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사도 1,1∼11 (예수께서는 사도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셨다)
제2독서 에페 1,17∼23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하늘 나라에 불러 올리셔서 당신의 오른편에 앉히셨습니다)
복 음 마태 28,16∼20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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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 차례의 독서는 모두 예수님의 승천에 대한 말씀이 나옵니다. 따라서 승천의 의미에 대해서 함께 묵상해 보겠습니다.
사람이 하늘에 올라간다는 일은 대단히 흥미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비행기를 만들었고 우주여행의 장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없어도 인간은 하늘에 오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구약에 보면 사람이 승천한 사건이 몇 차례 있습니다.
창세기(5,24)에 보면 아담의 6대 후손 에녹이 하느님과 함께 살 다가 하느님께서 데려 가셨다고 했으며, 히브리서에 보면 에녹은 그때 하늘로 옮겨져서 죽음을 맛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11,5참조). 열왕기 하권(2,11)에 보면 하느님께서 예언자 엘리야를 회오리 바람에 태워 하늘로 데려 가셨으며, 토비트서(12,20)에 보면 라파엘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말이 나옵니다.
옛날 사람들이 생각할 때 하늘에는 하느님과 천사와 성인들이 사는 곳이요, 지하에는 마귀와 악인들이 사는 곳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지상에서의 사명을 완수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에 오르셨다는 성서의 표현이 나옵니다. 물론 예수님은 실제로 하늘에 오르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승천을 어떤 물리적인 사건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물리적인 승천 이상의 보다 큰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소련 최초의 우주 비행사 가가린이 지구 궤도 저 위에 올라갔을 때 그는 말하기를 '하늘에 올라와 보니 하느님이 안 보인다.'하면서 지상 관제소에 유명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 말은 백 번 맞습니다. 무신론자들인 당시의 공산주의자들에겐 아주 통쾌하고도 시원 한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한 말이었습니다. 하느님은 하늘의 어느 공간에 갇혀 계신 분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셨다 해서 주님이 하늘의 어느 공간에 좌정하고 계신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승천을 통해서 진실로 우리 가까이에 오셨습니다. 다시 말해 '승천'이라는 사건을 통해서 육신의 시야에서는 사라지셨지만 그러나 영적으로는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 오신 것이 승천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 끝날 때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해선 승천을 통해서 우리에게 다시 찾아오셔야 합니다. 따라서 승천은 부활이라는 말과 크게 일치합니다. 그분이 육신을 가지고 우리 곁에 언제까지 머물러 계실 수는 없었습니다.
어떤 잡지에 보니까 '예수님은 지금도 계속 승천 중이시다.'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 낸 최고의 스피드를 가진 로켓트를 타고 하늘에 간다고 했을 때 예수님은 아직 가장 가까운 별의 십분의 일 거리도 못 가셨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얘깁니다.
승천하신 주님은 시간과 공간의 지배를 받지 않으십니다. 우리도 언젠가 부활 승천 할 때 그렇게 됩니다. 물리적으로 10만 광년, 또는 백만 광년 걸린다 해도 부활한 영혼에겐 0.1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승천이 뜻하는 의미는 수난과 부활을 통해서 그분이 하느님의 영광을 입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주 성자께서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시기 위해서 다른 모습으로 찾아 오셨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당신이 창조하신 육신에 더 이상 머무실 필요가 없으셨습니다. 아버지의 영광에 함께 참여하시면서 동시에 우리를 찾아오신 사건이 승천입니다.
승천은 우리의 희망이며 목적입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주님께서 먼저 체험하신 부활과 승천의 영광을 누려야 합니다. 만일에 그것이 우리 각 사람에게 실현되지 않는다면 세상은 허무요 믿음은 절망입니다.
"내가 세상 끝날 때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 말씀을 항상 굳게 믿으면서 신앙에 더 큰 희망을 가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