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Youth] 내 생애 가장 즐거운 여름방학 특집 - 청소년·청년 여름여행 : 진주여행, 영월여행

이승훈 기자,조대형 기자
입력일 2012-07-10 수정일 2012-07-10 발행일 2012-07-15 제 2804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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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여행
숭고한 역사·신앙의 흔적 돌아보며
자연의 품속에서 마음의 휴식 찾자
■ 영월여행
풍부한 관광자원 있는 영월에서
래프팅 체험·역사 탐방 즐기세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방학. 학업에 집중하는 학기 중과는 달리 방학은 다양한 경험을 체험하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여행’일 것이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겐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갈 수 없을 때도 있고, 또 어디로 가야할 지를 정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번 여름방학특집에서는 청소년·청년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신나는 체험도 하고 마음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여행 Tip. 내일로 티켓을 활용하자

단기간에 전국의 많은 곳을 돌아다닐 계획이라면 내일로 티켓을 활용하면 좋다. 내일로 티켓은 내일(Rail)과 로(路)의 합성어로 만 25세 이하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5만6500원 1회 발권으로 1주일간 전국 코레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이 티켓은 청소년들의 방학시기에 맞춰 여름과 겨울 판매된다. 특히 특정 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내일로 플러스는 해당 역과 연계,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영월역의 경우 시티투어 버스 이용(입장료 포함 1만4000원)과 무료숙박 및 할인을 제공하고 별마로천문대, 동강래프팅 이용 할인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 진주여행

학교, 학원, 집.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사람들에 치이다 보면 몸보다도 마음이 지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어딘가 조용한 곳에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의 휴식을 찾고 싶지만, 막상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행지들은 이미 너무 유명해 붐비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역사와 신앙의 흔적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의 품속에서 마음을 쉬게 해주기 안성맞춤인 진주를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 순교를 만나다

기차의 두근거리는 진동에 몸을 맡기다 내린 곳은 진주시 문산읍 남문산역. 역이라곤 하지만 내리는 이도 거의 없고 매표소 직원조차 없이 한가롭다. 좁은 마을길을 따라 15분가량 걸으면 진주지역 신앙의 유구한 역사를 그대로 이어온 문산성당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강당으로 사용하는 옛 한옥 성당과 새 서양식 성당이 조화를 이루는 이 문산성당에서는 유교 국가의 뿌리 깊은 전통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려 노력하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 문산 지역은 시복시성을 추진 중인 하느님의 종 124위 중 한 위인 순교자 구한선 타대오가 복음을 전한 곳이다. 구한선 타대오는 진주 포졸에게 잡혀 혹독한 매질을 받으면서도 신음 한 번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한다. 반듯하게 세워진 문산성당의 모습에서는 “늙으신 어머니가 들으면 기절하실 것”이라며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가르치기에 천주교를 신봉했다”고 떳떳하게 대답한 순교자의 기상이 느껴지는 듯했다.

진주지역 신앙의 유구한 역사를 그대로 이어온 문산성당. 지금은 강당으로 사용하는 옛 한옥 성당과 새 서양식 성당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문산성당을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펼쳐진 논밭을 뒤로하면서 찾아간 곳은 정찬문 안토니오 순교성지. 버스에서 내려 남동쪽 언덕 위로 보이는 사봉공소 곁에 자리하고 있다. 구한선 타대오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종으로 선정된 정찬문 안토니오 역시 혹독한 매질에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굽히지 않고 죽음에 이르렀다. 이곳 순교성지는 아직 조성 중으로 묘소와 제대, 십자가, 비석 정도만이 있을 뿐이지만 순교자의 굳은 믿음만큼은 확연하게 전해졌다.

■ 역사를 만나다

진주의 성지(聖地)라고 하면 어디를 들 수 있을까? 아마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남강 곁에 굳건히 서 있는 진주성을 떠올릴 것이다. 바깥쪽 성벽만도 4km에 달하는 진주성은 임진왜란에서 크게 활약한 무대다. 한산도대첩, 행주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불리는 진주대첩이 바로 이 진주성에서 일어났다. 김시민 장군을 비롯한 조선군은 그 수가 10배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을 물리치고 진주가 위치한 경상도를 비롯한 전라도를 지켜냈다. 왜군의 2차 침공에서는 마지막까지 항전해 비록 패했지만, 왜군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또 이때 논개가 왜장을 유인해 남강에 함께 빠지기도 했다. 진주성 내성과 국립진주박물관은 각각 오후 6시30분, 6시까지 개장하지만 외성은 해가 져도 입장이 가능하다. 야간에는 성과 성벽, 절벽 등에 조명을 비춰 남강 건너편에서 보면 빛과 물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촉석루와 남강.
진주성문.

■ 자연을 만나다

진주역에서 버스를 타고 약 30분 서쪽을 향해 달리면 아름다운 호수가 하나 나온다. 바로 남강댐에 의해 생긴 인공호수, 진양호다. 맑은 물로 진주시 일대의 상수도·관개용수·공업용수로 이용되는 진양호는 빼어난 경관으로 빼놓을 수 없는 진주시의 관광명소다. 동물원, 놀이공원, 물홍보전시관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서쪽으로 펼쳐진 호수 위로 펼쳐지는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남강과 진양호에서 물을 만났다면 진주시에는 향긋한 풀 내음과 울창한 나무들을 만날 수 있는 곳도 있다. 경상남도수목원이 그곳이다. 반성역에서 30분, 진주수목원역에서 10분가량 걸으면 찾을 수 있는 경상남도수목원에서는 우리나라 남부지역의 수목을 비롯해 국내·외 식물 260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58㎢에 이르는 넓은 면적에 전문수목원, 화목원,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등 수목의 종류별로 다양한 공원을 조성하고 있어 마음껏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돌아볼 수도 있고 가벼운 1시간 코스에서 수목원 전체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4시간 코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코스를 따라 관람할 수도 있다.

경상남도수목원.

☞ 추천경로

1일째

진주역 -< 72번 버스(롯데시네마 정류장 하차, 약 20분 소요) >- 진주성 –< 26번 버스(진양호 종점 하차, 약 30분 소요) >- 진양호공원(석양) - 남강(진주성 야경)

2일째

진주역 -< 기차(남문산역 하차, 약 15분 소요) >- 문산성당 –< 17-5번 버스(사봉삼거리 정류장 하차) >- 정찬문순교성지 -< 17-5번 버스(반성터미널 정류장 하차 약 5분 소요), 002번 버스 환승(반성수목원 정류장 하차 약 10분 소요) >- 경상남도수목원

<이승훈 기자>

◆ 영월여행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는 영월은 즐길 거리와 볼거리로 가득하다. 한반도 지형과 선돌 같은 빼어난 절경이 있는가 하면 수량이 풍부한 동강에서 래프팅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단종의 유적지를 돌아보며 역사탐방도 즐길 수 있어 여행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영월역은 여행객들의 편의를 돕고자 영월군 곳곳에 흩어져 있는 관광명소를 빠르게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 버스 서비스를 지난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여름은 영월 시티투어 버스를 통해 영월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청량리역 오전 7시. 강원도 영월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기차에 몸을 실었다. 104년 만의 가뭄으로 갈라진 땅은 간밤에 내린 비로 겨우 목을 축였다. 그래서일까, 기차 차창을 때리는 빗줄기가 밉지 않다. KTX(고속철도)만큼 빠르지 않지만 구불구불 목적지를 향해 묵직하게 달리는 무궁화호 기차는 그 나름의 멋과 낭만이 있다.

9시 55분 영월역에 도착했다.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영월역 역사무실은 곧 출발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영월역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티투어 버스를 사전 예약한 여행객들은 역무원으로부터 목걸이로 된 이용권을 받아들고 대기 중인 45인승 대형버스에 올라탔다.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영월역은 전통의 미와 현대적 시설이 잘 조화돼 있다.
영월역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티투어버스를 사전 예약한 여행객들이 대기 중인 45인승 대형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이날 시티투어 버스 운행을 맡은 이용성(46)씨는 운전뿐만 아니라 여행가이드 역할까지 1인 2역을 맡았다.

“옆에 보이는 강이 바로 동강이에요. 수량이 풍부해서 래프팅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면 서럽지요. 요즘엔 가뭄 때문에 물이 말라 보트를 타고 다니는 게 아니라 들고 다닌다지요.”

이씨의 재치 있는 동강 설명에 버스 안 여기저기에서 웃음보가 터졌다. 이씨는 이날 이동하는 틈틈이 오랜 시간 영월이 품고 있는 사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청령포와 장릉을 지날 때는 조선시대 6대 임금 단종의 한과 아픔에 대해, 탄광문화촌에서는 한때 번성했던 탄광촌 이야기 등 이씨의 설명이 곁들여지자 평범했던 주변 풍경들이 하나 살아나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 동강 래프팅 체험

동강을 따라 조금 더 이동하다 보니 구명조끼와 안전모를 착용한 30여 명의 무리가 래프팅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동강 래프팅 체험은 두꺼비 바위, 어라연 등 천혜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인기상품이다. 영월군에서 운영 중인 래프팅 업체들은 래프팅 허용 안전 수심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각 보트에는 안내조교가 함께 탑승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래프팅은 보통 8~10명 정도가 한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춰 탑승하게 된다. 조교의 전진 구령에 맞춰 일제히 패들링(Paddling·노 젓기)을 하다 보면 동강이 자랑하는 완류와 급류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3시간 남짓 진행되는 래프팅을 정신없이 즐기다 보면 땀인지 물인지 모를 정도로 온몸이 흠뻑 젖어 더위는 잠시 잊게 된다. 올여름은 가뭄으로 동강의 수량이 줄어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최근에 내린 비로 동강 래프팅의 매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강 래프팅 체험은 두꺼비 바위, 어라연 등 천혜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인기상품이다.

■ 영월 관광 명소 탐방

영월역을 중심으로 고구마처럼 길게 뻗어 있는 영월은 어디를 가나 관광 명소일 정도로 볼거리 천지다.

시티투어 버스는 동강의 생태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월동강생태공원을 거쳐 장릉에 도착했다.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은 17세의 꽃다운 나이에 사약을 받고 죽임을 당해 이곳에 묻혔다. 여름비를 머금은 장릉은 단종의 슬픔을 간직한 듯 묘한 운치를 자아냈다. 장릉은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국가지정명승 제50호)와 더불어 대표적인 단종유적으로 꼽힌다.

장릉에서 차로 30분 정도 서쪽으로 이동하면 TV 예능프로그램에 소개 돼 화제가 된 한반도지형(국가지정명승 제75호)을 만날 수 있다. 한반도지형주차장에 조성된 서강길을 따라 1km 정도 걸으니 한반도를 축소시켜 놓은 듯한 신비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한반도지형을 보기 위해 영월을 찾았다는 대학생 허미경(22)씨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풍경조차 똑같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멋진 풍경을 만나게 돼 기분 최고”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쏙 빼 닮은 한반도 지형 앞에서 여행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티투어 버스 일정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영월종교미술박물관은 영월지역을 여행하는 천주교 신자라면 한번쯤 들러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조각가 최영철(바오로)씨가 사재를 털어 마련한 이곳은 가톨릭을 비롯해 불교와 힌두교 등의 조각작품, 성화 등 1,0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여행에서 빠져서는 안 될 먹거리도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즐길 수 있다. 점심 식사 시간에 맞춰 들르는 장릉 인근에서는 신선한 각종 나물과 된장을 넣어 입맛대로 비벼 먹는 보리밥이 일품이고, 투어 마지막 코스인 영월시외버스터미널 앞 서부시장에서는 시원한 올챙이국수와 메밀전병을 맛볼 수 있다.

☞ 추천경로 <시티투어 버스 일정>

10:05 시티투어 시작 → 10:10-10:50 청령포 → 11:10-11:40 한반도 지형 → 12:00-13:20 중식 및 장릉 → 13:40-14:20 탄광문화촌 → 15:00-16:00 별마로 천문대 → 16:30-16:50 선돌 → 17:00-17:20 재래시장 체험

<영월역 여행 문의>

영월역 033-374-7788

영월역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youngwol7788/9273

<조대형 기자>

이승훈 기자,조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