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교회의 미래다. 청소년이 희망이다.’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합니다. 그러나 청소년 사목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공전(空轉) 하고 있는 것은 청소년 사목의 기본틀(frame work)이 없기 때문입니다.”
‘꿈을 파는 가게’ 고길동 신부로 유명한 조재연 신부(햇살 청소년사목 양성·연구 센터 소장)는 최근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20년에 걸친 청소년사목 체험을 총정리한 논문(「한국 천주교 청소년사목의 ‘기본틀’을 위한 사목신학적 제안」)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신학생 청소년사목 연수, CAFE (Chaplain and Animator formation Exchange, 청소년·청년 담당 사제 수도자 및 활성화 양성 워크숍) 등 20년간 줄곧 다양한 청소년사목에 관여해온 조 신부의 이번 논문은 한국 교회 청소년 사목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지적과 근본적 지향이 될 수 있는 ‘기초 토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조 신부는 그 기초 토대를 ‘비전·구성요소·전략’으로 이뤄지는 ‘청소년사목의 기본틀’이라고 명명하고 그 내용을 사목신학적 관점으로 분석했다.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은 학문적인 연구 뿐만 아니라 사목과 이론이 통합돼야 한다는 생각에 설문조사(survey), 표적집단면접(focus group interview), 심층면접(depth interview) 등을 병행하는 삼각구도적 연구 방법을 택했다. 한국 교회 16개 교구 중 7개를 표본추출하고 54개 본당 청소년 885명, 청소년 사목자 1001명, 주교 3명을 표집 조사했다. 미국가톨릭청소년사목연맹(NFCYM)의 로버트 메카티(Robert J.McCarty) 박사 등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조 신부를 도왔다.
“1년 6개월의 자료수집과 조사분석을 통해 미국, 라틴 아메리카(CELRAM), 아시아(FABC) 등 청소년사목이 활성화 돼 있는 곳은 공통적으로 주교단의 지침서 등을 통해 비전이 공유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한국 교회에도 전 교구를 아우르는 비전의 공유가 우선시 돼야 합니다.”
조 신부는 그 비전을 ‘청소년이 개인·공동체·세상을 복음화 하는 상호 관계에서 능동적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설정하고 ‘사목적 배려·공동체 생활·지도력 개발·세계 시민의식’ 등 아홉 가지 구성요소만 잘 갖춰진다면 자연스레 그 비전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전략도 마련했다.
“주교회의 산하에 전국 차원의 청소년 사목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범 교구적 비영리 청소년사목 연구센터를 설립해야 합니다. 청소년 사목자 자격 인증제 등을 통한 청소년 사목 전문가 양성도 필요합니다.”
신학생 시절 노동사목에 관여한 것을 계기로 청소년 사목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는 조 신부는 “청소년은 교회의 씨앗”이라며 “이 논문이 앞으로 청소년사목이 틀을 잡는데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