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등 돌린 채 그저 누워만 있는 아들, 그런 그를 말없이 바라보다 이내 눈물을 떨구는 어머니. 병실에서 만난 주성헌(23)씨와 어머니 박경선(50)씨 모습이다.
스물 세 살, 한창의 나이지만 주성헌씨에게는 그저 작은 침대가 세상의 전부다.
주씨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 박씨는 생계를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주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외할머니 손에 자라며 내성적인 성격이 점점 심해졌지만,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야 병원을 찾았다. 대인기피, 우울증 판정을 받고 1년간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주씨는 외부와 접촉을 단절한 채 온종일 집 안에서만 지냈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박씨는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박씨는 “어릴 때부터 사랑도 못 받고 외롭게 자란게 마음에 걸리지만, 그 당시는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설상가상 지난해 ‘횡문근융해증’에 의한 급성신부전으로 쓰러진 주씨는 급기야 걷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에 공급돼야 할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근육이 괴사돼 각종 독성물질이 혈류로 흘러 신장 기능을 마비시키는 질환이다. 주씨 경우 ‘괴사성 근막염’으로 인한 근육 손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이미 양쪽 엉덩이와 허벅지에 이르는 부위, 왼쪽 팔에 심한 욕창이 생겨 수술까지 받은 상태다.
아들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박씨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본인도 뇌하수체 호르몬 이상으로 계속 약을 복용하며 정기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백화점 청소일로 버는 100만 원 남짓한 월급으로는 늘어나는 병원비와 약값, 생활비를 도무지 감당할 수 없다. 그간 병원비 때문에 받은 대출금은 이자를 갚기에 급급하다.
더군다나 최근 주씨 증상이 심해져 간병인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박씨 형편에 도저히 간병인을 쓸 수 없어 청소일도 그만둘 지경이다.
“당장 성헌이를 돌볼 사람이 없는데 어쩌겠어요. 하는 수 없이 우선 3개월 동안 제가 옆에서 돌봐주고, 상황이 좀 나아지면 다시 일을 나가던가 해야죠.”
‘괴사성 근막염’에 의한 각종 증상과 대인기피, 우울증 등 정신장애로 인해 주성헌씨는 현재 일어설 수도 없고, 일어서려고 하지도 않는다. 쓰러져 있는 그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줄 작은 기적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침대에서 내려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일어서기 위한 희망의 불씨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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