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갓등이 피정의 집’ 산하 봉사팀 ‘올레움’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7-08-22 수정일 2017-08-23 발행일 2017-08-27 제 3059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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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찾는 사람들 위해 봉사하며 영적 성장 느껴요”
2014년 1월부터 피정 봉사 시작, 가능한 시간만큼 자유롭게 활동
피정 전후 청소년·청년 위해 기도, 9기 모집 중… “가톨릭 청년 누구나”

지난 4월 예수부활대축일에 모인 올레움 팀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올레움 제공

교회 안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가장 큰 행사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신앙학교’다. 많은 청소년들이 캠프나 피정 형태의 신앙학교를 통해 교회 안에서 기쁨을 얻고 신앙도 배운다. 이런 청소년들의 신앙학교에 동행하며 봉사하고 자신의 신앙도 키우는 청년들이 있다. 바로 갓등이 피정의 집(원장 손기정 신부)의 봉사팀 ‘올레움’ 팀원들이다.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지만, 무엇보다도 저희 스스로의 신앙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올레움(팀장 이상아)은 갓등이 피정의 집 산하의 피정 봉사팀이다. 갓등이 피정의 집이 청소년·청년들을 위한 피정을 전문으로 하는 공간인 만큼 올레움 팀원들의 주된 활동은 피정 안에서 청소년·청년과 만나는 일이다.

팀이름은 기름이라는 뜻의 라틴어 올레움(Oleum)이라고 지었다. 청소년·청년들이 빛을 낼 수 있도록 등불의 기름이 돼주겠다는 의미다.

올레움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 현재 갓등이 피정의 집이 운영하고 있는 초등부·중고등부·청년 전례와 찬양 피정, 초등부·고3 졸업 피정, 중고등부·청년 생명피정 등에서 봉사하고 있다.

또한 올레움은 봉사 대상인 청소년·청년뿐 아니라, 봉사에 나서는 팀원들의 영적 성숙을 위해서도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팀원들 스스로가 신앙 안에서 즐거운 상태가 아니면, 팀원들이 만나는 청소년들에게도 신앙의 즐거움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개개인의 내면을 먼저 다듬어 가는 노력 덕분이다.

그래서 올레움 팀의 봉사는 자유롭다. ‘봉사는 의무’라는 부담을 덜고, 봉사자도 피정에 함께 참여하면서 자기 신앙을 돌아보고 하느님을 찾을 수 있도록 운영된다.

우선 팀원들은 자신이 가능한 시간에 가능한 만큼만 봉사한다. 어떤 팀원은 주말 직장에서 퇴근해 오는 저녁시간부터 봉사하기도 하고, 주중에 봉사하다 본당 봉사를 위해 주일에 돌아가는 팀원도 있다. 피정마다 정해진 봉사인원도 없어서,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20여 명이 한 피정에서 봉사한다.

작년 1월 겨울 피정을 앞두고 기도를 봉헌하는 올레움 팀원들. 올레움 제공

팀원들 사이에 뚜렷한 역할 분담도 없다. 팀원들이 봉사하면서 기억해야할 것이 있다면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피정 중에 팀원 스스로 필요한 활동을 찾아서 한다. ‘자유롭게’ 봉사에 참여하지만, ‘가볍게’ 봉사하는 팀원은 없다.

팀원들이 피정 중 가장 중요하게 하는 일은 다름 아닌 ‘이름 불러주기’다. 피정에 참가한 모든 청소년들의 이름을 외우고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올레움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이를 통해 팀원들은 피정 중 청소년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청소년들이 피정 안에서 관심 받고 있다는 것을,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올레움이 하는 또 하나의 봉사는 기도다. 어떤 기도를 얼마나 해야 하는지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피정을 하기 전 그리고 피정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모든 팀원이 피정과 피정에 참가할 청소년·청년을 위해 자유기도를 봉헌한다. 팀원들은 이 기도 안에서 각 피정의 주제와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곤 한다.

팀원들의 기도는 정해진 것 없이 자유롭지만, 그 관심은 늘 청소년을 향해 있다. 항상 청소년들을 염두에 두다보니 많은 청소년들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도 팀원들의 기도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다.

지난 4월 15일에는 팀원들이 함께 안산대리구 고잔·와동일치의모후·선부동성가정·원곡성당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위령소를 도보로 순례하고 부활성야 미사를 봉헌하면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친교의 시간을 통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온 의견을 실행한 결과였다.

청소년 피정 참가자가 가장 많은 여름방학이 끝났지만, 올레움의 활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청년들을 위한 피정들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9월 9~10일엔 청년 생명피정 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올레움은 함께 봉사할 9기 팀원들도 모집하고 있다. 가톨릭 청년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올레움에서 4년 동안 활동했다는 김문희(체칠리아·26·안양대리구 용호본당)씨는 “자유롭게 봉사를 하다 보니 오히려 우리가 왜 이곳에 있는지 잘 이해하게 되고 청소년들을 더욱 생각하게 됐다”면서 “올레움의 대부분이 교구, 본당 등에서 봉사하는 청년이지만, 즐겁게 봉사하면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어 올레움을 찾는다”고 말했다.

※문의 031-298-8564 갓등이 피정의 집

8월 8일 중고등부 생명피정에 참가 중인 올레움 팀원들. 올레움 제공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