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민화위, ‘청년들을 위한 통일교육’… 올바른 통일 인식 당부

이우현 기자
입력일 2011-01-26 수정일 2011-01-26 발행일 2011-01-30 제 273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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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대립은 그만, 사랑과 존중을!
22일 가톨릭청소년문화원에서 열린 ‘수원교구 청년들을 위한 통일강연’에서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 윤여상 박사가 ‘최근 북한 상황과 우리들의 자세’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남북이 둘로 나눠져 싸우는 이념의 시대는 지나고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북한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지 말고 예수님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견은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서종엽 신부)가 청년들에게 ‘통일’에 대한 올바른 마음가짐을 심어주기 위해 22일 가톨릭청소년문화원에서 연 ‘교구 청년들을 위한 통일교육’에서 제기됐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는 “통일을 하면 우리가 북한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만 생각하지만, 이는 통일을 경제적 이익의 관점으로만 본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통일을 우리 삶의 공동체를 확장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 삶의 공동체를 넓혀주는 기본적 수단으로써 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온새미(새터민 청소년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 멘토 역할의 청년 봉사자 모임) 봉사자들과 각 본당에서 모인 청년들은 올해 처음 열린 통일 교육를 통해 ‘북한’의 모습들과 ‘새터민’의 삶을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

다음은 통일교육에서 펼쳐진 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김종남 신부(퇴촌본당 주임)와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 윤여상 박사의 강연 요지다.

■ 북한에 대한 이해 - 김종남 신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총무·퇴촌본당 주임)

무조건적 사랑 아닌 ‘이해’ 필요

김종남 신부.
우리와 언어가 같고, 역사도 같은데 왜 이처럼 다른 체제 속에 살아오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지만 다른 체제 속에서 오래 살다보면 서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우리와 다른 정치체제를 갖고 있고, 그것을 통해 주민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북한은 계획경제를 하고 있다. 국가가 다 계획하고 생산한다. 모자라는 것은 우리나라와 중국, 미국 등에서 받아 온다. 이를 수급하지 않으면 계획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 계획경제가 돌아가지 않으면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 역시 현실화 시킬 수 없기에 수급 안정은 중요한 문제다.

북한과 우리는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살아왔다. 그 체제 안에서 질서를 깨트렸다고 판단되거나 그 질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이들이 그곳에서 빠져나온다. 이들이 바로 탈북자들이다.

북한과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 다른 체제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그 간극이 매우 크다. 이러한 간극은 신앙이 있다고 해서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는 없다. 이해가 필요하다.

북한에서도 오랜 체제 안의 질서를 깨트리기 위한 시장세력이 존재한다. 시장세력에 의해 계획경제가 자꾸 무너져 나가면서 일반인들이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내부적으로 계획경제를 강화하고 시장경제를 경계하고 있다. 국경철책을 높이 쌓는 등 내부 정책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런 상황 하에서는 탈북자들이 나오기 어렵다.

이제 둘로 나눠져 싸우는 이념의 시대는 갔다. 서로를 혼합해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지 말고 예수님께 이들이 하나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은 종교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은 북한 유학생들을 통해 신앙이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종교단체에서 북한에 들여보내는 물건에 신앙 관련 물품을 몰래 넣기도 한다. 신앙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실현은 어렵다.

■ 최근 북한 상황과 우리들의 자세 - 윤여상 박사(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

통일, 삶의 공동체 확장하는 것

윤여상 박사.
북한은 대표적으로 통치자의 입장이 가장 강하게 반영되는 사회다. 통치권자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을 통치하는 제일 중요한 방식은 정보를 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통치 방식이라고 믿었던 정보 통제도 북한 내부 사정과 외부 환경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남한이나 미국 등에서 북한 주민을 향한 방송을 실시하거나 전단지를 배포함에 따라 한 가지 정보만을 제공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식량을 구하기 위한 이동이 시작되면서 해외(중국)에서 정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남측에 와 있는 탈북자가 2만여 명에 이른 지금, 그중 80~90%가 북한에 송금을 하고 전화를 하는 등 정보가 이동하고 있다. 통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북한의 또 다른 통제 방법은 의·식·주를 통제하는 것이다. 중앙배급체계를 통해 식량을 배급하기 때문에 내가 사는 공간 외에서는 식량을 얻을 수 없다. 주거 공간이나 의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마저도 1990년대 후반 중앙배급체계가 무너지면서 직접 식량을 수급해야 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지난해 북한 조사에 따르면 매달 균등하게 식량을 배급받은 이는 11%에 이르고, 이 중 정량을 받은 이가 23%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스스로 보충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이 생기고, 모자란 식량을 시장에서 돈을 주고 구하는 등 교환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시장은 물물교환 외에도 정보 전파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북한 당국도 시장의 의미를 알기에 쉽게 규제를 할 수는 없었다. 시장에서도 부패구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통일을 하면 우리가 북한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만 생각하지만, 이는 통일을 경제적 이익의 관점으로만 본 것이다. 이제 우리는 통일을 우리 삶의 공동체를 확장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 삶의 공동체를 넓혀주는 기본적 수단으로써 통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