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뜸과 설렘, 환호와 기쁨 속에서 ‘예수부활 대축일’을 지낸지 40일이 지났다. 제자들과 함께 머물러 계셨던 부활의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낸다. 주님이신 예수께서 천상으로 올라갔음에 대한 기쁨과 더 이상 지상에서 함께 할 수 없음이 못내 아쉬워지는 날이다.
주님 승천 대축일이란
그리스도가 지상을 떠나 하늘로 오른 정확한 장소에 대한 확실한 언급은 없지만 사도행전 기록에 따르면 예루살렘 근처의 올리브산이라는 전설이 있다. 축일은 부활 후 40일째 목요일인데, 이날이 공휴일이 아닌 한국 등의 선교지에서는 그 다음 주일(부활 제7주일)에 지내게 된다.
주님 승천 대축일은 전례력의 등급 순위에서 성령 강림 대축일과 같은 급수(2급)다. 그래서 전야미사가 있고 성령강림을 준비하는 9일기도가 시작된다.
초기교회 신앙고백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승천은 ‘물리적 승천’보다 형이상학적인 ‘성부 오른편에 앉는다’는 것을 표현하는 의미가 강했다. 이후 이런 믿음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히 설명하는 과정에서 승천을 신학적 의미를 지닌 역사적 사실로 생각하게 됐다.
실제로 예수가 부활 후 제자들에게 몸소 자신을 드러낸 것은 부활의 순간에 이미 영광의 나라에 계신 분의 모습이고 발현이었다. 그리고 발현하실 때마다 영광의 모습이었다.
주님 승천 대축일이 되면 입당송은 재림을, 영성체송은 공동체 안의 현존을 강조하고, 기도문은 천상을 지향한다. 이때 제1독서(사도 1,1-11)는 승천 축제의 신비를, 제2독서(에페 1,17-23)는 지혜와 계시의 성령에게 간구해 우리 성소의 위대함과 놀라운 축복을 깨우치게 한다.
신앙인의 자세
승천의 신비는 첫째, 그리스도가 부활과 더불어 하느님의 영광에 들어갔고 둘째, 일정한 기간 동안 제자들에게 발현한 후 하느님께로 되돌아갔다는 사실로 정리된다.
“예수님께서 올라가시는 동안 그들이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는데, 갑자기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0-11).
가톨릭대사전은 이러한 천사의 말이 승천의 의미를 간결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세상 끝의 재림과 밀접한 관련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리스도는 뽑힌 이들을 위해 먼저 승천해 자리를 준비한 다음 다시 내려와서 그들과 함께 하느님나라에 올라가 영원한 삶을 살게 할 것이라는 뜻이다.
또한 이에 따른 신자들의 중요한 임무로는 ‘선교 사명’을 꼽는다. 천사의 말 대로 ‘하늘만 쳐다보는’ 것이 아닌, 세상에 나가 시간을 내어 열성적인 선교 사명을 실천한 다음, ‘다시 오실’ 그분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시기는 바로 선교의 시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