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통일운동 앞장 김영애 새 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5-08-18 수정일 2015-08-18 발행일 2015-08-23 제 2958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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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 실향민들 고향땅 꼭 밟게 해주겠습니다”
황해도서 피란온 부모 영향
교동도 중심 통일운동 전개
평화교육·포럼 꾸준히 개최
“통일은 힘으로 이룰 수 없어  상대 포용하는 용기 갖춰야”
김영애 대표가 지난달 강화도 삼성초교 학생들에게 통일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김영애 대표 제공
김영애(소화데레사·59) ‘새 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는 광복 70주년과 분단 70주년이 되는 올해 통일운동에 임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김 대표의 부모는 한국전쟁 전 38선 이남이던 황해도 연백군에서 온 실향민이다. 전쟁을 피해 서해 최북단 교동도로 ‘잠시’ 피란왔다가 종전과 함께 연백군이 휴전선 이북이 되면서 영영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지금도 교동도에 남아 있는 소수의 실향민들은 매해 명절이면 교동도 망향단에 올라 북녘땅을 바라보고 실향의 한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전쟁 중 교동도로 피란 온 연백군민 3만 명 중 대부분이 척박한 교동도를 떠나 강화나 김포로 이주했고, 제 부모님도 강화에 정착했죠. 통일이 되면 고향에 꼭 돌아가고 싶다는 부모님 말씀이 제가 통일운동을 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김 대표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 강화군 창후리와 교동도 사이를 흐르는 조강에서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를 열었다. 교동도에 얼마 남지 않은 실향민들이 고향땅에 한 번은 다녀올 수 있도록 돕겠다는 희망을 담은 행사였다.

2007년 11월에는 비영리 사단법인 ‘새 우리누리 평화운동’을 설립, 교동도를 중심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평화교육과 평화 체험학습, 시민단체를 위한 ‘평화의 섬 포럼’을 꾸준히 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통일운동에서 교동도가 갖는 상징성에 대해 “교동도로 피란 온 실향민 어르신들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분단의 애환과 실향민들 노고를 느낄 수 있다”며 “교동도를 감싸고 흐르는 한강하구(조강)는 정전협정 규정에 의해 서로 무력을 사용할 수 없는 평화수역으로 지정돼 실제 지난 60여 년간 군사 충돌이 없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동도를 방문한 타 지역 주민들은 북한 땅이 바라다 보이는 교동도가 평화의 섬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에 다들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누구 못지않게 민족화해에 대해 고민해온 그는 “통일은 군사력이나 자본력과 같은 힘의 논리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 만큼 상대방의 주장을 포용하는 용기와 자긍심을 갖춰야 한다”면서 “70년 동안 분단 요인을 외부에서만 찾았지만 먼저 우리 자신의 역량이 부족했음을 통렬히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7월 27일 교동도 12개 감리교회가 공동주관한 합동통일염원예배에서 통일강연을 맡아 받은 강사료를 8월 5~8일 평양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에게 북한을 위해 써달라며 기증하기도 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