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열렸던 제5회 아시아청소년대회(AYD)에는 인천·의정부·수원·전주교구 등에서 모인 60여 명이 참가했다.
본 대회 전 3일 동안의 교구의 날(Days in Diocese)에서는 리파(LIPA)교구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그곳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역 공동체의 소박하지만 에너지 넘치는 삶을 만났고, 아이들이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배우고 키워가는 모습도 보게 됐다. 교회 밖 필리핀을 보는 사회체험 시간도 가졌는데 체험 후에는 아시아가 직면한 현실에 대해 토론을 했다. 함께 기도하고 토론하고 축제를 즐기는 과정에서 성숙한 필리핀 청소년을 많이 만났다. 나이는 어렸지만 신앙 깊고 적극적인 그들이 필리핀의 보화이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구의 날’을 마치고 본 대회를 위해 이무스(IMUS)교구로 옮겼다. 시민들과 함께 한 환영퍼레이드와 미사는 가톨릭의 일치성을 느끼게 했다. ‘아시아 청년들: 함께 모여 말씀을 나누고 성체 성사를 살아가자’라는 주제에 맞게 모든 것이 말씀과 성체성사에 연결이 되었다. 아시아인들의 주식인 ‘쌀밥’을 대나무 밥통에서 지어 모두가 나누어 먹는 퍼포먼스를 통해 맛있는 밥이 되어 기꺼이 쪼개지고, 부서지고, 나누어진 예수님께 찬미를 드렸다.
우리는 많은 주교님들을 매일 뵐 수 있었다. 교회의 어른들을 청소년의 장에서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자체가 기쁨이었고, 교회의 지지를 받는 느낌이 들어 큰 힘이 되었다. AYD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남기신 선물이다. 청소년 사목과 아시아인들의 연대에 관심이 많으셨던 교황님의 뜻이 AYD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교황님의 뜻을 전하고 아시아인으로서 자부심을 강조하셨던 이무스 교구의 루이스 안토니오 지 타글레(Luis Antonio G. Tagle) 주교님의 말씀에 많은 젊은이들이 동감하고 기뻐했다.
2013년에 열리는 6회 AYD 개최국은 한국이다. 한국 대표들은 더욱 특별한 관심을 갖고 참여했고, 다음과 같은 제안들을 나누었다.
첫째, 주최하는 교구 혼자 준비하는 대회가 아니므로 교구가 잘 연대하고 협조해야 한다. 둘째, 우리 역사와 교회사, 사회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 한다. 더불어 아시아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청소년들과 자주 대화를 하면 좋겠다. 셋째, 교회의 가르침(문헌), 전례, 성서 등 기본에 충실해야 좋은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나오므로 이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또한 전례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하겠다. 끝으로 편견과 차별의 시선을 거두고 아시아인을 친구로, 가족으로 바라보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리도 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을 새겨야할 것이다.
AYD는 젊은이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온 교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이다. 일주일 간만 치러내면 되는 이벤트가 아니라 준비하는 4년 동안, 그리고 대회가 끝난 후 한국교회가 성장하고 풍요로워질 절호의 기회이다. 다음 아시아 청년대회를 준비하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아시아의 지도를 그리게 되고 아시아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