와 프랑스의 신자 여러분, 이 집은 아버지께서 거주하시는 곳이며 여러분의 것으로, 여러분은 그 살아 있는 돌입니다”라고 격려했다.

2024-12-15

인도 라자스탄주, 반개종법 제정 결정 논란

[외신종합] 교회 지도자들과 활동가들이 인도 북부 라자스탄주 정부가 반개종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하자, “정치적 동기가 있다”며 비판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인민당이 이끄는 주정부는 이른바 “강제 종교 개종”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새 법안을 승인했다. 11월 30일 조가람 파텔(Jogaram Patel) 의회부 장관은 언론에 이 법안이 엄격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 의회가 다음 회기에 표결을 위해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바잔랄 샤르마(Bajanlal Sharma) 주총리가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승인된 이 법안은 강제 개종이 입증된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제안하고 있다. 이 법안은 다른 종교로 개종하려는 사람은 최소 60일 전에 관할 구역 치안판사에게 신청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파텔 장관은 “치안판사가 그것이 강제 개종인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활동이 흔히 보고되는 부족 지역에서 개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법안이 주 의회에서 통과되면, 라자스탄주는 반개종법을 시행하는 인도의 12번째 주가 된다. 현재 11개 인도 주에서 반개종법이 시행되고 있으며, 모두 인도인민당이 집권하고 있다. 라자스탄주 수도 자이푸르교구장 조셉 칼라라칼 주교는 “민감한 사항이라 조금 더 파악이 필요하다”면서 “라자스탄주의 다른 주교들과 함께 이 법이 끼칠 해악에 대해 자세히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리스도인 활동가 미낙쉬 싱은 “인도 헌법 25조는 모든 국민은 어느 종교든 선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새 법은 종교간 긴장을 일으켜 인도의 종교 화합을 거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12-15

[글로벌칼럼] 미국 주교들에게 이주민 문제가 정치 이슈가 아닌 이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후 미국 주교들은 새로운 행정부의 대규모 이주민 추방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 티모시 브롤리오 대주교는 자신과 동료 주교들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속에서 그리스도를 보고, 가난한 자를 옹호하고 일으키며, 이민 개혁을 장려하고,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들을 계속 돌볼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케이블 TV 뉴스와 소셜 미디어에서 일부 관측통은 주교회의의 친이주민 입장이 반트럼프적이고, 사회 문제에 대해 좌편향적이라는 증거로 보고 있다. 아마도 이는 미국의 광범위한 정치 문화에서 이주민 문제는 보통 좌우 이슈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는 미국 주교들에게 이주민 보호는 주교회의 내 특정 좌편향 주교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전 디트로이트교구장 마이클 갤러거 주교는 1920년대 주로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몰타에서 온 이민자들의 문제에 직면했다. 갤러거 주교는 몰타 출신 사제를 임명해 몰타 공동체를 돌보도록 했고 몰타 이주민들에게 교구 소유 건물을 내줬을 뿐만 아니라 몰타 이주민들을 위한 본당 설립도 승인했다. 갤러거 주교는 라디오 설교자로 활동하며 '미국의 라디오 신부'로 유명한 찰스 코글린 신부를 미시간주 로열 오크의 사제로 임명한 인물이기도 했다. 코글린 신부가 반유대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과 뉴딜 자유주의를 맹렬히 비난했음에도 불구하고, 갤러거 주교는 그를 지지했다. 또 강력한 반공주의자였던 전 뉴욕대교구장 프란시스 스펠먼 추기경도 있다. 스펠먼 추기경은 1946년 미국의 한 레지오마리애 잡지에 다음과 같이 기고했다. “진정한 미국인이라면, 음모와 불명예의 무기를 휘두르며 이 나라에 그들의 불경한 노예제 패턴을 강요하는 공산주의자들로부터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스펠먼 추기경은 뉴욕으로 이주한 푸에르토리코인들을 따뜻하게 환영했다. 특히, 지역 성직자들에게 스페인어를 배워 푸에르토리코인들에게 그들의 모국어로 사목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에서 푸에르토리코의 수호성인인 세례자 요한의 축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도록 후원하기도 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대교구장 로버트 루시 대주교도 있다. 루시 대주교는 급증하는 멕시코 이주민의 친구로 알려져 있다. 루시 대주교는 교구 내 모든 건설 프로젝트에 노조 노동자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는데, 당시 건설 노동자 대부분은 멕시코인이었다. 하지만 루시 대주교는 린든 존슨 대통령과 가까운 친구로, 베트남 전쟁의 열렬한 지지자이기도 했다. 그는 공립학교에 성교육을 도입하는 것에 반대했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촉발된 개혁들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갤러거 주교와 스펠먼 추기경, 루시 대주교를 정치적 또는 신학적으로 ‘진보주의자’로 분류할 역사가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주민을 지원했다는 사실은 역사로 기록돼 있다. 이들은 어떤 면에서 이주민과 연대했을까? 인권과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가톨릭 신앙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지만, 몰타인, 푸에르토리코인, 멕시코인들이 대부분 가톨릭 신자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1920년대 디트로이트, 1940년대 뉴욕, 1940~50년대 샌안토니오에서 가톨릭교회의 입지를 강화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모든 주교가 고마워할 만한 일이었다. 오늘날에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된다. 2011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10명 중 1명, 즉 10%가 가톨릭교회를 떠난 전 가톨릭신자였으며, 다른 종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성인은 단 2.6%에 불과했다. 이러한 수치를 고려하면 미국 인구에서 가톨릭신자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히스패닉 이주민의 영향으로 가톨릭신자의 비율은 약 20~25%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미국 주교들이 20세기와 21세기에 이주민에 대해 그렇게 열정적이었던 이유 중 상당 부분은 대부분의 미국 이주민들이 가톨릭신자였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의 주교들은(특히 교황 프란치스코 등장 이전에는) 이주민 문제에 대해 더 모호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많은 유럽 국가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이주민 공동체가 무슬림이었기 때문이다. 한 신부가 특정 공동체를 위해 미사를 집전하고, 그들의 고해성사를 듣고, 젊은이를 결혼시키고, 나이 든 이를 매장하며, 그들 중 일부가 신부가 되고 수녀가 되는 것을 지켜본다면, 이 신부의 정치적 입장이 어떻든 간에 그 집단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억압당하거나 추방되는 것을 본능적으로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주교회의의 이주민 문제에 대한 경고가 트럼프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맥락을 잘 살펴야 한다. 백악관에 누가 있든 이는 중요하지 않다. 이주민 문제는 미국 주교들이, 비록 일반 신자들은 그렇지 않더라도, 대부분 단합된 입장을 취하는 드문 이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예언적이기도 하고 실용적이기도 하다. 글_존 알렌 주니어 교황청과 가톨릭교회 소식을 전하는 크럭스(Crux) 편집장이다. 교황청과 교회에 관한 베테랑 기자로, 그동안 9권의 책을 냈다. NCR의 바티칸 특파원으로 16년 동안 활동했으며 보스턴글로브와 뉴욕 타임스, CNN, NPR, 더 태블릿 등에 기사를 쓰고 있다.

2024-12-15

잉글랜드·웨일스 주교단, ‘조력자살’ 법안 통과에 반발

[외신종합] 잉글랜드와 웨일스 주교단은 말기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하는 ‘조력자살’(assisted dying)을 합법화하는 법안이 영국 하원에서 통과된 것에 대해 11월 30일 깊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 법안은 6개월 미만의 생존 기간이 예상되는 말기 환자가 의료적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할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은 11월 29일 실시된 조력자살 법안에 대한 2차 독회 표결에서 찬성 330표, 반대 275표로 법안을 가결했다. 1차 독회에서는 표결하지 않은 만큼 2차 독회가 첫 표결이었다. 법안은 이후 하원 위원회와 3차 독회 등 추가 절차를 거쳐 상원으로 넘어가는데, 수정의 여지가 남아있다. 의회 표결 후 생명 문제 담당 존 셰링턴 주교는 표결 결과에 대해 우려를 표시, “이 법안은 원칙적으로 결함을 갖고 있고, 특히 크게 우려되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셰링턴 주교는 조력자살에 대한 양심적 반대 권리 보호 부족이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법안에 포함된 조항들이 의사들이 조력자살에 대해 양심에 바탕을 두고 반대할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하며, 조력자살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 호스피스와 요양원들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사가 환자에게 조력자살에 대해 ‘먼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셰링턴 주교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완화 의료(palliative care)의 질과 이용 가능성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가톨릭 공동체가 이 법안이 의회 진행 과정의 다음 단계에서 기각되도록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표결은 4시간이 넘는 격렬한 토론 끝에 이뤄졌다. 특히 표결은 당론에 구애받지 않고 의원 각자의 양심에 따라 찬성과 반대를 결정하는 ‘자유 투표’로 진행됐다. 법안 반대자들은 특히 노인, 장애인, 취약계층의 말기 환자들이 남은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표결 전 법안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고, 조력자살을 허용한 다른 국가들의 경우 안전장치가 약화된 사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법안 찬성자들은 이 법안이 고통 속에 살아가는 말기 환자들에게 스스로 고통을 줄이고 자기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표결에 앞서, 가톨릭교회 주교단과 다른 종교 지도자들은 법안의 윤리적·실무적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주교회의 의장 빈센트 니콜스(Vincent Nichols) 추기경은 여러 차례에 걸쳐 “‘죽을 권리’는 쉽게 ‘죽어야 할 의무’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조력자살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조력자살을 합법화한 국가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스위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스페인, 미국 일부 주 등이다. 특히 조력자살을 원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처음으로 이를 합법화한 스위스를 찾아가 죽음을 맞고 있다. 영국에서는 2015년에도 같은 법안이 발의됐다가 부결된 바 있다.

2024-12-08

중앙아메리카 주교단, 12월 8일 ‘니카라과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 선포

[외신종합] 중앙아메리카 주교들이 12월 8일을 니카라과를 위한 기도의 날로 선포했다.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위치한 파나마,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의 주교단은 12월 1일 ‘니카라과 교회를 위한 중앙아메리카 기도의 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교단은 제82차 중앙아메리카 주교회의 총회를 통해 이 성명을 채택하고 종교적 박해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니카라과 교회의 외침에 “형제애로 동참”하고 “존중을 바탕으로 답을 찾기”를 희망했다. 성명은 중앙아메리카의 모든 교구와 본당, 종교 공동체가 “박해 속에서도 아무도 홀로라고 느끼지 않도록” 니카라과 교회를 위해 기도의 날을 지낼 것을 촉구했다. 니카라과를 포함한 중앙아메리카 지역 교회에서는 12월 8일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매우 뜻깊은 날로 지낸다. 특히 니카라과 교회는 성모 마리아를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중앙아메리카 주교단이 모든 신앙인을 니카라과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초대한 것은 니카라과에서 계속되고 있는 혼란스러운 박해 상황에 대한 응답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200명 이상의 종교 지도자들을 추방하고 롤란도 알바레스 주교 등 성직자들도 대거 체포했다. 최근에는 니카라과 주교회의 의장인 카를로스 에레라 주교가 추방됐다.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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