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성남시 중원노인종합복지관 신명희 관장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06-28 수정일 2022-06-28 발행일 2022-07-03 제 330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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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돕는 일이 제가 받은 소명이죠”
하느님 시선으로 바라보며
진심어린 마음 나누려 노력

“사회복지 활동을 통해 이웃을 돕는 일은 제가 하느님께 받은 특별한 소명입니다.”

성남시 중원노인종합복지관 신명희 관장(아녜스·49·제2대리구 고잔본당)은 사회복지사로서 자신의 소명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신 관장은 오랜 시간 장애인시설, 다문화센터에서 일해 왔고, 현재는 노인복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25년차 사회복지 전문가다.

신 관장에게는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꾸준히 이어가게 하는 뚜렷한 소명의식이 있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를 여의고 집안 사정이 어려울 때 학교 선생님이 빵을 챙겨주신 기억으로 ‘나도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신 관장은 사회복지사가 됐다. 그러나 한창 일하던 시기 갑작스레 무력감에 잠식돼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그때 그가 유일하게 붙잡을 수 있는 것이 기도였고, 그 간절한 기도 속에서 신앙을 체험했다.

“하느님께서 그토록 힘들어하는 저와 함께 아파하고 계시고,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절실히 느낀 날이 있었어요. 그분 사랑으로 제가 지금까지 버티고 살았다는 사실도 깨달았죠.” 강렬한 하느님 체험으로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빠져나온 신 관장은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과 나누겠다고 결심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보람으로 하던 사회복지 일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존엄한 인간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로 바뀌었다. 이후 그는 삶의 의미도 발견하고, 일의 보람도 전보다 더 크게 느꼈다. 신 관장은 “하느님의 시선으로 이웃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그들과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며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자본을 기준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 탓에 우리가 하느님의 눈으로 어려운 이들을 바라보지 못하는 때가 있는데, 신앙은 사람을 사람답게 바라보도록 해준다”고도 설명했다.

신 관장은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이들이 생기지 않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진짜 사회복지”라며 자신이 사회복지의 방향을 고민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사회 안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구조를 만들고 최소한의 평등을 이루는 것이 사회복지이고, 하느님의 사랑을 온전히 실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해 온 신 관장은 노인복지관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부터 교회와 사회 안에서 노인들이 의미 있는 노년을 보낼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노인이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지혜와 경험이 풍부한 사랑의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와 함께 더불어 살고, 본당 안에서는 신앙의 주체가 돼 공동체와 어울려 살아갈 방법을 찾고 실현하는 것이 나의 꿈이에요.”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