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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서울대교구 본당 사목 활성화 위한 설문조사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2-07-24 수정일 2012-07-24 발행일 2012-07-29 제 2806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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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교시킨 신자 없다’ 77% … 선교 무관심 심각
고연령·저학력·자발적 입교일수록 신앙 열심
관심 필요한 평신도 교육 부분에 ‘성경’ 지목
소공동체 참여 전혀 안함 45% … 대책 절실
서울대교구가 발표한 ‘본당 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는 ‘영성생활과 신앙공동체 생활, 소공동체, 종교 교육, 교회의 사회참여’ 등 4가지 영역에서의 세부적인 신자 설문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그 가운데 주요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 응답자의 사회 인구학적 배경

전체 조사대상자 1만 784명(교구 3개 지역의 각 지구장 본당과 비교적 미사참례율이 높은 본당과 낮은 본당 등 2개 본당, 총 9개 본당의 주일미사 참례자)은 남자가 33.2%, 여자가 66.8%로 나타났다. 2010년 서울대교구 교세 통계와 비교할 때 (남자 42.2%, 여자 57.8%) 남성 신자 비율이 -9%p 낮은 것으로 드러나 실제 남성 신자들이 주일미사 참례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응답자 중 50대 이상 신자 비율은 62.7%로 드러났는데, 이는 교구 교세 통계상 드러난 50대 이상 신자 비율 43%와 비교할 때 19.7%p 높은 비율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에서 -7.1%p, 30대에서 -11.4%p의 낮은 비율을 보여 20대, 30대 신자의 주일미사 불참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응답자의 62.9%는 ‘대졸 이상’ 학력을 나타내 ‘한국 천주교회 신자’(50.9%, 2010년 교세통계)보다 12%p 높게 나타났다.

입교동기는 ‘자발적’이라는 이유가 36.4%로 가장 높았고 가족의 권유는 31.1%였다. 가톨릭신문사에서 조사한 ‘가톨릭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2006년) 분석과 견주어 보면 자발적 입교는 7.4%p 높게 나타난다. 가장 도시화된 환경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가족의 결속력과 지배적 영향력이 낮은 데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응답자 배경을 통해 주일미사 참례율이 높은 본당과 낮은 본당간 차이를 살펴보면, 주일미사 참례율이 높은 본당은 연령대별 ‘60대 이상’이 비교 본당에 비해 11.7%p 높게 드러났다. 주일미사 참례율과 연령대와의 상관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주일미사 참례율이 낮은 본당은 학력별 ‘대졸 이상’이 69.8%로 비교 본당에 비해 31.9%p 높게 나타났다.

■ 영성생활과 신앙 공동체 생활

신앙생활 가운데서는 ‘묵주기도’(27%)와 ‘아침·저녁기도’(27%)가 ‘매일’의 신앙생활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다음이 ‘성경읽기/묵상’(11.1%), ‘가족기도’(7.4%), ‘미사참례’(7.3%), ‘성체조배’(2%) 순이었다. 7.4%가 가족기도를 ‘매일 한다’고 답했으며 고해성사는 ‘판공성사 때만 한다’는 비율이 66.9%로 가장 높았다.

대체적으로 연령대는 높을수록, 학력은 낮을수록, 신앙기간은 오래될수록, 또 자발적 입교일수록 신앙행위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업별로는 ‘은퇴 무직’이 많았다. ‘연령대에 따른 종교 의식과 신앙생활이 다른 변별적 요소보다도 깊이 신앙의식과 실천에 관련돼 있음’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미사 참례율이 높은 본당은 낮은 본당에 비해 영성생활 전반에서 ‘열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사참례 주 2회 이상’은 34.9%로 3.1%p 높았고 ‘성체조배 주 1회 이상’은 27.5%로 8.1%p나 높았다. 반면 ‘성경읽기/묵상 주1회 이상’은 35.4%를 보여 -0.4%p 낮았다.

선교 부분을 보면 ‘최근 3년 이내에 직접 선교하여 입교시킨 교우 수는 평균 0.5명’이었다. ‘없음’이라 답한 응답자는 77.4%에 달했다. ‘선교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타인에게 권유하는 성격이 아니어서’가 42.3%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28.8%를 차지했다. 신자들의 선교율은 미사참례율이 높은 본당이 비교 본당에 비해 1.3%p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앙의식’은 4점을 척도로 환산했을 때 하느님 존재와 영생(3.44점) > 하느님께 기도와 의탁(3.37점) > 하느님 의식(3.12점) > 가족의 종교 일치(3.09점) > 신앙 대화(2.68점)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의 종교일치’, ‘신앙대화’가 타자와의 관계 안에서 본인이 신앙 의지를 어떻게 드러내는가 하는 실천적 부분임을 감안할 때, 신앙을 삶 안에서 풀어내지 못하는 신자들의 현주소가 드러난다는 해석이다.

공동체 의식을 반영하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단체나 후원회 가입은 ‘신심 및 교회 활동단체’ 가입률이 38.8%로 가장 높았고, ‘사회복지단체 후원회’가 35.7%로 그 뒤를 이었다. 단체 후원회 가입 역시 미사 참례율이 높은 본당이 비교 본당에 비해 높은 참가율을 보였다.

‘본당 수도자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본당의 대소사를 보살피는 어머니 같은 존재’(40.2%)라는 답이 제일 많았고, ‘본당 발전을 위해 중점을 두어야 할 분야’로는 ‘신자들간의 보다 폭넓은 친교와 나눔’(30.5%)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 소공동체

소공동체 구역 반 모임 참여 정도는 45.2%의 응답자가 ‘전혀 안함’이라고 응답했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매우 적극적 14.9%, 약간 적극적 12.5%)고 답한 신자의 비율은 27.4%에 그쳤다. 조사대상자들이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비교적 열심한 신자들 임에도 ‘전혀 참여 안함’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수치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설문 조사 대상 9개 본당의 20세 이상 교적에 등재된 신자수가 4만 3807명임을 감안할 때 이번 설문에 응답한 신자는 1만 784명, 즉 24.6%로 계산된다. 이렇게 본다면 ‘소공동체 모임에 적극적인 신자’ 27.1%는 전체 신자 대비 6.7%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소공동체에 대한 인식 부분에서는 40.8%가 ‘본당의 모든 신자들이 참여하는 친교의 공동체’라는 응답을 보였다. 27.6%는 ‘구역 반모임 활성화 방안’으로 답했다. ‘신자들을 위한 새로운 신심운동’이라는 응답도 22.6%나 됐다. 소공동체 인식에 대한 신자들의 현실을 반영해 주는 부분이다.

소공동체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소공동체 모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40.8%)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초졸 이하 30.8%, 대학원 이상 44.8%) 응답 비율이 높았다. ‘연령 직업 취미 등 구성원 선호에 따른 모임으로의 전환’이라는 답도 20.5%를 보였다. 이 응답은 신앙 기간이 짧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초졸 이하 8.9%, 대학원이상 27.6%)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30대(38.6%)에서 높은 응답률이 나타났다.

■ 종교 교육

본당에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피정에 참석하고 있는 정도를 살펴보는 부분에서는 ‘열심히 참석한다’는 응답이 12.8%, ‘거의 못함’이 51.6%였다. ‘가끔 참석’은 35.6% 였다. 반수 이상이 본당 교육이나 피정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열심히 참석한다’는 응답의 경우 ‘가톨릭신자의 종교 의식과 신앙생활’ 결과와 비교하면 -13.4%p가 낮은 수치다. ‘거의 못함’은 10.2%p가 높다.

서울대교구 신자들이 한국 천주교회 전체 신자에 비해 교육이나 피정 참석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신도 교육 부분과 관련,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성경’(33.5%)으로 지목됐다. 그 뒤를 이어 ‘영성’(26.7%), ‘사회교리’(17.5%), ‘선교’(10.5%), ‘전례’(8.6%) 등이 꼽혔다.

‘성경’에 대한 답은 신앙기간이 짧을수록, ‘선교’는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사회교리’는 연령대가 낮고 신앙기간이 짧을수록, ‘영성’은 신앙 기간이 길고 교육 수준이 높을 수록 높은 응답비율을 보였다. 미사 참례율이 높은 본당은 낮은 본당에 비해 ‘선교’, ‘사회교리’가 높은 응답 수치를 드러냈다.

본당에서 신앙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자들의 모습. 서울대교구가 발표한 ‘본당 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신자들은 소공동체 활성화 방법으로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꼽았고, 평신도 교육 중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으로는 ‘성경’을 지목했다.

■ 교회의 사회 참여

‘교회의 사회 참여 활동’에 대한 ‘찬성’ 정도에서는 5점 만점으로 환산할 때 ‘생명운동’이 4.25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회 참여활동에 대한 ‘적극 찬성’ 응답은 연령대별로는 ‘30대’가, 신앙기간별로는 ‘1년 미만’과 ‘31년 이상’, 교육 수준별로는 ‘대학원 이상’, 직업별로는 ‘교육직’과 ‘학생’에서 높게 나타났다.

미사 참례율이 높은 본당은 비교 본당에 비해 ‘생태계(환경) 보존 운동’과 ‘노동자(빈민) 권익보호’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드러냈으며 미사 참례율이 낮은 본당은 ‘생명 운동’에서 비교 본당에 비해 큰 점수를 보였다.

‘교회 활동에 대한 인지도’에서는 ‘교회의 적극성’ 정도를 5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생명운동’이 3.66점으로 응답됐다. 교회의 사회 참여 활동에 대한 찬성 정도와 비교할 때 교회 활동이 미약한 것으로 인지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사회 참여에 매우 적극적이다’고 답한 계층은 연령대별로 ‘40대’이며 신앙기간별로는 ‘31년 이상’, 교육 수준별 ‘대학원이상’, 직업별로는 ‘공무원’과 ‘전문직’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미사 참례율이 낮은 본당이 비교 본당에 비해 제시된 항목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보였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