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문희종 주교 첫 일정은 ‘세월호 가족 위로’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5-09-15 수정일 2015-09-15 발행일 2015-09-20 제 2962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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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합동분향소 찾아 미사
희생자 이름 호명하며 기도
9월 11일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가톨릭부스에서 문 주교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추모미사에서) 전에도 불러봤는데 오늘도 불러보겠습니다. 무고하고 안타깝게 희생당하신 분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9월 11일 오후 8시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천주교부스. 세월호 참사 추모미사를 주례하던 문희종 주교는 교구민이었던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 나갔다.

이날 미사는 10일 주교로 서품된 문 주교가 주교로서 신자들을 만나는 첫 공식일정이었다. 문 주교는 미사 전 합동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서 기도하고, 미사 후에는 미사에 참례한 유가족을 만났다.

세월호 참사 당시 복음화국장으로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나갔던 만큼 문 주교에게 세월호 참사는 잊지 못할 큰 사건이었다. 문 주교는 주교 임명 후 피정 중에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서품식 다음 날 합동분향소에서 미사를 하고자 생각해왔다.

문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는 그냥 비극으로 머물러서는 안 되고, 환부를 드러내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우리 신앙인만이라도 희생자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참사의 진실이 묻히지 않고 밝혀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주교는 매일 오후 8시 합동분향소에서 봉헌되는 추모미사를 찾는 발길이 줄어든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