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사(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가 제정하고 (주)득인기공(대표이사 권오광 다미아노)이 후원하는 ‘한국가톨릭학술상’ 제28회 본상 수상작으로 하성수 박사·노성기 신부·최원오 박사가 번역한 「교부학 사전」(지그마르 되프·빌렐름 게어링스 편집/한국성토마스연구소)이 선정됐다. 연구상은 「토빗기」(바오로딸) 저자 강수원 신부(베드로·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번역상에는 「마르코가 전하는 기쁜 소식」(클레멘스 슈톡 S.I 지음/성서와함께)을 번역한 염철호 신부(요한·부산가톨릭대학교 부총장)가 선정됐다. 공로상은 정달용 신부(요셉·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가 수상한다. 수상작들은 국내의 학문적 성과가 뛰어난 학술서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회 회의를 거쳐 선정됐다.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심사위원에는 이재룡 신부(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 배영호 신부(수원교구 원로사목), 윤주현 신부(가르멜영성연구소장), 조광 교수(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등 운영위원과 허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정진만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조세근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안소근 수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등이 위촉돼 활동했다. 한국가톨릭학술상은 탁월한 연구 작업으로 가톨릭교회 학문 발전에 공헌한 연구자를 격려해 한국교회 학술의 저변을 넓히고자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 제정된 학술상이다. 특히 가톨릭학술상 취지에 공감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주)득인기공이 후원 금액을 증액하면서 본상·연구상·번역상·공로상 수상자에게 수여하는 총 상금이 올해부터 6000만원으로 늘었다.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은 10월 3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0만 원, 연구상·번역상·공로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된다.

2027 서울 WYD 지역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가 서울대교구 전 지구 청소년·청년들을 방문해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대화하는 여정에 나섰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에 젊은이들 관심을 유도하고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교구 청소년국(국장 장원석 가브리엘 신부)이 주최하는 ‘WYD 총괄 코디네이터 주교님과 함께하는 지구별 공동체 미사’ 첫 미사는 10월 6일 제14지구 흑석동성당(주임 유인창 안사노 신부)에서 열렸다. 이날 이 주교가 주례한 미사에는 제14지구 각 본당 청소년 130여 명, 청년 100여 명이 함께해 서울 WYD에 대해 드높아진 관심을 드러냈다. 미사는 3월까지 매 주일 각 지구 성당 한 곳씩 순회하며 열릴 예정이다. 교구 청소년국은 다가올 WYD에 지구별 자발적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지구별 청소년·청년 공동체 미사를 열기 시작했다. 교구 청소년국이 진행하는 ‘2025년 젊은이들의 희년 WYD 1004’ 프로젝트 일환이기도 하다. 2025년 로마에서 ‘희망의 순례자들’을 주제로 열리는 젊은이들의 희년 WYD 참여자 1000여 명을 모으는 프로젝트다. 한국은 그 후 2027년 서울 WYD 개최국인 만큼, WYD 자체에 대한 이해와 체험을 위해 청소년·청년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미사 후 이어진 만남·대화의 시간은 청소년·청년들이 이 주교 등 사목자로부터 조건 없는 경청과 환대를 받는 체험을 통해 로마 희년 WYD는 물론 서울 WYD에도 긍정적 시각을 갖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남·대화의 시간에서 청소년·청년들은 이 주교와 ‘성당은 내게 어떤 곳인지’ 등 여러 주제로 신앙 나눔을 주고받으며 환호했다. 또 신앙생활에서 겪는 갈등과 고민에 대해 앞다퉈 질문하며, 지혜로운 답변을 주는 이 주교로부터 경청의 위로를 체험했다. “성당은 제게 ‘삶’이라고 생각해요. 삶이라는 게 항상 행복하지만은 않잖아요.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있듯이요. 지금은 신앙적으로 침체기 같은데, 언젠가 금방 다시 올라갈 거라고 믿으며 성당에 다니면 될까요?” “괜찮아요. 예수님은 가장 좋은 것만을 주십니다. 비법은 예수님과의 끊임없는 ‘로맨스’(Romance)예요. 성당이 아닌 언제 어디서든 즉시 떠오르는 생각을 예수님과 나누도록 해보세요.” 이 주교에게 신앙 나눔을 한 주일학교 교사 엄지애(클라라·노량진동본당) 씨는 “청년들 각자의 신앙과 삶의 문제에 대해 주교님이 직접 찾아와 이야기 들어주셨다는 데서 진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상일(루도비코·사당동본당) 씨는 “로마 희년 WYD, 서울 WYD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나도 순례자가 되어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3년 갈무리하는 마지막 회의 시노드 교회 건설 위한 구체적인 방법 논의에 집중 평신도 의사 결정 과정 참여…특히 여성·젊은이 역할 강조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가 10월 2일 개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노드 개막미사를 주례하고, 강론을 통해 이 회의가 참가 대의원들이 각자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그럴 경우 “우리는 귀 먼 이들 사이의 대화처럼 서로를, 특히 성령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기 주장만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7일까지 이어지는 제2회기는 3년 동안 이어진 시노드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회의로 368명의 대의원들은 회의를 마치고 그간의 시노드 여정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교황에게 제출한다. 교황은 강론에서 “시노드는 의회 회의가 아니라 친교 안에서 경청하는 자리”임을 재차 강조하고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다수의 의견인가가 아니라 오직 성령만이 이룰 수 있는 조화”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바오로6세 홀에서 열린 첫 회의 개막연설을 통해 다시 한번 성령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며 “성령은 완고한 마음을 굽어지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며 차가운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엇나간 발걸음을 인도해 준다”고 말했다. 특별히 시노드 여정에서 평신도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한 교황은 주교의 직무가 평신도의 협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며 “누구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듯이 구원의 선포는 모든 이를 필요로 한다”며 시노드적인 주교 직무 수행을 강조했다. 스터디 그룹 주제와 과제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은 여성 부제와 성 소수자 등 첨예한 논란이 된 주제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 제1회기에서와 달리 제2회기에서는 시노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논의를 집중한다. 교황은 특히 몇 가지 논쟁이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한 논의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 총 15개 주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할 스터디 그룹을 설치했다. 2일 열린 제2회기 첫 전체회의에서는 이들 스터디 그룹들의 연구 주제와 과제들이 소개됐다. 그 중, 여성 부제 서품의 가능성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다.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이날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여성 부제 서품에 대한) 긍정적인 결론의 여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여성 부제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위원회를 2차례에 걸쳐 설치했고 두 위원회의 최종 결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수차례에 걸쳐 여성 부제 서품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개혁 성향의 진보적 계층에서는 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언어권별 발표와 자유 토론 4일 제2차 전체회의에서는 각 언어권별 그룹 회의에서 논의된 다양한 내용들이 보고됐다. 여기에서는 시노달리타스를 단지 기술적이고 방법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 방식과 신앙생활의 형태에 대한 성찰, 교회 안의 여성과 평신도의 역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경청의 자세 등이 공통적으로 논의됐다. 많은 발표자들이 세례를 통해 주어진 공통의 존엄성과 공동 책임성을 강조했다. 이는 특히 교회 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평신도, 특히 여성과 젊은이들의 참여를 강조하는 토대로 제시됐다. 언어권별 그룹 토의 결과 발표 후에는 모든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발언이 이어졌다. 총 36명의 발언은 평신도의 중요성과 여성의 역할 등에 집중됐지만 그 외에도 시노드 영성의 개발, 이웃 종교와 문화와의 대화, 성직주의의 문제, 전례 안에서 교회의 장막을 넓힐 가능성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평화를 위한 노력이 강조됐다. 기자회견에는 레바논 마로니트 가톨릭교회 바트룬교구장 무니르 카이랄라 주교가 전쟁으로 고통 받는 레바논의 현실을 전하고 평화를 위한 교회의 노력과 관심을 호소했다. 또한 아이티의 라우나이 사투르네 대주교가 만성적인 치안 불안 상태의 아이티 현실에 대해 전하고, 필리핀의 파블로 비르질리오 데이비드 주교가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난 이주민과 난민 현실을 호소했다. ◆ 시노드를 보는 시각들 시노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희망과 의혹, 부정과 긍정, 지지와 비판이 엇갈린다. 가톨릭교회 매체들에서 나타난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 본다. 아봉키아메게 오로바토르 신부(나이지리아 예수회)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이 함께 살아가는 여정” 시노드 대의원 오로바토르 신부는 예수회 잡지 아메리카지에 기고한 글에서 시노드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회의가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스터디 그룹 설치의 타당성이 의문시되지만, 관련 주제에 대한 깊은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도 인정된다. 시노드의 가치는 문제 해결 능력에 있지 않다.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이 함께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해 걸어가는 것이다. 그것은 교회가 되는, 하느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길이다. 안토니 란다조 주교(호주 브로큰베이교구장) “여성에 대한 논의보다 그들의 말 경청이 먼저” 란다조 주교는 여성 부제 논의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여성의 고통과 소외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구 교회에서 여성 부제 서품에 대한 ‘집착’할 때, “전 세계 교회와 세계에서 여성들이 2등 시민처럼 취급받고 있는 현실을 완전히 소홀하게 취급하게 된다”고 10월 4일 말했다. 그는 “여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중지하고, 여성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과 함께 대화할 수는 없을까?”라고 말했다. 제임스 마틴 신부(미국 예수회) “시노드 성과,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어” 저명한 문필자이자 영성가, 강연자인 제임스 마틴 신부는 예수회 잡지 ‘아메리카’지에서 결국 시노드 최종 회기의 성과는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제1회기 후 논란이 되는 주제들을 스터디 그룹에 맡겼다. 이에 따라 대의원들은 시노드 ‘자체’만 토론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찬반의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한다. 결국 시노드의 모든 성과들은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다.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독일, 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비주교 대의원 포함돼 시노드 정체성 불분명” 2012~2017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낸 독일의 뮐러 추기경은 제2차 회기 개막을 앞둔 9월 28일 시노드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의원들이 주교들뿐만 아니라 수도자와 평신도 모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법적 위치가 분명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4월 17일 시노드 총회 대의원 자격을 ‘비주교’, 즉 사제, 부제, 수도자, 평신도로까지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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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본상 「교부학 사전」

기원후 4세기 카파도키아 지방의 저명한 삼총사, 곧 대(大) 바실리우스와 나지안즈스의 그레고리우스, 니사의 그레고리우스는 각자 삶의 자리가 달랐지만 신학과 교회 발전을 위해 애쓴 독특한 위치를 지닌다. 2002년 한국교부학연구회가 탄생하던 날부터 함께해 온 하성수 박사와 노성기 신부, 최원오 박사도 사제와 평신도의 길에서 한국 교부학의 토대를 놓기 위해 힘을 모아왔다. 22년 교부학 동지인 이들이 공동 번역한 「교부학 사전」(Lexikon der antiken christlichen Literatur)은 그 결정체다. “이번 상은 「교부학 사전」 하나만이 아니라 저희가 그동안 교부학의 토대를 위해 함께 작업한 「교부학 인명·지명 용례집」과 「교부 문헌 용례집」, 「교부들의 성경 주해」 등에 대한 평가로 생각한다”는 하성수 박사의 수상 소회가 그 의미를 설명해 준다. 「교부학 사전」은 현대 교부학계의 대가(大家) 지그마르 되프와 빌헬름 게어링스가 펴낸 것으로, 로마 아우구스티누스 대학이 발행한 「교부학과 고대 그리스도교 새 사전」과 더불어 오늘날 교부학 사전의 양대 기둥으로 꼽힌다. 독일의 교부학 입문서 전통과 계보를 잇는 이 사전은 교부들(敎父, Patres)과 교부학적 주제, 교부 문헌과 연구 번역서 등에 관한 문헌학적 정보를 백과사전처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말 「교부학 사전」 발간은 한국교회 교부학자들의 과업이었다. 인물을 비롯한 중요 교부학적 주제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좋은 사전은 교부학 연구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사전 작업이 엄청난 인력과 공력을 필요로 하지만 「교부학 사전」 번역에는 복잡한 문제들이 뒤얽혀 있다. 우선 인명과 지명을 정리하고 통일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국교부학연구회가 창립 때부터 용어 통일을 선결 과제로 삼고 교부학 인명 지명 작품명의 통일안을 추진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기초를 딛고 진행된 사전 번역에는 5년 여의 직접적인 초역 윤독을 통한 준비와 2년 간의 신학 검토와 최종 교정이 필요했다. 2단 1284쪽 분량에 이르는 번역본은 독일어 원본이나 영어 번역본보다 더 정밀하게 교부 문헌의 원제목을 제시하고 우리말로 다듬어졌다. 역자들은 특별히 교부학 용어뿐 아니라 연관 학문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사용해 온 용어들을 일관성 있게 번역하고 통일하는 데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한국 독자들 눈높이에 맞춰서 모든 약어를 전혀 쓰지 않고 인명과 지명과 작품명을 완전하게 풀어서 썼을 뿐만 아니라, 출간된 「교부학 인명·지명 용례집」과 「교부 문헌 용례집」에서 수정 보완해야 할 내용까지 새겨 넣는 등 완성도를 높였다. 그 과정에서 원본의 오류들도 많이 바로잡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원서보다 더 실용적이고 정확하고 풍부한 사전이 됐다. “한국교회와 교부학계가 교부 사상 연구의 확실한 기준점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이 무색하지 않다. 방대한 번역 원고를 세 사람이 일 년에 몇 번씩 서로 돌려 읽는 작업은 그야말로 몸살을 앓을 만큼 힘들었다. 원고를 한번 돌려 읽을 때마다 계절이 바뀌고 여러 해가 흘렀다. 출판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수 학문 분야 사전을 펴내는 출판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야말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수하고 출판을 감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끝내 「신학대전」 완간을 위해 국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던 한국성토마스연구소(소장 이재룡 시몬 신부)가 천주교조선교구설정 200주년 기념 사업에 「교부학 사전」의 자리를 만들면서 발행이 이뤄졌다. 노성기 신부와 최원오 박사는 사전 번역의 공을 하성수 박사에게 돌렸다. 하 박사는 번역의 기초 자료를 준비하고 교정 원고를 종합하는 고달픈 일을 맡았다. 사전의 든든한 밑바탕이 된 「교부학 인명·지명 용례집」과 「교부 문헌 용례집」을 한국교부학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준비하고 마무리한 주역이기도 하다. 그 토대 위에서 「교부학 사전」은 화룡점정이 됐다. 하 박사는 “최근까지의 교부학 연구의 맥을 한 번 매듭지었다는 데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밝히고 “이 사전이 앞으로 교부학 연구자들에게 밑거름이 되고 새로운 지평을 여는 지침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노성기 신부는 “넓고 깊은 교부들 가르침과 신앙과 영성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기 위해 힘을 모아 온 세 사람이 남은 여정도 함께 걸어가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불쌍히 여기시어 뽑아주셨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사목 표어가 떠오른다”는 최원오 박사는 “부족한 저와 함께 한결같이 동행해 주신 모든 분과 학문적 동지들에게 진심 감사드린다”고 수상에 대한 변을 밝혔다. ◆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심사평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최종 수상작은 교계 주요 출판사들을 통해 간추린 지난 3년간의 출판물들 가운데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저서 부문 후보작 17권 가운데 본상과 연구상 후보작을 공동으로 세 권 선정하고, 번역서 부문 후보작 22권 중 3권의 후보작을 정해 심사위원들을 지목하고 위촉했다. 심사는 전문 심사위원들의 개별심사 및 공동 심사 과정을 거쳤다. 본상과 연구상 부문 심사는 이재룡(시몬) 신부, 배영호(베드로) 신부, 윤주현(베네딕토) 신부, 조광(이냐시오) 교수 등 한국가톨릭학술상 운영위원 4명과 정진만(안젤로) 신부, 안소근(실비아) 수녀가 맡았다. 번역상 부문 심사는 운영위원 외에 허규(베네딕토) 신부와 조세근(라파엘) 신부가 맡았으며, 공로상 부문은 운영위원들이 심사했다. 본상 「교부학 사전」(한국성토마스연구소)은 1990년대말까지 연구된 세계 교부학계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작품이다. 이미 고전으로 간주되며 그 포괄성과 편리성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사전으로서, 이번 번역 발간은 교부학 분야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학 전반과 개신교와 정교회를 비롯한 범 그리스도교계를 위한 커다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1300여 항목을 통해 교부들과 그 논적들에 대한 정보와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속에서 주요 개념들을 풀이하고 있다. 연구상 수상작인 「토빗기」(바오로딸)는 40쪽에 이르는 충분한 ‘입문’으로 독자가 궁금해할 수 있는 사안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고 본문의 상세한 주해도 물 흐르듯 편안하다. ‘토빗기’는 제2경전에 해당하는 신구약을 연결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개신교에서는 물론 가톨릭에서도 전문한 연구 분야를 내놓아 그 가치를 알렸다. 「마르코가 전하는 기쁜 소식」(성서와함께)으로 번역상에 선정된 염철호 신부는 평생 마르코복음서를 전공하고 집중적으로 심화시키며 살고 가르쳐온 학자다.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알찬 번역이 가독성을 끌어올린다.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달용(요셉) 신부는 1975년부터 광주가톨릭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후 지금까지 강의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는 등 교육에 기여한 공로가 높게 평가됐다. ‘걸어 다니는 도서관’으로 불리는 정 신부는 요즘도 매일 신학대학 도서관에 출근하며 오래도록 도서관장으로 지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울부짖는 공동의 집, 신앙인 생태적 회개로 회복시켜야”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는 10월 4일 교구청 강당에서 생태영성신학포럼을 개최했다. 창조시기의 마지막 날이자 생태계의 수호자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에 열린 포럼에는 세 명의 신진 신학자가 참여해 인간의 거만에서 시작된 생태적 위기를 지적하고 극복을 위한 교회의 자세를 나눴다.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기정만(에제키엘) 신부는 ‘생태론적 창조신학과 교도권의 생태 영성적 가르침에 관한 소고’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기 신부는 “비록 인간이 창조 안에서 특별한 품위를 지닐지라도 같은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되었기에 인간은 피조성을 지니며, 만물과 함께 공동피조성을 지닌다”며 “인간은 생명체를 평화로이 다스리고, 인간과 피조물은 서로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 신부는 교도권에 대해 다루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 받으소서」의 반포 동기는 공동의 집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에 있고, 우리가 이 울부짖음을 유발한 가해자요 죄인이라는 성찰에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기 신부는 지금은 미약한 신자들의 생태적 회개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가해자요, 지배자요, 죄인이라는 근본적 자기 성찰과 인식이 부족하다”라며 “인간에게 불가능한 생태적 회복이 하느님을 통해 가능하다는 희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심재관(사무엘) 신부는 ‘기업의 환경적 책임에 대한 그리스도교-사회윤리적 고찰’를 주제로 발제했다. 심 신부는 미국의 화학기업 듀폰(DuPont)의 테플론 오염수 방류, 대기업 영풍이 세운 석포 제련소의 오염수 방출, 충북 제천과 강원 영월 시멘트 공장의 수은 배출을 예시로 들었다. 이어 심 신부는 “앞의 예들은 모두 ‘주주 중심 경영’의 부작용들”이라며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을 통해 주주는 물론이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요구 역시 최대한 충족시킬 때 기업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한 본질적인 제도 개정과 소비자의 관심을 촉구하며 “교회는 계속해서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목연구소장 한창용(시몬) 신부는 ‘생태계 위기 시대, 그리스도교인의 책임과 역할’을 주제로 발제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대로 무뎌진 인간 양심, 종교적 가치들을 멀리하는 경향, 유물론 철학들을 따르는 개인주의의 만연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말씀을 굳건히 실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기석 신부는 포럼을 시작하며 “올해부터 교구 안팎의 신학자분들을 모시고 생태 영성, 생태 신학 측면에서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며 “교회 공동체가 생태 영성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교황, 새 추기경 21명 임명…“변방 지역 등 최우선 고려”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6일 21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했다. 서임식은 12월 8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다. 새 추기경들은 전 세계 18개국 출신들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8명이 임명됐다. 이어 남아메리카에서 5명, 아프리카에서 2명, 북아메리카에서 1명이 임명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대교구장 기쿠치 이사오 대주교 등 5명이 임명됐다. 새 추기경 중 교황 선거권이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은 1명을 제외한 20명이다. 현재 전체 추기경단은 총 235명이다. 교황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은 122명이고, 그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92명이다. 서임식이 열리는 12월 8일까지 1명의 추기경이 80세를 넘김에 따라, 서임식 날짜를 기준으로 교황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은 총 141명이 된다. 그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112명(79.4%)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24명,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5명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 추기경 임명에 있어서 보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대한 많은 나라에서 추기경을 선발했다. 특히 변방 지역과 아직 추기경이 임명되지 않은 나라, 분쟁이나 빈곤으로 고통 받는 나라에서 추기경을 임명해 왔다. 교황은 또 유럽, 특히 이탈리아의 비중을 줄였는데, 실제로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당시 전체 추기경 중 28명이 이탈리아인이었으나 16명으로 줄었고, 유럽 출신도 60명에서 56명으로 줄었다. ■ 새 추기경 명단(이름, 직책/직함, 국적, 나이 순) ▲ 안젤로 아체르비, 전 교황청 외교관, 이탈리아, 99 ▲ 카를로스 구스타보 카스티요 마타솔료 대주교, 리마대교구, 페루, 74 ▲ 빈첸테 보칼릭 이글릭 대주교,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대교구, 아르헨티나, 72 ▲ 루이스 제라르도 카브레라 헤레라 대주교, 과야퀼대교구, 에콰도르, 69 ▲ 페르난도 나탈리오 초말리 가리브 대주교, 산티아고대교구, 칠레, 67 ▲ 기쿠치 이사오 대주교, 도쿄대교구, 일본, 65 ▲ 파블로 비르질료 시옹코 데이빗 주교, 칼루칸교구, 필리핀, 65 ▲ 라디슬라프 네멧 대주교, 벨그라드대교구, 세르비아, 68 ▲ 하이메 스펭글러 대주교, 포르토 알레그레대교구, 브라질, 64 ▲ 이그나체 베시 도그보 대주교, 아비잔대교구, 아이보리코스트, 63 ▲ 장-폴 베스코 대주교, 알지에르스대교구, 알제리, 62 ▲ 파스칼리스 브루노 시우쿠르 주교, 보고르교구, 인도네시아, 62 ▲ 도미니크 조셉 마티우 대주교, 테헤란-이스파한대교구, 이란, 61 ▲ 로베르토 레폴레 대주교, 토리노대교구, 이탈리아, 57 ▲ 발다사레 레이나 주교, 로마대리구장, 이탈리아, 53 ▲ 프란치스 레오 대주교, 토론토대교구, 캐나다, 53 ▲ 롤란다스 마크리카스 대주교, 로마 성모대성당 부수석사제, 52 ▲ 미콜라 비초크 주교, 멜보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우크라이나교구, 호주, 44 ▲ 티모시 레드클리프 신부, 도미니코회, 79 ▲ 파비오 바지오,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이민과 난민국장, 이탈리아, 59 ▲ 조지 제이콥 쿠바카드 몬시뇰, 교황청 국무원 교황 순방 담당, 인도, 51

서울우리농, 30주년 기념 ‘씨앗에서 숲까지 나무 심기’ 행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회원 및 가족들이 지구를 살리며 생명밥상의 토대를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서울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이승현 베드로 신부·이하 서울 우리농)는 서울 상암동 노을공원에서 ‘씨앗에서 숲까지 나무 심기’ 행사를 개최했다. 서울 우리농 30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행사는 우리농 회원 및 가족, 우리농 본당 생활공동체 활동가 50여 명이 함께했다. 1978년부터 서울의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돼 오던 곳을 2002년 공원으로 재개장한 노을공원은 땅 아래에 여전히 쓰레기가 남아 있다. 쓰레기 위에 고밀도폴리에틸렌 필름을 덮고 흙을 채웠지만 생태계가 온전히 순환되지 못했던 공원. 자연과 땅을 살리기 위해 시민들이 이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식물이 자라자 새가 날아들고 생태계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서울 우리농은 죽음의 땅을 생명의 땅으로 직접 변화시키는 데 힘을 보태고자 30주년 행사로 나무 심기를 기획했다. 노을공원시민모임과 함께한 이날 행사는 생분해 주머니에 가래나무 씨앗과 흙을 담아 키우는 ‘씨드뱅크’를 만들고 유기농 방식으로 씨앗부터 키워낸 3년생 참나무(도토리나무)를 심는 작업을 함께했다. 가파른 산비탈에서 구덩이를 파자, 각종 쓰레기들이 삽에 걸려 작업이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농 회원들은 작은 묘목이 훗날 지구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담아 구슬땀을 흘리며 나무를 심었다. 이날 나무 심기 행사 최연소 참가자였던 김지은(루이제·8) 양은 “내가 도토리나무를 심어서 지구가 숨을 쉬고 공원이 좋아진다고 하니 힘들지만 기분 좋게 나무를 심었다”라며 “내가 심은 나무가 잘 자라는지 나중에 꼭 보러 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서울 우리농 본부장 이승현 신부는 “인간이 배출한 쓰레기로 인해 탄소가 많이 생산됐던 이곳에서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할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자 나무 심기를 기획했다”며 “자연 안에서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생태사도로서의 활동을 고민해 보는 하루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합

안동교구 최초 파이프오르간 축복식 봉헌

안동교구 최초로 갈전 마티아본당(주임 함원식 이사야 신부)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 웅장한 음색으로 주님을 찬미하며 그 시작을 알렸다. 안동교구는 10월 4일 갈전 마티아성당에서 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주례로 파이프오르간 축복식을 봉헌하고 준공 연주회를 개최했다.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갈전 마티아성당은 지난 2020년 경북도청신도시에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성당으로 건립돼 봉헌된 바 있다. 축복식을 앞두고 열린 파이프오르간 인수식에서 파이프오르간 제작자인 미셸 주린(Michel Jurine) 박사는 “800여 개 파이프로 이루어진, 소담하지만 아름다운 악기이며 그 음악적인 쓰임새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주린 박사는 프랑스 심포닉 스타일 오르간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벨기에, 스페인, 미국 등지에도 그의 오르간들이 설치돼 명기로 불리우고 있다. 이번에 갈전 마티아성당에 설치된 오르간은 국내에서는 네 번째, 안동 지역에서는 최초로 설치된 그의 작품이다. 축복식에서 권혁주 주교는 “교구에서는 처음으로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은 두고두고 꽃피고 열매 맺는 복된 삶의 현장이 될 것”이라며 “교구 신자들은 물론 성당을 찾으실 지역 주민들께서도 파이프오르간의 연주와 노래로 길이길이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 울려 퍼지는 복된 삶을 사시길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축복식에 이어 파이프오르간 설치 작업을 총괄한 박수원 감독(프란치스코 하비에르·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 수석 오르가니스트 및 드망즈홀 관장)의 연주로 준공 연주회가 열렸다. 연주회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비발디·바흐 음악부터 19세기 멘델스존·프랑크의 오르간 음악과 화려한 즉흥연주가 마련돼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은 지난 2019년부터 설치 작업이 추진돼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5년여 만에 프랑스에서 운송되는 과정을 거쳤다. 교구는 종교를 떠나 모든 지역민 누구나 참석할 수 있도록 축복식과 준공 연주회를 준비했다.

가르멜 영성 실천 50년, 새 사명 다짐

한국 남자 가르멜 수도회가 50주년을 기념하는 1년 여정의 성대하게 마무리하며 새로운 50년을 맞이했다. 한국 가르멜 수도회(관구장 이용석 야고보 신부)는 10월 5일 충북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에서 ‘가르멜 수도회 한국 진출 50주년 폐막 미사’를 봉헌했다. 특히 이날은 가르멜 수도회 로마 총본부 총장 미겔(Miguel) 신부가 미사를 주례하며 경사를 맞이한 수도회를 직접 축하했다. 미겔 신부는 강론에서 “예수님 부활을 가장 먼저 맞이한 이들이 여자들이었던 것처럼, 한국 남자 가르멜 수도회가 50주년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건 먼저 들어와 기반을 닦은 가르멜 수녀님들의 노력이 큰 도움이 됐다”며 “수도회를 위해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50주년을 맞아 이 자리에 한국의 가르멜 가족이 함께 모여 기쁘다”고 전했다. 미겔 신부는 이어 “우리의 기초가 되는 예수의 성 데레사 영성을 기억하며 예수님을 사랑하듯이 서로 사랑하고 겸손함을 잃지 말고 복음을 전하자”고 제안했다. 미사에는 미겔 신부와 부총장 크리스티아누스 신부, 한국관구장 이용석 신부 등 가르멜 수도회 소속 사제, 가르멜 수녀회, 가르멜 재속회원 등 160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또 가르멜 영성에 관심 있는 중국 교구 사제들도 참석했다. 관구장 이용석 신부는 참례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50년 동안 우리를 돌봐주신 하느님 사랑에 감사드리며 오늘을 다른 50년을 향해 나아가는 내적 여정의 기쁜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미사 후에는 50주년 축하식이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온 재속회원과 사제, 수도자들은 각자 준비한 축하 무대를 선보이며 잔치를 즐겼다. 한국 가르멜 수도회는 1974년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에 자리 잡은 뒤 수십년간 수도회 영성에 대해 한국교회는 물론 수도회 내에서도 은수자, 봉쇄 수도회라는 인식이 강했다. 수도회는 50주년을 기점으로 ‘맨발 가르멜 수도회 영성’이 역사적으로 침묵과 관상기도뿐 아니라 적극적인 복음 선포 사명을 지님을 자각하고 활동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수도회는 올해 기념 음악회와 전시회는 물론이고 수도회 영성을 공유하는 50주년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폐막 미사에 참석한 가르멜 마산 수도원 김광서(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는 “50주년 행사가 흥겨운 잔치는 물론이고 수도회의 존재 방식을 교회 안에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위해 반성하고 또 전망을 살피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ACN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

“묵주 기도를 바치면 평화가 오리라.” 현재 전 세계의 많은 위기 지역과 전쟁 상황에 따라, 묵주 기도로 평화를 간구하라는 파티마 성모의 말씀을 표어로 한 2024년 ‘100만 어린이의 묵주 기도 캠페인’(이하 캠페인)이 우리나라에서도 진행 중이다. 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 한국지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지부장 박기석 요한 사도 신부)는 올해 인천교구와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는 10월 11일 인천박문초등학교에서 전교생과 함께 캠페인에 동참했으며, 18일 저녁 7시에는 교구청 성모당에서 신자들과 두 번째 기도를 바칠 예정이다. 기도의 해인 올해는 2023년 빛의 신비에 이어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며 묵주 기도를 봉헌한다. 기도문은 무료로 배포되며 ACN 홈페이지나 신청 링크를 통해 우편이나 메일로 신청할 수 있다. 그림을 색칠하며 고통의 신비를 묵상할 수 있는 컬러링지 5매도 기도문과 함께 제공된다. 기도문은 참여자 수 파악을 위해 파일 형식으로는 게시하지 않는다. 캠페인은 “100만 명의 어린이가 묵주 기도를 바치면 세상은 분명 달라질 것”이라는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신부(1887~1968)의 말을 모토로 삼고 있으며 매년 성 루카 복음사가의 축일인 10월 18일에 이루어지고 있다. 2005년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이래 2023년에는 홈페이지 등록 수 103만9628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 명이 넘는 어린이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 묵주기도 패키지 신청: https://www.churchinneed.or.kr/prayer-campaign/millionkidspraying

“가난으로 꿈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 전한 30년

어려운 청소년 학생들을 돕기 위한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의 ‘엘리사벳장학회’(이하 장학회)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장학회는 1994년 2월 설립돼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간 총 31회차에 걸쳐 총 554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위기 상황 속에 있는 아동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본당 장학 활동으로 의미를 준다. 30년간 꾸준하게 장학회가 이어진 모습도 주목된다. 장학회 설립은 1994년 고(故) 이혜경(엘리사벳) 양 유지에 따라 유가족과 본당 신자들이 기금 2억 원을 출연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본당은 이를 대성당 축성 10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장래 희망을 꿈꿀 수 없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장학생 선발은 매년 초에 주보를 통해 공지된다. 수도회 및 아동복지시설과 학교를 통해 가톨릭신자 중 장학금이 필요한 중고등학생을 추천받는다. 이후 가정·경제 상황과 학생의 의지 등을 고려하고 내부 심사를 통해 분기별로 장학금을 지급한다. 선발된 장학생들은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재원 마련은 장학 기금과 분기별 주일 모금 활동을 통해 이뤄진다.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신자들의 손길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본당은 “장학금을 토대로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학업에 몰두할 수 있는 상황을 30년간 만들어 왔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보람”이라고 밝혔다. 장학회가 30년 동안 꾸준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신자들의 관심과 기도’를 꼽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장학 활동을 펴기에는 신자들의 적극적인 시선과 후원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주임 조성풍 신부는 “그리스도교 정신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서 자기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받은 사랑을 전하는 사회인으로 커갈 수 있도록 장학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런 본당의 나눔 행보에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도움의 지향을 가진 모든 신자의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