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영 안에서 성장해야
본당의 영적 중심부로서 성령기도회 운영
‘성령쇄신의 보편적 정착을 위한 도움이 있다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9.3%가 사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사제들은 “성령 쇄신은 교회가 선사받은 보배로운 은총이며, 세상이 그토록 긴급히 요청하는 영적 재생에 힘 있게 이바지할 수 있다. 그것은 고립되어 있어도 안 되고 교회의 변두리에 있어도 안 된다.”라는 수에넨스 추기경의 권고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령 쇄신 지도부는 각 본당의 성령기도회에 참여하는 대부분이 성령세미나 과정을 이수한 신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필요하다면 성령세미나 교재의 내용을 검토해야 하며, 강사들의 교수법과 자질 향상을 위하여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시대의 의식을 반영하고 조화를 이루는 일은 새로움으로 인도하는 성령의 재인식을 목적으로 하는 성령쇄신에서 중요한 과업이라는 점에서, 시정할 점을 진단하고 좋은 점을 발전시켜 많은 이들이 성령쇄신의 이 영적 가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본당 성령 기도회에 참석하는 이유에 대하여 다수의 회원들이 ‘영적 성장의 필요 때문’이 42.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실적인 문제, 치유 등을 합하여 32.1%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기도회를 통해 영성적으로 두드러진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에 대하여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확신, 복음정신의 실천과 묵상이 많아졌다는 것을 합하여 긍정적인 변화가 90.1%에 이른다.
이러한 통계분석을 통하여 성령쇄신의 영적 가치를 재확인하면서, 무엇보다도 본당 성령기도회는 전신자의 영적 갈망과 필요에 부응(副應)하여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매진해야 하겠다.
첫째, 본당 성령기도회는 그리스도교의 영은 반드시 교회적인 것이며 우리는 교회의 영 안에서 성장해야 한다는 대 전제를 근본 원리로 삼아야 한다. 초대 교회의 암울했던 박해로부터 중세기 교회의 혼란과 타락, 그리고 21세기의 개인주의와 소비 중독, 잘못 인식하고 있는 자유주의가 편만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를 한줄기 믿음으로 지켜온 교회의 영 안에서 우리는 성장해야 한다.
둘째, 본당 성령기도회는 영적인 사람은 세상과 결별한 사람이 아니라 깨어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우리의 구체적인 삶의 영역 안에서 더 완전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려는 열망을 갖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건 안에서 구체화된 하느님 메시지에 마음의 귀를 열게 하는 강한 내적 욕구를 성령으로부터 부여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성령쇄신은 교회 안에서 증거 해야 할 것이다.
셋째, 본당 성령기도회는 각 본당 사목의 영적 중심부에 놓일 수 있도록 내적 성숙도와 외적 조건을 갖추기를 노력해야 한다.
각 본당의 기도 회원들은 본당의 영적 심장부의 역할을 담당하는 기도회 운영을 해낼 수 있는, 어느 모로 보나 성숙한 적임자로서의 기도 회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넷째, 본당 성령기도회는,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회원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 묵상과 관상기도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충분한 기도의 시간을 마련함으로써, 기도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들어와서 영혼의 쉼을 누릴 수 있는 그러한 기도회를 운영해야 한다.
다섯째, 교구 봉사회는 각 본당 기도회의 운영을 위한 자료들을 제공할 의무와 책임이 있고 본당 기도회는 성숙한 궤도에 이를 때까지 이러한 지침에 따를 필요가 있다.
성령은 하느님의 현존이시다.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온다(야고 1, 17). 하느님의 영은 우리의 나약함과 슬픔에도 주저 없이 다가오는 영이시다.
인간이 성숙하려는 열망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모두가 본당의 성령기도회에서 이러한 기쁨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문종원 신부(서울대교구 성령쇄신 봉사회 지도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