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다한 노후 핵발전소 폐쇄 여부를 둘러싸고 핵발전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1982년 11월 발전을 시작해 2012년 11월에 30년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1호기는 조기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또한 대규모 방사능 누출과 냉각재 누출 등 크고 작은 사고만 50여 차례에 이른다. 30년 넘게 배출된 다량의 삼중수소가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끼친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핵발전소 운영책임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09년 12월 운전 기간을 10년 연장하는 계속 운전 신청을 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사를 진행해 왔다. 자연재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스트레스테스트에 대해 원안위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검증단은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민간검증단은 ‘극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로 인해 1월 15일 열린 원안위 전체회의에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음 달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예정이지만 또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안위가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은 월성1호기 폐쇄 여부가 향후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에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30년 내로 수명이 다하는 핵발전소는 모두 12기로, 월성1호기 수명이 연장되면 다른 발전소의 수명 연장 논의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교회는 창조질서 보전이라는 복음적 차원에서 핵문제에 접근해오고 있다. 핵발전은 사회적 약자, 저발전 지역,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의 희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불의한 구조, 곧 ‘죄의 구조’를 갖지 않고는 유지될 수 없다. 이런 까닭에 핵발전이 인류에게 지속가능하지 않은 삶의 모습이라고 본다. 안전한 폐로만이 최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