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길’은 2012년 9월 15일, 제주교구 6개 순례길(산토 비아조, SANTO VIAGGIO, www.peacejeju.net) 중 가장 먼저 열렸다. 제주의 서쪽 끝 아름드리 야자수가 이국적인 고산성당에서 출발해 신창성당에 이르는 11.5km 여정에는 바다와 섬, 포구와 산이 있다. 그리고 성 김대건 신부와 순교자들의 자취가 스며 있다. 그 흔적 찾아 첫걸음을 뗀다. 제주교구 고산성당 성 김대건 신부님 순례길 쉼터에서 출발해 해안 쪽으로 1.9km 걸으면 바다와 수월봉 입구에 다다른다. 한눈에 담기도 부족할 푸르고 너른 바다. 바다와 맞닿은 바위에 올라 낚싯줄 드리우는 강태공도 그 풍경에 녹아들었다. 순례자도 그 안에 들어 자구내포구까지의 해안 산책로, 여기 말로 ‘엉알길’이라 부르는 길을 밟아 걷는다. 왼쪽으로는 차귀도가 가지런히 누워 있고 오른쪽은 화산이 만든 신비로운 물결과 절벽이 조화를 이룬다. #1845년 8월 31일 - 이제 조선으로 간다. 불과 보름 전 사제품을 받았지만 마냥 중국에 머물 수는 없었다. 조선교구 제3대 교구장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 조선 신자 여럿이 함께 배에 올랐다. 토비아의 길을 인도한 대천사 라파엘의 이름을 단 배가 상하이 항구를 떠난다. 목자가 나셨다며 기뻐할 조선의 신자들을 생각하니 김대건 신부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런데…바람이 심상치 않다. 자구내포구에 닿으니 몸 가누기 힘들 만큼 바닷바람이 세졌다. 해풍에 맨몸 드러낸 한치가 포구 곳곳에 내걸려 펄럭인다. 걸음 내내 따르던 차귀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포구를 지나 당산봉에 오른다. 옛날 이곳에 호랑이를 모시던 신당이 있어 붙은 이름. 수월봉보다 높은 해발 146m지만 오르기는 수월하다. 당산봉을 내려와 용수포구를 향하는 1.1km 길은 제주 올레길 중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을 뽐낸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 푸른 바다와 차귀도를 이웃한 순례길이 고즈넉하다. #1845년 9월 28일 - 몸도 마음도 지쳤다. 표류 20여 일.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할 즈음 신자 한 명이 소리쳤다. “섬이 보인다.” 차귀도다. 육지에 이르진 못했지만 우리 땅 제주에 닿았다. “성모님 감사합니다.” 모두가 기뻐 덩실덩실 춤을 췄다. 육지로의 항해를 이어가려면 거친 풍랑에 몸살 앓은 라파엘호를 수리해야 했다. 아니 그 전에 감사와 찬미의 미사를 봉헌해야 했다. 제대를 차렸다. 제주교구 용수성지 입구. 김대건 신부가 오른손을 들어 순례자를 맞이한다.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의 정면은 성인이 사제품을 받은 중국 김가항(金家巷) 성당의 모습이다. 등대 모양의 종탑은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는 교회와 성인을 상징한다. 성지 마당 작은 연못 곁으로 라파엘호가 복원돼 있다. 김대건 신부가 간직했던 ‘기적의 성모상본’ 속 성모상도 라파엘호의 귀국길 때처럼 지금도 곁을 지키고 있다. 제주표착 기념관 옥상에 오르면 순례길을 함께한 수월봉과 자구내포구, 당산봉, 차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가 차귀도 너머로 뉘엿뉘엿 지고 있다. 성지 잔디마당에 둘러앉아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순례자들을 지나 성지를 나선다. 신창성당까지는 4.8km. 용수포구를 지나 풍차가 운치를 더하는 해안도로를 걷는다. 제주 해안을 따르는 180km의 일주도로 중 가장 아름답다는 이 길은 ‘성 김대건 해안로’라고도 부른다. 풍경에 취해 넣어두었던 묵주를 꺼내 들었다. ‘빛의 길’이라 이름 붙은 김대건길의 끝자락. 빛의 신비를 봉헌한다. #1845년 10월 어느 날 - 하느님의 섭리로 제주 해안에 닿았던 라파엘호가 다시 바다로 나섰다. 조선으로의 길은 곧 순교의 길임을 일행들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꼭 1년 후 박해의 칼날 아래서 천상의 영광을 안은 성 김대건 신부가 오늘을 살아가는 순례자에게 당부한다. “교우들 보아라. 비록 너희 몸은 여럿이나 마음으로는 한 몸이 되어 사랑을 잊지 말고 서로 참아 돌보고 불쌍히 여기며 주의 긍련하실 때를 기다리라.” 성 김대건 해안로를 따라 늘어선 커다란 풍차 너머로 붉은 하늘이 내려앉고 있다. ◆ 순례 길잡이 - 제주교구 김대건길(www.peacejeju.net/bbs/page.php?hid=course01) ‘김대건길’은 제주교구 고산성당에서 시작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수월봉 인근과 자구내포구, 성 김대건 신부의 라파엘호가 도착한 용수성지를 거쳐 신창성당에 이르는 11.5km의 순례길이다. 제주 올레길 12코스와도 여정이 겹치는 김대건길은 제주 천주교 여명의 역사를 묵상할 뿐 아니라 바다와 섬, 화산지형, 오름 등 제주 천혜의 자연 경관도 체험할 수 있다. 순례 여정의 중간지점인 용수성지에는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과 기념관과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복원한 라파엘호도 전시돼 있다. 용수성지에서 신창성당까지의 성 김대건 해안로에서는 2023년 세워진 높이 2.5m의 김대건 신부 성상도 만날 수 있다. ▶ 용수성지 미사 - (월요일 제외) 오전 11시 ▶ 성 김대건 신부 표착 기념관(오전 10시~오후 6시) ▶ 문의 064-772-1252

서울대교구(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7월 28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 발대식을 거행했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주한 교황대사관이 공동주최한 행사는 ▲기수단 입장 ▲퍼즐 세리머니 ▲발대선언 ▲축사 ▲영상 브리핑 ▲미사 순으로 진행됐다. 정순택 대주교는 발대미사 강론을 통해 “한 사람이 바뀌고 우리 공동체가 바뀌는 기적, 우리 모두 하나의 인류 가족이라는 의식이 확산되는 기적을 우리는 준비 과정과 서울 WYD를 통해 체험하고자 한다”며 “이 과정이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위한 고민과 나눔, 희망을 찾는 참 행복의 길을 발견할 수 있는 빛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은 단순한 참관자가 아니라 기적을 만드는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앞으로의 시간에 함께 봉사해 주시기를 청한다”며 “마음으로, 기도로, 열정으로 우리 모두 함께 꿈을 꾸며 WYD를 향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발대미사 축사를 통해 “오늘부터 우리는 젊은이들을 찾아 나아가 세계청년대회의 준비와 참여라는 여정에 열정을 불어넣는 작업을 시작하고 이를 위한 계획과 행사들을 실현할 것”이라며 “교황님께서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큰 신뢰와 애정으로 바라보시면서 여러분이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참여하기를 바라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 WYD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발표됐다.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의뢰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진행한 ‘2027년 세계청년대회 경제적 가치 평가 및 사업개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 WYD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11조3698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5908억 원, 고용유발효과 2만4725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발대식에는 장애청소년, 북한이탈청소년, 육·해·공군 장병을 포함해 청소년·청년 900여 명이 참석해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주체로서 앞으로의 여정에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글레이손 데 파울라 소자(Gleison De Paula Souza) 차관,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8개국 외교사절,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국회의원과 서울시의원 등도 참석했다.

의정부교구는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요양 사목’을 시작했다. 다니던 본당마저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제에게 축복을 청하고 성체도 모시길 염원하는 요양시설 내 어르신 신자들에게 요양 사목은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급격히 증가하는 고령 인구로 인해 본당 사목자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모두 감당하기엔 힘든 경우가 많아졌고, 앞으로는 더욱 그렇다. 이런 가운데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우리 주변 어르신 중에서도 각별한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의 사목이 필요할지 올해 첫걸음을 뗀 의정부교구 요양 사목을 통해 짚어본다. 의정부교구에 요양 사목이 더 절실했던 이유 의정부교구 관할지역은 전체 인구 대비 노인 인구 비율, 특히 요양이 필요한 노인 인구 비율이 다른 교구의 관할지역에 비교해 높은 편이다. 의정부교구 2지구 요양 사목을 담당하는 홍기환(베르나르도) 신부는 “서울은 임대료가 비싸고 시설이 들어설 물리적 공간도 부족하다 보니, 요양시설들이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의정부교구 관할지역 안에 노인 요양 시설이 월등히 많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이미 많은 본당 사제가 지역 내 어르신 신자들을 직접 찾아가며 병자 영성체를 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본당에 교적을 둔 어르신들만 돌보기에도 벅찬 게 사실이다. 홍 신부는 “일반 요양원이 자체적으로 어르신들의 종교를 파악해 본당에 알려주진 않기 때문에 결국 사제가 직접 가서 신자인 어르신이 있는지, 신자라면 교적이 어딘지, 가족과 연락이 닿는지 등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본당 사제가 모든 요양원을 돌며 어르신들을 돌보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의미다. 요양시설이 많은 의정부교구는 이런 특징이 더욱 도드라진다. 노인 인구 비율 높은 의정부교구, 2월 요양 사목 신설 4개 지구 파견된 사제들 요양시설 전담…소통과 돌봄 실천 병환으로 평소 신앙생활 힘들었던 어르신 신자들 호응 커져 신부들의 자원으로 시작된 요양 사목 홍 신부는 “본당 사목 시절 교구 차원의 요양 사목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교구에 요양 사목 신설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제안을 교구가 수용했다. 올해 2월 의정부교구는 요양원이 많거나 넓은 지역에 분포돼 본당 사목자가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는 네 개 지구(1지구, 2지구, 4지구, 8지구)를 선정한 뒤, 지구별로 사제 한 명씩을 선교사목국 병원사목위원회(위원장 고종향 가롤로 신부) 소속 요양 사목 담당으로 파견했다. 홍 신부가 포함된 네 명의 신부는 모두 요양 사목의 필요성에 공감해 자원했다. 큰 틀에선 사제가 본당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지구 내 요양시설을 전담해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병자 영성체를 주거나 어르신들을 돌보는 게 공통된 역할이지만, 더 세밀한 부분은 아직 초기 단계다 보니 담당 사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중 2지구를 담당하는 홍기환 신부는 의정부교구 광릉본당(주임 나준홍 바오로 신부)을 거점으로 총 3개 본당 관할지역의 요양원 어르신들을 돌본다. 수요일과 금요일 홍 신부가 봉사자들과 함께 요양원 등을 직접 방문하며, 워낙 요양원 수가 많다 보니 한 요양원당 방문 빈도는 한 달에 한 번꼴이다. 봉사자는 각 본당 소속으로, 담당 사제와 동행해 어르신들을 돌본다. 사제가 병자 영성체를 주는 동안 요양원 담당자와 소통하며 교적을 모르는 신자를 파악하거나, 요양원 내 알려지지 않은 신자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신부님 손꼽아 기다리는 어르신들 신자임에도 신부 한 번 만나기도 힘든 어르신들에게 요양 사목은 큰 힘이 된다. 7월 17일 홍기환 신부는 광릉본당 관할 네 개의 요양시설을 방문했는데, 시설들은 비교적 거동이 가능한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곳부터 뇌경색, 사지 마비 등을 겪는 중증 어르신들이 있는 곳까지 다양했다. 홍 신부는 어르신들에게 병자 영성체를 주고 한 명 한 명에게 축복한 뒤 덕담을 건네며 소통한다. 예식을 마치고 나서려는 홍 신부의 뒤에다 한 어르신은 “신부님 오시기를 손꼽아 기다렸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홍 신부는 “요양원에서 말도 못 하고 누워 계신 분들도 과거 어떤 본당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던 교우들”이라며 “그런 분들이 타지 요양원에서 교회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기에, 요양 사목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양원 담당자들은 우리가 방문하는 날만 되면 신자 어르신들 얼굴이 활짝 핀다고 하는데, 그분들께 교회 손길이 얼마나 필요하셨을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광릉본당 관할 구역 네 곳의 요양원 중 한 곳인 성모요양원에선 새 영세자도 나왔다. 이날 병자 영성체에 참례한 15명의 어르신 중 한 명인 우원동(막시모·75)씨는 딸과 손자가 보는 앞에서 하느님 자녀로 새로 태어났다. 요양 사목이 없었다면 놓쳤을 수도 있는 소중한 교회 식구다. 이제 막 첫걸음이지만 교구 내 요양 사목 전담 사제 유무의 차이는 상당해 보인다. 광릉본당 봉사자 전용희(클라라)씨는 “전에도 본당 사목회가 어르신들을 찾아가긴 했지만, 관련 시설과 어르신 신자 수가 생각보다 너무 많아 제대로 된 파악이 어려웠다”면서 “올해 담당 신부님이 오시면서 특히 신자 파악과 관련해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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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교회의 사명 수행에 있어 시노드 정신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교황청은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을 7월 9일 공개했다. 2021년 10월 개막, 2024년 2차 회기로 마무리되는 시노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장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하느님 백성의 여정이다. 의안집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성공적인 시노드를 위한 첫걸음이다. 제2회기 의안집의 의미와 내용을 5회에 걸쳐 알아본다. 시노달리타스를 바라보는 전망: 하느님이 이루실 온 인류의 충만한 구원을 향한 여정에서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이사 25,9) 흥미롭게도 제2회기 의안집은 이 성경구절로 끝나고, 이사야서 25장 6~8절을 직접 인용하며 시작한다. 이 구절의 말씀은 만군의 주님께서 이루실 모든 민족의 구원을 다룬다. 마지막날에 주님께서는 잔치를 베푸시고 모든 겨레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실 것이며, 죽음을 영원히 없애시고 모든 사람의 눈물을 닦아 내시며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주실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이 이루실 구원의 종말론적 완성에 대한 희망을 문헌 앞뒤에 배치한 것은, 의안집이 시노달리타스를 어떤 전망 안에서 보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의안집은 하느님 백성인 우리가 하나 되어 하느님의 이 구원에 대해 찬미를 드리고, 또한 구원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여정은 시노달리타스 여정이다.(의안집 마지막 문장 참조). 따라서 의안집은 단순히 ‘지금 여기서 우리가 제기하는, 혹은 관심을 두는 이러저러한 주제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춰 시노달리타스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하느님 백성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이 모든 사람과 민족 안에 실현되는데 봉사하도록 부름받았음을 확인하면서, 이 백성 자신이 ‘어떻게’ 이 충만한 구원을 향하여 걸어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복음선포의 사명을 수행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있다. 그리고 그 ‘어떻게’에 대한 답이 바로 시노달리타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 구원의 종말론적 완성이라는 이 관점은 제2회기 의안집의 전체 내용을 포괄하는 우산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전망은 시노달리타스를 세상 안에서 ‘하느님과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요 도구’로 부름받은 교회의 사명과 연결시키는 의안집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이 모든 민족에게 실현될 수 있도록 부름받은 하느님 백성들에게 어떻게 사명 수행할지 질문 지금까지의 순환적 방식을 따라,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교회 여정의 ‘일부’인 제2회기 의안집은 시노달리타스를 하느님이 이루실 구원의 완성을 향한 교회 여정의 ‘스타일’로 본다. 그러므로 이 문헌은 지금까지의 시노드 과정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시노드 제2회기도 ‘결론’이라기 보다는 ‘끝나지 않는’ 이 교회 여정의 일부라고 이해한다. 이 작업문서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이 문헌 자체가 전 세계 하느님 백성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삶에 근거한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단체, 본당, 교구, 나라별 주교회의, 대륙별 주교회의, 전체 총회 1회기 등을 거치면서 하느님 백성의 소리를 들었는데, 이 과정들은 직선이 아닌 순환적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즉 ‘아래로부터’ 울린 하느님 백성의 소리가 경청되었고, 주교시노드 사무국은 ‘들은 것’을 각 지역교회에 다시 들려준 후 지역교회의 성찰과 생각을 다시 듣는 과정을 거쳤다. 전 세계 지역교회의 의견에 기반한 ‘대륙별단계 작업문서’나 ‘제1회기 종합 보고서’가 이런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이것은 시노달리타스가 ‘하느님 백성의 소리를 들음에서’ 시작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아래로부터’의 방향성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렇다고 단순히 시노드의 결정을 따르기만 하면 되는 ‘위로부터의' 방향성인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시노달리타스 방식의 특징은 하느님 백성 구성원들 사이에, 그리고 그룹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순환성’이다. 이 순환적 과정 덕분에 제2회기 의안집은 하느님 백성의 다양한 삶의 자리와 각 지역교회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하여 깊은 인식과 존중을 표명할 수 있었다. 지역교회의 중요성은 의안집 3부에서 시노달리타스가 ‘구체적 형태’로 실현되어야 할 장을 다룰 때 특히 강조된다. 교회 구성원 관계 문제 다루고 관계 구체화 과정 살피면서 뿌리내리는 맥락들 알아볼 것 교회에 필요한 변화 제안 예상 작업문서의 구성: 관계, 과정, 장 제2회기 의안집은 지금까지 ‘친교, 사명, 참여’라는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발행됐던 시노드 공식 문서들과 비교할 때, 그 구성에 있어 뚜렷한 변화가 있다. 서론과 결론 외에 본문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서론에서 지금까지의 여정 동안 발전한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이해를 요약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것은 시노달리타스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나라 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1회기 종합의견서’에서 말한 것처럼, 하느님 백성은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면서 그것을 더 잘 이해했고 그 가치를 알게” 됐던 것이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의안집은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데 있어 어떻게 시노드 정신을 실현하는 교회가 될 수 있을까?”라는 제2회기 질문에 답하는데 필요한 5가지 기초를 설명한다. 1) 일치의 성사인 하느님 백성, 2) 시노달리타스 의미에 대해 공유된 이해들, 3) 다름 가운데 조화인 일치, 4)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요 자매, 곧 상호성의 쇄신, 5) 회심과 개혁으로 부름받음이 그것이다. 이 기초들 위에서 3부로 나누어진 본론에서는 각각 3가지 주제를 다룬다. 1) 관계들, 2) 관계들의 역동성을 지지하고 고무할 과정들, 3) 관계들이 구체화될 장들 등이다. 이전 문서들에서 제시된 ‘친교, 참여, 사명’이라는 개념들이 신학적이고 추상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고 한다면, 제2회기 의안집의 핵심 주제인 ‘관계, 과정, 장’이라는 단어들은 시노달리타스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2회기의 의도에 맞게 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관계들’을 다루는 1부는 주님과 형제자매들, 그리고 교회들 사이에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다룬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구원 자체가 고립된 개인으로서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출발해, 의안집은 구원받은 이들의 공동체, 주님의 제자들의 공동체인 교회 구성원들이 어떤 관계 속에 있어야 하는가를 다룬다. 특히 은사와 직무의 관계, 직무자들의 역할, 교회들 가운데에서 그리고 세상 안에서 어떻게 친교를 이룰 것인가가 구체적으로 다루어진다. 2부에서는 이러한 관계들이 구체적으로 또 역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한 과정들을 다루는데, 특히 양성,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식별, 결정 과정의 구체화가 소주제로 다루어진다. 특히 이 과정의 특성을 투명성, 책임성(accountability), 평가로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3부는 관계들이 그 다양성, 복수성, 상호 연관성과 함께 구체화되고 신앙고백에 뿌리내리는 맥락들을 살펴보는데, 여기에서 지역교회들, 교회의 일치, 그리고 교황의 역할 등이 다루어진다. 제2회기 의안집은 시노드 정신을 실현하는 교회가 무엇을 실천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교회법적 변화가 요청된 것들은 무엇인지도 논의 주제로 제안한다. 글 _ 최현순 데레사 교수(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한국과 오스트리아 젊은이, 서로의 생각 나누며 형제적 일치

“이 만남이 중요한 이유는 자매결연 교구의 젊은이들이 만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서로 간의 경계를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7월 19일 대구 내당성당을 찾은 22명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대교구 청년 방문단을 대표해 마르쿠스 요한네스 로스코프(Markus Johannes Rosskopf·잘츠부르크대교구 세계교회 담당)씨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들과 청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56년 동안 자매결연 관계를 맺고 있는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의 청년들은 이날을 시작으로 24일까지 5박6일 동안 대구에서 교류모임을 진행했다. 이날 내당성당에서 환영미사를 주례한 조환길 대주교는 “2005년 독일 쾰른 세계청년대회 참가로 시작된 두 교구의 청년 교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고,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를 언급하며 “하느님 안에 사는 여러분들의 삶의 모범이 교회를 넘어 혼란한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두 교구 청년들은 대구 신자 가정에서 숙박하는 홈스테이와 지역명소 관광,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특강 등에 참여했다. 특히 청년들은 2년 만에 시노드 과정을 재개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경청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지난 2022년 모임에서도 세계주교시노드 기간인 점을 감안해 시노드 과정을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조 대주교는 미사를 봉헌하는 장소인 내당성당을 소개하면서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 사이에 가장 두드러지고 상징적인 장소”라며 “이곳에서 잘츠부르크대교구 청년 방문단 환영미사를 봉헌하게 된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내당성당은 두 교구가 자매결연을 맺기 이전인 1966년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와 잘츠부르크대교구의 후원으로 지어졌다. 건축을 맡았던 오스트리아 건축가 오토카 울(Ottokar Uhl·1931~2011)은 신자들이 성당 중앙 정사각 형태의 제대를 둘러서서 미사를 드리는 구조로 내당성당을 지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대구대교구와 잘츠부르크대교구는 1968년 자매결연 관계를 맺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직후 자체적으로 시노드를 개최한 잘츠부르크대교구는 그 결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각각 한 곳 지역교회와 유대를 맺게 되는데, 아시아 지역교회가 바로 대구대교구였다. 2018년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한 두 교구는 ‘서로 경청하며 형제적 일치를 이루는 공동체’가 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공동 사목교서를 발표한 바 있다.

“신앙 경험과 연륜은 현역!” 당당히 나선 노인들

집회서에는 노인들을 “노인들의 지혜와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성과 의견은 얼마나 좋은가! 풍부한 경험은 노인들의 화관이고 그들의 자랑거리는 주님을 경외함이다”(25,5-6)라고 설명한다. 지혜와 경험이 있는 노인의 모습은 탈출기에도 등장한다.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민족 해방자로 사명을 받은 나이는 80세. 육체적인 쇠퇴로 돌봄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노인들에게서 젊은이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65세 이상 신자가 26.1%에 달한다. 초고령공동체가 된 한국교회에서 노인사목은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어떤 노인사목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받는 시니어에서 주는 시니어로’ 변하고 있는 노인사목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전례 안에서 음악으로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 싶은 마음은 나이와 상관없다. 하지만 ‘나이’라는 편견 때문에 기쁨의 순간에서 물러났던 노인들이 ‘시니어 합창단’으로 다시 목소리를 찾았다. 2009년 창단한 서울대교구 ‘오라시오 합창단’을 시작으로 청주교구 ‘가톨릭 시니어 합창단’, 수원교구 ‘베아띠’ 등이 교회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각 본당 성가대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을 갖췄지만, 나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젊은 단원들에게 자리를 내준 60~80대 시니어들이 모인 합창단의 소리는 연륜이 더해져 안정감과 깊이가 있다. 노래뿐 아니라 악기연주로 선교에 기여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단체도 있다. 대구대교구 영천본당 자천공소의 샛별밴드 단원의 평균나이는 70세. 사람들이 점점 떠나는 공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밴드를 만들었고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신앙을 전하는 활동도 몇몇 교구와 본당에서 시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은 가톨릭조부모 신앙학교를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손자녀를 둔 50세 이상 조부모를 대상으로 가톨릭 신앙을 올바르게 전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울러 서울대교구 노인사목팀은 조부모들이 손자녀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신앙을 전할 수 있도록 돕는 책 「할머니 할아버지가 전해주는 예수님 이야기」 1, 2편도 발간했다. 대전교구 노인사목부는 지난해 10월 제1차 ‘이야기 할머니+할아버지’ 단원을 모집했다. 할머니 무릎에 누워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동심을 키웠던 기억을 떠올려 할머니, 할아버지가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신앙 이야기를 해주는 자리를 마련코자 한 것이다. 수원교구 죽전1동본당에서도 지난 2022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할머니, 할아버지를 통해 전수되는 신앙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의 신앙 경험을 아이들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성경 구절을 읽어주고 삶에서 느낀 짧은 묵상을 나누는 자리에 함께한 어린이는 “할머니가 들려주신 성경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교리 선생님이 들려주실 때 보다 귀에 잘 들어왔다”고 말했다. 당시 낭독에 참여한 김정희(가타리나·80) 씨는 “어린이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생겨 선물을 받은 듯 감사하다”고 말했다.

종합

“찰칵~” 어르신 장수사진 찍어드려요

“어르신들 선종하실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겨 드리는 봉사잖아요. 가치 있는 일에 각자 재능을 모아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저희에게도 은혜였어요.” 7월 20일 오전 인천 고잔성당(주임 유승학 마티아 신부) 1층 홀과 미디어실이 본당 어르신 인생사진(장수사진) 촬영에 나선 봉사자들로 분주하다. 봉사자 15명은 최고의 모습을 담고자 메이크업, 헤어 세팅, 액세서리 코디, 안마, ‘분위기 메이킹’(웃게 해 드리기)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촬영 환경을 가꿨다. 그들은 “우리의 작은 도움으로 어르신들의 선한 인생이 사진에 더 듬뿍 묻어날 수 있다는 게 보람차다”며 웃었다. 본당은 어르신 100여 명에게 ‘하느님께 선물받은 삶을 기쁘게 살아갔다’는 환희 가득한 모습의 영정사진을 남겨 드리고자 7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인생사진을 찍었다. 소성당에 납골당(몽은당)이 있어 늘 삶과 죽음을 가까이하며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게 되는 본당 특성을 생각한 사목이다. 홍명숙(아녜스) 선교분과장은 “선종 어르신 영정이 너무 어두워 장례식장 분위기가 무거울 때가 많았다”며 “유가족과 조문객에게 ‘저 환한 모습으로 하느님께 가셨구나’ 하는 부활의 희망을 전해 주려는 마음에서 공동체가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신자들은 자진해 재능기부를 할 만큼 적극적으로 함께했다. 사진가로 8년째 활동 중인 교우, 메이크업 및 눈썹 관리 전문 자격이 있는 교우, ‘누군가를 웃게 하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는 교우 등 각자 다양한 탤런트를 봉헌했다. 두 사진가가 각각 홀에서 자연스러운 연출의 스냅사진을, 미디어실에서 밝고 차분한 장수사진을 촬영했다. 또 익살맞은 닭 인형을 들고 “웃어 보셔요~” 하는 분위기 메이킹 봉사자의 아낌없는 헌신에는 평소 무뚝뚝했던 어르신도 씩 웃으며 따뜻한 내면을 표정에 띄워 올렸다. 메이크업 봉사자 신옥(안젤라)씨는 “머리만 가볍게 드라이해 드려도 어르신들이 긴장이 풀리며 ‘덕분에 오늘 너무 예쁘게 나올 것 같아~’ 하시던 말씀이 가슴에 오래 남았다”며 미소 지었다. 8년 경력 사진가 이재영(세실리아)씨는 “취미 삼아 배운 사진이 이렇듯 누군가를 사랑으로 섬기는 데 쓰인다는 게 얼마나 가슴 뛰는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본당 주임 유승학 신부는 “교회는 지역 주민 센터 프로그램과 달리 어르신들이 교회 안에서 영성을 바탕으로 기쁘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노인들의 정체성과 삶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주는 사목에 신자들과 늘 한마음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36주 낙태 브이로그 개탄…"모든 태아 생명 보호해야”

6월 27일 유튜브에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영상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생명 단체들이 태아 보호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20대 여성이라고 밝힌 A씨 영상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보건복지부는 34주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판례를 참조해 A씨와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살인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이에 61개 시민단체 연대인 행동하는프로라이프(상임대표 이봉화)는 7월 18일 정부과천종합청사 법무부 앞에서 태아 생명 보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현재 우리나라는 관련 법안이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어 왔다”며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 아닌, 태아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독자적인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법무부에 전달했다. 사단법인 프로라이프 함수연 회장은 자유 발언에서 “낙태를 개인 동영상의 소재로 사용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생명 가치가 후퇴한 것은 우리 사회 모든 부분에 있어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으며, 행동하는프로라이프 호민지 간사는 “이번 사건은 낙태법 입법 공백으로 인해 ‘태아는 어떻게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점점 퍼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낙태죄와 관련해서 입법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와 낙태를 도운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가 2019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2020년 말까지 법을 개정해야 했지만, 관련 법안 처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또한 낙태죄가 폐지된 지금 법적 규제 효과는 없지만 모자보건법과 모자보건법 시행령에는 세계보건기구가 태아의 생존 능력을 정의하고 있는 임신 24주 이내일 때,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임신 중단을 허용한다는 법조문이 남아 있다. 교회는 낙태를 사실상 합법화하는 모자보건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아울러 교회는 독자적 생존 능력이 없더라도 정자와 난자가 수정한 순간부터 생명으로 보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3월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임신 7주 이하 태아도 생명체로 봐야 한다는 응답자 수가 54%로 조사됐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는 “개월 수를 떠나서 낙태는 인간 생명을 해치는 슬프고 끔찍한 행위”라며 “우리 사회의 생명과 윤리에 대한 의식이, 비윤리적이면서 본인에게도 고통스러운 경험을 볼거리로 제공하는 정도까지 왔다면 이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가톨릭의사협회 학술대회·총회, 11월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가톨릭의사협회(회장 윤승규 스테파노, 지도 김평만 유스티노 신부)가 주관하는 ‘제18차 아시아가톨릭의사협회 학술대회 및 총회’가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개최된다. ‘선한 사마리아인,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 및 총회는 아시아 가톨릭 의사, 의료인, 학생, 종교인을 대상으로 한다. 제18차 아시아가톨릭의사협회(이하 AFCMA) 학술대회 및 총회의 세션은 ▲뇌사와 장기기증 ▲번아웃 ▲특강 ▲무상 의료 서비스 ▲말기 암 환자 ▲출생 ▲치료의 맺음 ▲중독 ▲감염병 ▲아시아 가톨릭 의료인의 협력과 미래 ▲AFCMA의 발전과 사명 등 총 11가지로 구성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를 벗어나 아시아 가톨릭 의료인이 대면으로 함께 어울리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명의 시작과 끝, 첨단 의료 기술 시대의 윤리적 딜레마와 같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연구하고 나누며, 각 나라 의과 대학 학생들, 젊은 의료인들이 미션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또한 셋째 날 오후에는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까지 외국인 방문자들과 함께하는 성지순례도 예정돼 있다. 참가 사전 등록은 9월 23일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며, 9월 24일 이후 온라인 등록과 당일 현장 등록도 받을 예정이다. 접수 시기에 따라 등록비는 차등 적용되며 공용어는 영어이다. 1960년 설립된 AFCMA는 4년마다 아시아 국가를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정회원은 총 13국이며 우리나라는 1980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주최국이 됐다.

서울 생명위, ‘청년 생명교육 - 소중한 나, 동시에 소중한 너’ 개최

생명 탄생의 주체인 청년들을 위한 생명 교육의 장이 마련된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10월 8일~29일 총 4주간 매주 화요일마다 ‘나 자신의 소중함 알기, 그리고 삶 안에서 유연하게 살아보기’를 주제로 ‘2024 청년 생명 교육-소중한 나, 동시에 소중한 너’를 개최한다. 강의는 서울 명동 생명위원회 5층 교육실에서 저녁 7시30분부터 9시까지 90분간 이루어지며 교육 신청은 10월 4일까지 QR코드와 생명위원회 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교육에서는 나의 삶 안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나의 소중함 측면에서 살펴보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스트레스 감소 방법을 배우며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강의 주제는 젠더부터 비폭력, 부모 교육까지 다양하다. 첫날은 인천 연안본당 주임 유성현(베드로) 신부가 ‘젠더는 인권인가?-인간생명 그대로의 이해, 받아들임’에 대해, 다음으로는 비폭력대화 국제공인트레이너 이윤정(요안나) 대표가 ‘내 말만 할 수 있는 대화 방법?-모두가 행복한 비폭력대화 방법’에 대해 강의한다. 세 번째 시간에는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황순찬(베드로) 교수의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나의 필요성, 생명력을 만들어주는 관계 만들기’ 강의가 있으며, 마지막 주에는 행복한 가정운동 이숙희(데레사) 전 회장이 ‘부모가 될 오직 한 사람?-인간(특히 여성과 아이)의 존엄성을 위하여’에 대해 알아본다. 교육 인원은 20명이며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교육비는 강의 당 1만 원, 전 과정 수강 시 4만 원으로 관심이 있는 강의를 선택해서 수강이 가능하다. ※ 문의·신청 02-727-2351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