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중국 하얼빈에 머문 시간은 정확히 열하루였다. 1909년 10월 22일 밤 9시경부터 11월 1일 오전 11시25분까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코코브체프 러시아 재무대신과 회담하기 위해 하얼빈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한 안 의사는 10월 22일 동지 우덕순, 류동하와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차를 타고 하얼빈에 도착했다. 사흘 동안 거사 계획을 세운 그는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
현장에서 러시아 헌병에게 체포된 그는 그날 밤 11시경 하얼빈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넘겨졌고, 닷새 동안 지하 감옥 취조실에서 조사를 받다 11월 1일 기차를 타고 다롄(大連)의 뤼순(旅順)감옥으로 이송되며 하얼빈을 떠났다.
안 의사가 하얼빈과 맺은 인연은 단 열하루에 불과했지만, 그는 이곳에서 우리 민족사와 세계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안 의사의 혼이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을 화보와 함께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