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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제주교구 교육국장 김석주 신부 인터뷰

임양미 기자
입력일 2009-05-26 수정일 2009-05-26 발행일 2009-05-31 제 2650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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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중심 살아있는 신앙교육 이뤄져야"
형식적 행사 벗어나 가정·역사·사회에서 신앙 체험의 기회를
김석주 신부
“아이들의 삶과 신앙이 함께하지 않는 교리교육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정·역사·사회 안에서 살아있는 신앙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제주교구 교육국장 김석주 신부는 삶과 신앙이 함께하는 ‘살아있는 신앙교육’을 강조했다. 김 신부는 현재 중고등학교 아이들을 위한 주일학교 신앙교육의 방향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 통계와 비교해 볼 때 중고등학교 주일학교 규모가 2배 이상 감소했습니다. 여기에는 굉장히 복합적인 원인이 얽혀있습니다. 10년 전과 현재 아이들의 문화 자체가 다른데 교리 교육의 접근 방법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데에서 한 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김 신부는 중고등부 교리교육에 대한 연구가 초등·유아 교육 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기에 변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각 교구를 살펴보면 전국의 중고등부 주일학교나 캠프, 피정 등의 프로그램이 비슷합니다. 대부분 학년제로 운영되는 주일학교와 도보순례, 음악회, 캠프 등 일회성 행사 중심입니다. 또래교육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농구대회를 하거나 공연을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알맹이에 대한 고민보다는 형식적인 변화만 추구하는 것입니다.”

김 신부는 주일학교 교육은 성가정 중심의 신앙교육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께서는 유다인 식의 ‘홀로코스트 교육’과 ‘성가정 중심 교육’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홀로코스트 교육’은 역사 속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 의미와 정체성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성가정 중심 교육’은 성가정 안에서 부모와 자녀가 살아있는 신앙의 체험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김 신부는 주일학교 출석인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적 교육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미사 대신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미사를 봉헌하도록 한다면 주일학교 참석 인원은 줄어들 수도 있지만, 성가정 안에서 질적으로 더 향상된 신앙교육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나, 부모가 없는 경우 혹은 신자가 아닌 경우의 아이들은 어떻게 하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신앙교육은 ‘가정’이 함께 가지 않으면 그 교육은 생명력이 없습니다.”

김 신부는 모든 교육의 중심은 ‘신앙’이 돼야 하며, 그 신앙은 삶 속에 스며드는 살아있는 신앙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흥미나 재미도 중요합니다. 다양한 접근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신앙에 대한 고민을 갖고 가야 합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청소년 삶의 자리 곳곳에 신앙이 스며들 수 있도록 주일학교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합니다.”

임양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