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2010 ‘사랑 나눔’ 결산

정정호 기자
입력일 2010-12-22 수정일 2010-12-22 발행일 2010-12-26 제 2727호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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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사랑이 희망의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십시일반’ 모인 성금 4억1800만 원 넘어
삶의 희망 전하는 독자들 정성·사랑 “훈훈”
더 큰 나눔 위해 보다 많은 이들 동참 ‘기대’
2010년 올 한 해도 가톨릭신문 독자님들의 사랑은 변함없이 뜨거웠습니다. 본지 기획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한 독자님들은 ‘십시일반’이라는 말처럼 저마다 소중한 정성들을 모아 큰 기적을 이루는데 함께하며 사랑의 힘을 보여주셨습니다.

올해 소개된 사연은 모두 16건이며, 해외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답지한 성금은 12월 16일 현재 총 4억1870만3344원. 사연의 주인공들은 독자님들의 사랑으로 기적을 체험하고 새 희망을 찾았습니다.

■ 새로운 삶 새로운 희망

화상을 입었을 당시 유진(가명)이의 모습. 현재는 다시 학교에 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게 됐다.
화재로 인해 심한 화상을 입었던 강정현(가명·48, 6월 20일자 보도)씨 가족은 독자들이 보내온 성금으로 밀려있던 병원비를 모두 갚았다. 이후 두 달 정도 병원에 입원해 각종 치료도 받았다. 이제는 전신을 감고 있던 붕대도 풀었고,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더욱 기쁜 소식은 지난 9월부터 아들 유진(가명·9)이가 다시 학교에 나가며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 현재는 집 근처인 안산의 한 피부재활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앞으로 유진이는 성장함에 따라 인위적으로 피부를 이식해 펴 주는 큰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아야 하지만 많은 분들의 사랑으로 희망을 품고 살아가게 됐다.

난소암을 앓고 있던 필리핀 출신 로즈(가명·44, 8월 22일자 보도)씨는 현재 6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PET(양전자단층촬영) 촬영 후 의사 소견상 완치됐다고 한다. 물론 재발 가능성도 있기에 꾸준히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전달받은 성금으로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었고, 현재 일상으로 돌아가 생활하고 있다. 로즈씨와 남편 치토씨는 “이렇게 우리 부부에게 도움을 주셔서 너무 고맙다”며 “주변에 어려운 이들이 많은데도 우리의 긴급한 호소를 들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

후두암과 폐종양으로 고통받았던 안정관(도미니코·55, 10월 31일자 보도)씨. 안씨는 올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어 너무도 행복하다. 돈이 없어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난방도 가능해졌고, 생필품이나 먹을거리도 구매해 따뜻한 겨울을 나고 있다. 내년 1월 5일 방사선종양학과와 19일 이비인후과에 정밀검사가 예정돼 있다. 현재 검사 날짜를 기다리며 성경필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안정관씨는 “가톨릭신문 독자들을 위해 늘 감사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면서 “고마운 마음 드릴 것이 기도밖에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 희망의 끈을 이어가다

올해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대상자들 중에는 독자들의 사랑으로 큰 도움을 받았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치료와 수술 등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절망 대신 도움 주신 많은 분들에 대한 감사와 희망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백혈병으로 고통받던 김민재(가브리엘·11, 1월 24일자 보도)군은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 수술을 마쳤지만 또 다른 암세포가 발견돼 치료를 처음부터 다시 하는 형국이다. 그래도 아버지 김대우(보니파시오·41·수원교구 연성본당)씨와 민재는 독자들의 사랑에 힘을 얻어 희망을 놓지 않고 꿋꿋이 지내고 있다. 김대우씨는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요즘 성당에도 더욱 자주 나가며 기도에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발성골연골종을 앓던 이주원(바오로·15, 4월 11일자 보도)군도 계속되는 수술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수술을 마쳤지만 주원군의 성장이 멈출때까지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머니 김윤정(이레나·50)씨는 “얼굴도 모르는 많은 분들이 주원이를 친자식처럼 여기고 도와주셔서 너무도 감사하다”며 마음을 전해왔다.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이라는 희귀 난치병을 앓는 황준(토마스, 9월 5일자 보도)씨. 수술 후 퇴원은 했지만, 병세가 갑작스레 악화될 때마다 응급실 입원과 수술을 반복하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황준씨의 누나 황신영(소피아)씨는 그런 와중에도 “도움주신 분들께 항상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장관상피 이상형성’이란 희귀병으로 인해 태어나서 줄곧 병원 신세를 질 수 밖에 없었던 이하늘(아녜스·5, 10월 10일자 보도)양은 수차례 위험한 고비도 있었지만, 현재 일어나 앉을수도 있을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하늘이의 어머니 최미희(마리아·49·제주 고산본당)씨로부터 감사의 편지가 날아온 것. 최씨는 “기적이란 너무 먼 곳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기적을 체험했다”며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미희씨는 아직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꿋꿋하게 희망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경련과 근육강직, 호흡곤란이 반복되는 희귀난치병 ‘부신백색질형성장애증’으로 고생하는 노영민(가명, 11월 14일자 보도)군의 어머니 혜영(수산나·가명)씨는 밀려있던 병원비를 모두 해결했다. 병의 진행을 늦추는 고가의 ‘로렌조오일’도 구입해 처방할 수 있고, 응급실 비용, 병원 비용, 검사 비용 등도 해결하고 있다. 모두가 사랑을 보태준 많은 독자들 덕분이다.

■ 좋은 추억 안고 주님 품으로

지난 5월 14일 세상을 떠난 미리암씨의 생전 모습. 비록 병상에 누워 의식은 없었지만 생의 마지막 일주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주님 품으로 돌아갔다.
출산 중 심장마비로 뇌사상태에 빠진 필리핀 출신 미리암(2월 28일자 보도)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지난 5월 8일, 미리암씨는 드디어 고국을 향해 떠났다. 비록 병상에 누워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밀렸던 병원비도 모두 지불할 수 있었고 부모님이 애타게 기다리던 필리핀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고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가족과 함께 마지막 일주일을 보낸 미리암씨는 5월 14일 하늘나라로 떠났다. 아기는 남편 제시씨 집에서 키우기로 결정했고, 아기의 양육을 위해 제시씨는 한국에서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제시씨는 “신부님께서 가톨릭신문을 통해 도움을 주신 신자들의 이름을 보여주셨다”면서 “그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미리암씨는 가족들에게 그렇게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남기고 주님 품으로 돌아갔다.

■ 하늘이 엄마 최미희씨의 감사 편지

“0.01%의 기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늘이 엄마 최미희씨가 감사의 뜻을 담아 보내온 편지.
안녕하세요. 이하늘(아녜스) 엄마 마리아입니다.

감사의 편지를 일찍 보냈어야 하는데 하늘이가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서 이제야 보냅니다.

많은 형제자매님들의 도움으로 하늘이가 기적적으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적이란 것은 너무 먼 곳의 이야기인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하늘이에게 이런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많은 신자분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하늘이가 생명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위험한 고비도 여러 차례. 하지만 하늘이는 생명의 줄을 놓지 않고 잘 넘기고 있습니다. 5년의 긴 투병생활 속에서도 항상 제 옆에서 잘 이겨내고 있는 하늘이를 보면서 정말 많이 울고 웃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하늘이를 위해서 0.01%의 기적이 찾아오고 있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기도하고 잘 지켜나가겠습니다.

하늘이를 위해서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마음속 깊이 머리 숙여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아녜스를 위해서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이 엄마 마리아 올림.

한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하늘이의 최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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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는 3주 혹은 4주에 한 번 독자 여러분과 교회 내 여러 기관 단체 종사자들의 제보 등을 통해 도움이 절실한 이들의 사연을 사회사목면(6면)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사 말미에는 본지가 개설한 은행의 계좌번호를 게재합니다. 기사가 보도된 후 한 달 내지 두 달여 동안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금은 수합돼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달됩니다.

또한 성금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의 성명과 성금내역을 정기적으로 광고지면을 통해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나눔의 온기가 내년에도 유지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이 희망의 기적을 만듭니다.

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