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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기획] 단식의 의미와 실천 ④ 단식 피정·프로그램 소개

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9-03-25 수정일 2009-03-25 발행일 2009-03-29 제 2641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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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단식은 일반 단식에 ‘기도’가 더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단식으로 육체와 정신을 맑게 비운 그리스도인들은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초대교회 때부터 성인과 영성가들은 “기도하려면 극기해야 하고, 극기하려면 기도해야 한다”며 극기의 한 방법으로 단식을 권고해 왔다. 단식을 통해 기도를 방해하는 욕심과 혼란함을 떨쳐 버릴 수 있고, 기도를 통해 단식으로 인한 여러 유혹을 이겨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의 단식은 욕구를 억제하고 정신을 집중해 참된 기도생활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누가 하나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나 임산부·어린이·노인 등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상인들도 단식에 들어가기에 앞서 자신의 병증과 체질에 관해 전문 의료인 등의 소견을 받은 다음, 자신에게 알맞은 단식 일정을 가져야 한다.

■ 얼마나 하나

단식 기간은 개인의 신체 조건과 건강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된다. 처음 단식을 시도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5일 정도의 단식은 무리가 없지만, 견디기 힘들 경우 3일 정도만 해도 된다. 단식을 시작한 뒤 구토, 메스꺼움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

■ 어떻게 하나

3일 이상의 단식을 목표로 세웠다면 체계적인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무작정 굶는 것은 옳지 않다. 단식 전 준비기간인 ‘감식기’와 본 단식인 ‘단식기’,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회복기’ 등 철저하게 단계를 지켜야 한다.

- 감식기 : 단식 며칠 전부터 채식 위주의 소식으로 서서히 식사량을 줄여나가, 단식 전날에는 저녁을 거르거나 야채죽 또는 미음 등을 조금만 섭취해야 한다. 감식 때는 맵고 짠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 단식기 : 하루에 생수 4ℓ를 조금씩 나눠 마셔야 한다. 생수를 마실 때는 벌컥벌컥 넘기기 보다는 입술을 적시듯 조금씩 씹으면서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타민 섭취를 위해 감잎차를 마셔도 좋다. 감잎차는 90도 온도의 물에 우려 한 번에 500cc 정도를 오전에 마신다. 가벼운 산책이나 단전호흡, 냉온욕 등은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줘 단식을 효과를 높여준다.

■ 단식 후에는

회복기는 단식기 만큼이나 중요한 시기다. 회복기를 잘못 보내면 오히려 몸을 상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특히 커피, 술, 담배를 금하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 소금도 피하도록 한다. 한 끼 식사시간을 20분 이상으로 늘려 천천히 식사한다. 미음과 죽, 녹즙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좋다. 뜨거운 음식은 금물이다.

■ 어디서 하나

몸과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나 홀로 단식’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혼자 하는 단식이 부담스러울 경우 피정의 집이나 본당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단식을 병행하는 피정의 경우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그 효과 또한 믿을 수 있다.

작은예수회(회장 박성구 신부)가 운영하는 ‘예수사랑 단식피정의 집’(031-584-5997)은 한국 교회의 대표적인 단식 피정 장소다. 이곳에서는 연중 여러 차례 단식 피정 프로그램이 열린다. 꼭 단식 피정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회 서울 명상의 집(02-990-1004), 대전교구 정하상교육회관(041-863-5690), 인천 성 안드레아 피정의 집(032-465-0835), 청주 엠마우스 피정의 집(043-260-1638) 등의 기관에서 개인 피정을 가지며 단식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