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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독수리포럼, 자연과 인간 ‘공존’ 모색

우세민
입력일 2025-02-18 11:49:36 수정일 2025-02-18 11:49:36 발행일 2025-02-23 제 343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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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독수리 식당을 여는 사람들',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 등 ‘낙동강독수리포럼위원회’ 조직
독수리 서식지 보전 통해 지구 생태계 조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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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경북 고령 대가야문화누리서 열린 낙동강독수리포럼 참석자들이 포럼에 앞서 김용식 사진작가가 촬영한 독수리식당 현장 영상을 보고 있다. 우세민 기자

독수리 서식지를 보전하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1회 ‘낙동강독수리포럼’이 2월 14일 경북 고령 대가야문화누리 가야금홀에서 열렸다.

겨울마다 고령 낙동강변을 찾아오는 독수리에게 6년째 먹이 나누기를 하고 있는 시민단체 ‘독수리식당을 여는 사람들’이 주축이 됐고,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천인사, 환경과생명을지키는 전국교사모임 등 전국 여러 시민사회·환경·종교·교육단체들이 이에 공감하면서 ‘낙동강독수리포럼위원회’(공동위원장 임성호 베네딕토 신부, 정각 스님)가 조직됐다. 그 첫 번째 결실로서 열린 이번 포럼은 독수리식당 운영을 통해 인간과 독수리, 나아가 지구 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한 공존을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나눈 토론의 장이었다.

천연기념물 제243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인 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2만여 마리가 서식한다. 그중 몽골에서 태어난 새끼 독수리는 비행훈련을 거쳐 겨울이 되면 3000여 km를 비행해 한반도로 온다. 이 가운데 200여 마리가 고령 낙동강변에서 겨울을 보낸 뒤 봄에 다시 몽골로 돌아간다. 독수리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에 모래톱이 있고, 마을마다 감자 농사를 짓기에 넓은 들이 있어 독수리 서식지로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1부에서는 독수리 서식지 보전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한국위원회 황은주 사무총장의 기조강연과 경남환경교육네트워크 곽승국 상임대표,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자연환경국민신탁 전재경 대표의 발제가 이어졌다.

황은주 사무총장은 자연을 단순히 보호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자연과 생태계가 인류에게 주는 다양한 ‘생태계서비스’가 여러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생태계-인간-동물의 일체건강’(One Health)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며 “인간과 동물의 환경은 상호 연결되어 있는데, 서로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다 같이 죽는다. 하지만 노력하면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부에서는 생태운동과 생태교육의 조화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사단법인 자연의벗 오창길 이사장의 기조강연과 노영대 다큐멘터리 작가, 대구환경교육센터 정숙자 사무처장, 금강생태문화연구소 최수경 소장, 고령군 관광진흥과 윤태정 박사의 발제가 계속됐다.

대구대교구 생태위원장 임성호 신부는 “생물의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독수리를 만나면서, 공동의 집 지구를 살아가는 인류가 지녀야 할 마음은 ‘생태적 회심’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선의를 가진 좋은 분들과 연대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독수리식당은 겨울 동안 매주 화·토요일 고령 우곡중학교 앞 회천에서 운영된다. 운영비는 오롯이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