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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 바닥에 널브러진 전단지가 휘청거리며 길을 걷는 취객들을 유혹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 중 하나인 매춘은 음욕에 사로잡힌 취객들을 일탈에 빠뜨린다. 유흥업소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난립한 모텔들에 음욕을 채우려는 남녀의 발길이 이어지는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왔다.
음욕과 더불어 현대사회는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도 무분별하게 자극한다. 이른바 ‘푸드 포르노’라고 불리는 TV 음식 방송 프로그램이 난무하고, SNS는 온갖 음식 사진으로 도배돼 음식에 대한 탐욕을 불러일으킨다.
교회는 음욕은 ‘성적 쾌락에 대한 무질서한 욕구’이며, ‘합법적인 혼인 외에서 성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비난한다. 무엇보다 음욕은 사랑과 생명의 신비를 더럽히고, 영적인 사랑에 불감증을 일으키며, 참사랑의 능력을 잃게 한다.
‘음식이나 술에 대한 인간의 무질서한 욕구’인 탐욕도 이성적 판단이나 윤리적 자유를 상실하게 해 인간 품위를 떨어뜨린다. 먹고 마시는 본능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이성에 의해서 조절되고 때론 절제돼야 한다. 하지만 절제나 조절을 하지 않고 무질서하게 탐닉할 때, 결국 영혼과 육체에 해를 가져온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속담처럼 호기심으로 음욕과 탐욕을 채운 사람들은 더 큰 자극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구를 무절제하게 추구하게 되면, 교회의 가르침도 거부하며 결국 하느님을 떠나게 된다.
「칠극」을 쓴 판토하 신부(예수회)는 “음욕은 마치 물이 넘치는 것과 같으니 정결로써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음식을 탐하는 것은 마치 구렁이 (무엇이거나)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데, 절제로써 이를 막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4년 10월 30일 산타 마르타의 집 미사 강론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전투적인 삶이며 악마의 유혹을 견뎌내고 진리를 선포할 힘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영적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죄에 대항하는 ‘영적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구원을 무상으로 주었지만 유혹을 견뎌내지 않아도 되고 악마와 전투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영적 삶, 그런 그리스도인의 삶은 있을 수 없다”면서 “의로움이라는 갑옷을 입고 믿음의 방패라는 하느님의 무기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얼마 남지 않은 사순 시기, 음욕과 탐욕에 대항하는 ‘영적 투쟁’을 위해 정결과 절제로 무장할 때다. 음욕과 탐욕에 물들었던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의로움과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고해성사가 답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