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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성, 따뜻한 성] 14. 청소년 연예인의 선정적 행위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0-08-31 수정일 2010-08-31 발행일 2010-09-05 제 2712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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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노출, 성의식 왜곡·일탈 위험
‘연예인=우상’ 또래 아이들 자극
선전성 위주 프로그램 개선돼야
청소년 스스로도 알고 있지만 외면해온 사실, 성인들도 알고 있지만 도리어 조장해온 사실 중 하나. 바로 청소년 연예인의 노출과 선정적 행위다.

다양한 미디어 채널들은 매일같이 여성 청소년 연예인의 신체 특정 부위 노출 등을 노골적으로 연출한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음악프로그램만 보더라도 출연 여가수들이 신체 일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채 현란한 안무를 소화하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실제 지상파와 케이블 TV, 영화 등 각 매체별 프로그램의 75%에서 청소년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3일,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에 의뢰, 수행한 ‘청소년 연예인 성보호·근로권·학습권 실태 분석’ 결과의 일부다. 특히 이 설문에서는 19세 미만 청소년 연예인 중 10.2%가 다리, 엉덩이, 가슴 등 특정 신체 부위 노출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여성 청소년의 경우 60%가 강요에 의해 노출을 해왔다. 응답자의 9.1%는 무대와 촬영장에서 애무와 포옹, 키스 등의 선정적 행위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음담패설과 성적 희롱 등의 선정적 행위를 경험한 청소년 연예인도 4.5%나 됐다.

10대 어린 나이, 성 정체성이나 자기결정권이 확립되기도 전에 청소년 연예인들은 선정적 행위를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청소년 연예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또래 청소년들의 성의식을 왜곡시키고, 성 관련 일탈 행위를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또래 연예인들을 우상으로 삼고, 자신과 쉽게 동일시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와 대중문화 평론가 등은 “무엇보다 청소년 연예인들 스스로가 어른들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거나 상품 취급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일반 청소년들 또한 무분별한 선정성에 휩쓸리지 않고 건전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미디어 바로보기 능력 등을 키우도록 돕는데 더욱 힘써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