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그리스도인 실상 전하며 도움의 손길 고통의 신비 바탕으로 구성 전 세계 박해 현황 한눈에 카페 수익은 ACN 기금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 당부
박해받던 한국교회의 상징 절두산순교성지(주임 원종현 신부)에 전 세계에서 박해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그리스도인의 상황을 알리는 전시장이 마련됐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 한국지부’(Aid to the Church in Need Korea, 이하 ACN 한국지부, 지부장 요하네스 클라우자)는 3월 10일 절두산순교성지에 오늘날 차별과 박해와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교회의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상설 전시장을 열었다. ACN 한국지부 이사장 염수정 추기경은 전시장 개막미사에서 “교회의 사명은 울고 있는 곳을 찾아가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면서 “전 세계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받는 이들을 알리고 돕는 전시장을 마련한 절두산순교성지와 ACN 한국지부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절두산순교성지와 ACN 한국지부의 협력이 계속되어 세계의 고통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지원하고 하느님의 손길을 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ACN 상설 전시장은 ‘박해받고 잊혀지다’를 주제로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순교성인시성기념교육관 지하 1층 순례자 식당에 문을 열었다.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를 바탕으로 전시물을 구성, 순례자들은 전시장을 돌아보며 자연스럽게 고통의 신비를 묵상할 수 있다. 특히 이 전시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박해로 고통받고 있는 교회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벽면에 꾸민 세계지도를 통해서는 고통받고 있는 전 세계 그리스도인의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테이블을 활용해 전시한 자료에서는 현재 가장 고통받고 있는 9개 나라의 실정을 상세히 알 수 있다. 또 다른 벽면에는 ‘박해받고 잊혀지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박해 실태를 사진과 함께 전시했다. 순례자들이 박해받은 교회를 위한 기도 카드를 작성한 뒤 걸어 두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눈길을 끈다. 또한 전시장 내 카페 수익금은 ACN 기금으로 활용, 순례자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동시에 고통받는 교회도 도울 수 있다. 절두산순교성지 주임 원종현 신부는 “박해의 어두운 시대를 극복한 한국교회는 박해받는 교회의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현대의 순교자들과 함께할 사명을 갖고 있다”면서 “전시장을 통해 현대 순교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매일 기도 중에 고통받는 그리스도인을 기억하고 사랑과 연대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두산순교성지는 2016년 매일 평일 미사 봉헌금을 모아 총 3억4596만7480원을 ACN 한국지부에 전달하는 등 ACN과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절두산순교성지는 매월 첫 토요일 오전 10시 성모신심미사 중에 ‘고통받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와 불우 이웃’을 위한 봉헌금을 모아 ACN 한국지부에 전달한다. ACN 한국지부 요하네스 클라우자 지부장은 “절두산순교성지가 전 세계에서 고통받는 그리스도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줬다”며 감사를 전한 뒤, “절두산순교성지 상설 전시장은 ACN의 활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CN은 1947년 비오 12세 교황의 호소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으로 고통받던 그리스도인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전 세계 23개국에서 모금활동을 펼치며, 해마다 140여 개국에서 5000여 개의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한국지부는 지난 2015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설립됐다.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